작성일 : 2022.07.05 17:02 수정일 : 2022.07.05 17:06
작성자 : 권선미

<권선미 중앙일보 기자>
소소한 불편감이 알려주는 건강 신호
크게 아프건 아닌데 일상에서 소소하게 불편한 증상이 있다. 갑자기 땅이 솟아오르고 머리가 빙빙 돌면서 어지럽거나, 몸이 가렵거나, 대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한 느낌이 들 때다. 대개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 그냥 넘긴다. 사소해 보이는 이런 증상은 의외로 건강 이상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몸에 보내는 건강 위험 신호를 살펴봤다.
Check 1. 어지럼증
사물이나 공간이 빙빙 돌거나 중심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갑자기 심하게 어지럽다면 뇌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균형 감각을 잃는 어지럼증은 두통과 함께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다. 몸의 균형은 눈·귀·팔다리·뇌 등 다양한 신체 기관이 협동해야 유지된다. 어지럼증이 생겼다면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귀의 전정계나 뇌의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다. 특히 급성으로 나타나는 중추성 어지럼증의 10%는 뇌졸중의 전조증상이다. 어지럼증과 함께 한쪽 팔다리가 마비되듯 움직이기 힘들어지고, 말이 어눌해지면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막힌 뇌혈관을 제때 뚫지 않으면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극심한 어지럼증이 어느 순간 갑자기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 ▶어지러우면서 소리가 갑자기 들리지 않는 경우 ▶어지럼증이 심해 혼자 서 있거나 걷기 어려운 경우 등을 자주 경험한다면 뇌졸중, 뇌종양, 파킨슨병 등 뇌 질환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일반적인 어지럼증은 피곤하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거나 멀미 등 감각기관에 과도한 자극을 받으면 나타난다. 대개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사라진다. 만약 어지럼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원인을 밝히는 진단·검사 등으로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어지럼증의 지속시간, 동반 증상을 살피면 원인을 추측하기 좀 더 수월하다.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중추성 어지럼증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을 주로 호소한다.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기간도 길고, 구역·구토, 눈 떨림, 평형 이상 증상 등이 오래간다. 중추신경계 이상으로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나 말이 어눌해지는 언어장애 등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한다면 즉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Check 2. 가려움증
피부 가려움증도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 나이가 들어 피부가 건조해지거나 아토피피부염, 건선, 접촉성 피부염 등으로 피부에 문제가 생겨 가렵다면 피부 보습제를 바르고 치료를 하면 된다. 이런 문제가 아닌데도 온몸이 가렵다면 내분비 관련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갑상샘 질환이다. 갑상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항진돼 있으면 혈류랑이 늘면서 피부 표면 온도가 올라가고 가려움증에 대한 역치가 낮아지면서 쉽게 가려움증을 느낀다. 간혹 두드러기를 동반하기도 한다.
흔하지는 않지만 당뇨병도 전신 가려움증을 호소한다. 고혈당 자체가 전신 가려움증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다만 당뇨병으로 인해 2차적으로 동반한 당뇨병성 신경병증, 칸디다질염 등이 가려움증 유발한다. 대개 혈당조절이 잘 되면 증상이 완화된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만성콩팥병(신부전)도 의심할 수도 있다. 콩팥의 사구체 여과율이 떨어지면서 요독이 쌓여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식욕부진, 구역, 전신 피로 등을 동반한다. 혈액 투석을 받는 환자의 40~50%는 가려움증을 겪는다는 보고도 있다. 피부 병변이 없는데도 가렵다면 혈액검사 등으로 내과 질환이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Check 3. 잔변·잔뇨감
화장실을 시도 때도 없이 들락거리는 잔변·잔뇨감도 주의한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들 증상은 후폭풍이 무섭다. 작은 불씨처럼 소리 없이 세력을 넓혀가다 어느 순간 불길이 치솟으면서 치명적인 손상을 유발한다. 부끄럽다고 감출수록 증상이 악화해 고통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잔변감이 심한 변비는 대장이 보내는 위험 신호다. 변비로 딱딱하게 변한 변을 몸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강하게 힘을 주는 과정에서 항문 주위 혈관이 자극을 받아 치질이 생길 수 있다. 또 변이 나오는 과정에서 항문 점막이 찢어지기도 한다. 특히 대변이 배출되지 않고 계속 대장에 쌓이면 장 폐색으로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대변의 부피가 점점 커져 장이 늘어나는 거대 결장이나 늘어난 장벽이 얇아지다 찢어지는 장 천공, 뚫린 구멍으로 변이 장 밖으로 새어 나와 오염되는 복막염 등으로 악화한다. 신체 활동량이 적은 고령층은 잔변감이 점점 심해지는 변비를 무심히 넘기지 말아야 한다.
잔뇨감도 마찬가지다.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다면 점차 방광이 예민해지는 과민성 방광으로 변할 수 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찔끔 새는 배뇨 문제로 의기소침해진다. 질환 특성상 민감한 부분과 관련돼 있어 으레 나이가 들어 그러려니 하고 넘기기 쉽다. 결국 심리적 불안, 우울감을 유발해 신체적 불편함을 넘어 자아 존중감까지 떨어진다. 부정적 심리 변화에 취약해져 사소한 일에도 심하게 다투고 소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 남성의 경우에는 전립샘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전립샘이 비대하게 커지는 전립샘비대증으로 잔뇨감이 심해지고 방광이 예민해진다. 증상이 악화하기 전에 적극 대처하는 것이 좋다. 전립샘암이 발생해도 암이 요도를 압박해 잔뇨감을 느낀다.
Check 4. 관절 뻣뻣함
유독 특정 시간대만 특정 부위 관절이 뻣뻣한 증상도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다. 대개 아침에 일어난 직후 손가락·척추 등이 뻣뻣해 불편한 조조강직(朝早强直) 증상을 보인다. 조조강직은 1시간 가량 지나면 통증이 사라지는 게 특징이다. 이런 증상은 류머티즘 질환일 수 있다. 관절 안쪽에 위치한 활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관절이 닳아 없어지거나 뼈끼리 붙으면서 관절변형이 진행된다. 주로 손가락·발가락 등 작은 관절이 뻣뻣하다면 류머티즘 관절염을, 허리·골반 등 척추뼈가 뻐근하듯 아프다면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한다. 대부분 오랜 시간 조조강직을 겪는데도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병이 상당 부분 진행된 다음에 진단·치료를 시작한다.
기억해야 할 점은 관절은 한 번 변형이 일어나면 되돌릴 수 없다. 조조강직 증상이 있다면 류마티즘 질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질병 초기부터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일찍 진단·치료를 받으면 관절변형을 막아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류머티즘 질환은 관절 손상 속도가 빠르다. 손가락·발가락 등 작은 관절부터 시작해 손목·발목·어깨·무릎·고관절까지 확대된다. 아침에 일어나 일시적으로 관절이 뻣뻣하다면 류머티즘 내과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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