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1.12.28 18:20
‘농어업인 공익수당’ 조례 일방통행 논란
인천시, 강화군 72억 중 36억 부담 통보… 10개 군·구 중 최다
공익수당 책임 주체는 ‘인천시의회’와 ‘인천시’
피해자인 강화군 때리는 언론과 정치인 옳지 않아
최근 인천시와 각 군·구 간 ‘농어업인 공익수당’의 예산분담 비율을 놓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시가 ‘농어업인 공익수당’ 지급예산의 절반을 각 군·구에서 부담하도록 일방 통보하면서 다수 군·구에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시는 ‘인천시 농어민 공익수당 지원 조례’가 시행됨에 따라 내년부터 농어민 2만 7,465가구에 공익수당을 지급하기로 하고 164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그러면서 10개 군·구와 예산을 각각 절반씩 마련하는 것으로 기준을 정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공문을 최근 각 군·구로 보냈다.
이에 상당수 군·구는 난색을 보였고, 특히 인천에서 농어민이 1만 1,974가구(43.6%)로 가장 많은 강화군도 강력 반발했다.
강화지역 농어민에 지급할 공익수당은 총 72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강화군이 마련해야 할 금액은 36억 원으로 10개 군·구 중 압도적으로 금액이 크다.
강화군은 “해당 조례가 예산분담을 각 군·구와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시가 이를 따르지 않고 일방적으로 예산분담 비율을 정했다”며 예산편성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30일 제정된 「인천광역시 농어업인 공익수당 지급 조례」 제15조에 따르면 “시장은 농어업인 공익수당제의 원활한 시행을 위하여 예산분담 등을 군수·구청장과 협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는 이 조례 입법을 앞둔 지난 8∼9월 10개 군·구로부터 1차례 의견을 취합하고 일부 군·구와는 접촉도 했으나 공익수당 예산분담 비율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인천시 농어민 공익수당 지원 조례’는 충분한 협의 과정 없이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부분은 조례 제정 전인 9월 6일 진행된 인천광역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인천광역시 농어업인 공익수당 지급 조례안 심사보고’에서도 거론된다. 인천광역시의회 이동우 산업경제수석전문위원은 “집행부의 비용추계서에 따르면 매년 군·구비를 포함하여 165억 원 정도의 대규모 재정투입이 불가피한 만큼 군수·구청장과의 폭넓은 협의와 더불어 필요 예산을 확보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당 조례 시행을 위해서는 군수·구청장과의 폭넓은 협의가 매우 중요한 사항임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날 진행된 제273회 인천광역시의회(임시회) 산업경제위원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이 부분에 대한 더욱 폭넓은 지적이 여러 차례 재기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변주영 시 일자리경제본부장은 “각 군·구의 재정부담이 갑작스레 증가할 수 있는 만큼 협의·논의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 “농어민 수당의 필요성 등에 대한 사회적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채 (조례안이 상정된 상태라) 토론·간담회 등을 통한 숙성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여러 차례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인천시 농어민 공익수당 지원 조례’는 충분한 숙의기간을 갖지 않고, 2022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의결 처리됐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각 군·구가 떠안게 된 모양새다. 국·시비 보조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군·구 입장에서는 인천시의 요구사항을 언제까지고 외면하기 힘들다. 농어민 공익수당이 아니라도 걸려있는 사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농어민 공익수당은 강화군이 재정부담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받아들이며 끝이 날 확률이 크다.
문제는 일부 지역 언론과 정치인들의 행태다. 이번 ‘농어민 공익수당’ 문제는 인천시의회가 조례를 졸속으로 제정한 것이 발단이요, 조례상 예산을 편성하도록 되어 있는 인천시가 조례 졸속 제정도 막지 못하고, 아무런 협의 없이 그 부담만 각 군·구로 일방적으로 떠넘기면서 발생한 일이다.
결국 이번 일의 책임은 전적으로 인천시의원들과 인천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 정치인들은 인천시청까지 찾아가 농어업인 공익수당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인천시의원들과 인천시에는 예산요구를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오히려 총구를 강화군으로 돌려 책임을 전가시켰다. 그럴거면 인천시청을 왜 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일부 지역 언론은 ‘농어업인 공익수당’ 문제가 강화군 때문에 발생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강화군은 그저 피해자일 뿐이다. 지금은 완강하게 버티는 모양새지만 강화군이 최후의 승자가 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희박하다.
그렇다면 이런 사정을 뻔히 알고 있을 지역 언론으로서는 강화군의 입장을 좀 더 살펴봐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농어민 공익수당’은 한두 해 주고 마는 사업이 아니다. 한 번 시작하면 매년 36억 원이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사업이고, 이것은 지방 재정 자립도 11.57%를 기록하고 있는 강화군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이러한 부담은 결국 강화 발전의 발목을 잡고, 군민들을 위한 사업들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이런 중차대한 사항임에도 애꿎은 강화군 때리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일부 지역 언론과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돌아보며 깊이 반성하길 바란다.
조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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