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1.08.23 11:56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시장·군수·교육감·지방의원 선거
주민 삶에 직접 영향 주는 중요 행사
교육감, 유치원과 초중고생 교육 책임
내 아이, 내 손주 미래 위해 투표해야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다시 ‘빅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6월 1일 실시되는 전국동시지방선거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광역 시·도지사), 기초단체장(시장, 군수, 구청장), 교육감(시·도), 광역의원, 기초의원을 동시에 뽑는다. 또한 정당투표를 통해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비례대표도 선출한다. 유권자 1명이 동시에 여섯 번을 투표해야 하니 보통 일이 아니다. 4년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유권자들은 복잡한 선거에 헷갈려 하고 투표율도 낮다. 지방선거가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나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보다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 못지않게 중요하다. 아니 실질적으론 더 중요하다.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교육감이 주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주민의 자식과 손자의 교육을 직접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을 둘러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강화군수는 강화군의 살림과 주민의 삶의 질을 책임지고, 강화군의원은 강화군의 행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니 인천시장이나 인천시의원보다 군수와 군의원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인천시장과 인천시의원은 인천 전체의 살림과 행정을, 지역구 국회의원은 자신이 맡은 넓은 범위의 지역구를 맡는다. 주민과 가장 지근거리에 있는 사람은 군수와 지방의원이라는 얘기다.
교육감은 ‘小통령’, 인사·재정 권한 막강
여기서 꼭 되새겨야 할 일이 있다. 바로 교육감 선거다. 강화군의 교육은 임기 4년의 인천시교육감이 관할하고 책임진다. 인천시교육감을 인천시 전체 유권자가 직접 6월 1일 투표로 뽑는 것이다. 인천시교육감은 인천시의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의 교육을 맡는다. 전국 17개 시·도의 모든 교육감을 주민 직선으로 모두 뽑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다. 미국은 13개 주(州)만 직선이고, 대부분은 주지사가 의회 동의로, 혹은 주 교육위원회가 임명한다. 영국은 지방의회 교육위원회가, 일본은 도·도·부·현(都·道·府·縣) 교육위원 중에서 임명한다. 그런 만큼 우리의 교육감 직선제는 자랑스러워야 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는 높아야 한다.
주민 직선으로 뽑는 교육감은 권한이 막강하다. 권한의 힘은 돈과 인사다. 전국 17개 시·도교육감이 집행할 수 있는 연간 예산은 60조 원이 넘는다. 중앙 정부와 광역 시·도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명목으로 각 시·도교육청에 예산을 내려준다. 내국세의 20.79%가 교육예산 재원이다.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순간에도 세금이 교육청 주머니로 들어간다. 출고가격이 2,000원인 맥주와 4,500원인 담배 한 갑을 살 때마다 각각 436원과 443원이 교육감이 쓸 수 있는 돈이 된다. 애연가와 애주가들은 교육청의 보이지 않는 후원자인 셈이다.
교육감의 인사권은 대통령 못지않다. 교육청 직원과 공립학교 교장과 교사 인사권을 주무른다. 17명의 교육감이 행사하는 인사권은 공립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원을 합쳐 40만 명 가까이 된다. 대통령이 직접 인사할 수 있는 행정부와 공공기관의 인사 규모는 7,000명 남짓이라니 얼마나 막강한가. 인사권과 함께 인허가권과 학습조정권도 갖는다. 유치원과 초·중·고, 특수학교 설립과 학군조정권은 교육감 고유권한이다. 코로나19 시대에 학생 등교와 재택수업, 평가방식도 교육감이 결정할 수 있다.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문제나, 교복과 두발, 휴대폰 허용 여부도 관여한다. 교육감을 ‘교육 소(小)통령’이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교육감 철학이 학생 실력에 큰 영향
이처럼 권한이 막강한 교육감이 어떤 교육행정을 펴느냐에 따라 학교는 달라진다. ‘공부를 멀리하는 학교와 공부를 가까이 하는 학교, 게으른 교사와 부지런한 교사’의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교육감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학교 환경, 교사의 마음가짐, 학생의 면학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이다. 그러니 교육감을 잘 뽑아야 한다. 인천시교육감은 강화군의 교육을 책임지는 것과 동시에 강화군 교육을 담당하는 강화교육지원청의 교육장도 임명한다. 얼마나 중요한가. 하지만 그간은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다 보니 출마 후보자가 누군지도 모르고 투표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더구나 교육감 선거가 정치투쟁의 장이 되면서 우리 교육은 양 날개를 잃은 느낌이다. 교육의 본질보다는 교육감 성향과 이념에 따라 정책이 오락가락하고, 인사가 왜곡되고, 학생 실력이 떨어진다. 가장 큰 문제는 보수와 진보의 균형감 상실이다. 4년 전인 2018년 지방선거 때는 전국 17개 시·도 중 14곳에서 진보 성향 교육감 후보가 당선됐다. 소위 친전교조로 불리는 진보 진영은 후보 단일화를, 보수 진영은 후보들이 서로 잘났다고 난립해 표를 분산시킨 결과다. 그 결과 진보 대 보수 교육감의 균형추가 14 대 3으로 진보 쪽으로 쏠렸다.
인천에서는 8년 간 진보교육감이 계속 당선됐다. 진보교육감이던 이청연 전 교육감은 뇌물과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이고 인쇄 메일 스크랩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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