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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건강보감] 혈압 오르면 심장 망가지고 치매 위험 높아집니다

작성일 : 2021.08.2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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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권선미 기자>

여성에게 더 치명적인 고혈압

 

고혈압은 몸 속에 숨은 시한폭탄입니다. 너도나도 걸리는 흔한 병이라 얕보면 곤란합니다.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혈압이 높은 상태로 5~10년 정도 지나면 혈관이 서서히 망가집니다. 심장·뇌 등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면서 치명적인 상황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50세를 넘긴 여성은 폐경으로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줄면서 혈관의 동맥혈관 탄력성이 떨어져 고혈압이 생기기 쉽습니다. 실제 여성의 고혈압 유병률은 폐경 전 12.4%에서 폐경 후 30.8%로 훌쩍 뛰어오릅니다. 게다가 여성은 남성보다 고혈압 합병증도 더 잘 발생합니다. 적극적으로 혈압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온몸으로 뻗은 혈관의 압력이 높은 상태인 고혈압은 그 자체로 건강에 위협적입니다. 증상이 없으니 별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면 위험합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체내에서 조금씩 조금씩 세력을 넓히다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전세계 사망 위험요인 1위로 고혈압을 지목할 정도입니다. 매연이나 음주·흡연·비만 등 보다 고혈압이 건강에 더 위협적이라는 의미입니다.

 

고혈압은 합병증이 무섭습니다. 한 번 발병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혈관질환인 심근경색·뇌졸중·신부전 등이 혈압이 높아 생깁니다. 혈관이 전신에 퍼진 만큼 혈관이 망가지면서 나타나는 합병증도 전신으로 퍼집니다.

 

특히 심장에 치명적입니다. 고혈압으로 심장이 더 강하게 힘을 줘야 혈액을 내보낼 수 있습니다. 이런 압력을 견디기 위해 심장벽이 두꺼워지면서 펌프 기능이 약해집니다. 어쩔 수 없이 심장이 무리하면서 과부하가 걸립니다.

 

덩달아 체내 노폐물을 거르는 콩팥의 여과 기능도 떨어집니다. 심장과 콩팥은 혈역학적으로 매우 긴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혈압이 높아 전신 혈액순환이 나빠지면서 건강관리가 힘들어집니다.

 

뇌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생긴 고혈압으로 뇌의 미세혈관 손상이 오랜 기간 지속하면서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된 뇌혈관 손상으로 기억하고 판단하는 뇌의 인지기능이 약해집니다.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40대 여성은 정상 혈압을 유지하는 동년배 여성보다 노년기 치매 위험이 무려 73%나 더 높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고혈압으로 눈의 망막 동맥이 좁아져 시력도 잃을 수 있습니다.

 

고혈압 예방·관리의 시작은 혈압 측정입니다. 혈압은 높아져도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심장이 수축·이완할 때 동맥 혈관의 압력이 140/90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합니다.

 

물론 한 번 측정했는데 이 기준보다 혈압이 높다고 고혈압으로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혈압은 변동성이 큰 생체 지표입니다. 아침에 측정했을 때와 저녁에 쟀을 때 수치가 다르고, 기분·자세·장소 등에 따라 하루에도 들쭉날쭉 변합니다. 대략 10~30Hg 정도는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간·장소를 바꿔 혈압을 여러 번 측정해 정확한 수치를 파악해야 합니다.

 

고혈압으로 이미 진단받았다면 집에서 매일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리적 안정감을 줘 진료실에서 혈압을 측정할 때보다 더 정확하게 혈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일 반복해 혈압을 측정하면서 상태가 나빠지는 것을 빠르게 포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뇌졸중이 생기는 가장 강력한 요소인 아침 고혈압을 발견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이외에도 약물치료나 생활습관 개선 등을 통해 혈압이 떨어지는 효과도 살필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혈압 측정은 적정 수준으로 혈압을 관리하는 데 긍정적입니다.

 

생활 습관 교정도 병행해야 합니다. 우선 저염식입니다. 소금 속 나트륨은 혈압을 높이는 원인입니다. 체내 수분을 혈관으로 끌어당겨 심장에 부담을 줍니다.

 

짭짤한 음식을 덜 먹으면 혈압도 떨어집니다. 고혈압 환자에게 4주간 염분 섭취를 하루 3g으로 제한했더니 12g의 염분을 먹은 사람보다 혈압이 16Hg나 떨어졌습니다.

 

운동도 실천합니다. 하루 30분씩 주 5일 운동하면 혈압이 5Hg가량 떨어집니다. 절주·금연도 실천합니다. 알코올·니코틴은 혈압을 높이면서 혈압약의 효과를 방해합니다. 혈관 탄력성도 떨어뜨리면서 심뇌혈관 질환 발병을 재촉합니다.

 

특히 알코올은 어떤 종류든 많이 마시면 혈압이 높아집니다. 담배는 피우는 순간 혈압이 치솟다가 서서히 떨어집니다. 급격한 혈압 변동으로 혈압 관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생활습관을 바꿔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적극 고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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