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1.08.23 11:56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방송서 강화의 맛 7味 소개 인상적
향토 음식 관광자원화 노력 더 절실
교동·석모대교는 강화여행에 매력적
섬 난개발 과제, 인구유입 대책 필요
3월 초 모 방송에서 강화의 맛을 소개했다.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가 현지 맛집을 순례하며 소개하는 ‘토요일 밥이 좋아(토밥)’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노사연·현주엽·김종민·박명수 등이 주요 출연 인물이다. 이들이 직접 식당을 찾아가 먹어본 강화의 음식은 일곱 가지. 이른바 강화의 7미(味)였다. 약쑥한우, 꽃게탕, 황해도식 냉면, 젓국갈비, 숯불구이 바비큐 족발, 병어와 등갈비찜, 이북식 만둣국이다. 향토 음식만 맛깔나게 훑는다는 방송프로그램의 취지대로 강화의 대표적인 음식이 골고루 소개된 느낌을 받았다.
병어찜, 젓국갈비, 약쑥한우… 강화 7味 소개
출연진들이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먹는 장면을 보니, “한 번 가봐야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화의 구석구석을 잘 안다고 생각했었지만, 방송을 보다가 착각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저 음식점 가봤어?”라는 아내의 물음에 대답할 수 없었다. 물론 맛집이야 모를 수 있다. 하지만 “강화군이 저런 멋진 향토 음식을 잘 알리고 있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방송 출연 멤버들은 차량으로 함께 이동하며 교동도까지 찾아가 냉면을 먹어보고 감탄했다. 1박2일 간 강화 구석구석을 누빈 출연진들은 병어찜으로 강화 먹방여행의 대미를 장식했다. 단백하면서도 칼칼한 맛의 병어찜을 먹은 출연진들이 내뱉은 감탄사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강화 맛 기행을 결단하게 만들 법 했다.
방송을 본 지인이 전화를 걸어왔다. “방송에 나온 7미 음식점에 가보고 싶네. 강화도령이시니 안내해 주시게나.” 그 말을 듣고 고마움을 느꼈다. 외지인의 강화에 대한 관심의 표현 아닌가. 그분과 코로나19가 잠잠해지는 봄날, 강화 기행을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꼭 이 봄에는 코로나가 저 멀리고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편으론 강화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붕 없는 ‘역사박물관’으로 불리는 강화는 다양한 향토 음식과 함께 곳곳에 역사의 숨결이 살아 숨 쉬고 있는데 무감각하게 지내 왔던 터이다.
외지인, 특히 수도권 분들의 강화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고인돌, 고려궁지, 광성보, 덕진진, 초지진, 마니산, 전등사, 보문사, 해안가 돈대, 평화전망대 등 발길 닿는 곳이 곧 역사다. 국내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인 강화도는 뭍이 된지 오래다. 김포와 강화도를 잇는 연륙교가 세 개(옛 강화대교는 폐쇄)가 있어 강화는 섬이지만 섬이 아닌 것이다. 강화도에는 교동도, 석모도, 주문도, 볼음도 등 주민이 살고 있는 11개 섬과 18개 무인도가 있다. 이들 섬 중에 교동도와 석모도는 맏형 강화도에 다리로 연결되었으니 외지인들에게는 매력적인 먹방여행과 역사기행 코스가 되는 것이다.
교동·석모대교 활용한 관광테마 절실
배를 타고 가면 낭만이 더하겠지만 자동차로 바다를 가로지르는 것도 남다른 묘미다. 육지와 섬을 이어주는 연륙교(連陸橋)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뭍과 섬을 이어주는 다리를 연륙교, 섬과 섬을 이어주는 걸 연도교(連島橋)라고 한다. 하지만 대개는 둘을 구분하지 않고 연륙교라 부르는데 우리나라에는 50여 개가 있다. 강화의 교동대교와 석모대교는 강화 발전의 중요한 자산이다. 교동대교는 강화도 양사면과 서북단 섬 교동도를 잇는다. 2014년 7월 개통했는데 3.44km 길이의 왕복 2차선이다. 주민 3,000명이 사는 교동도는 민간인 출입통제 구역이라 해병대에 간단한 통행 신고서를 제출해야 건널 수 있다. 북한의 연백평야가 눈앞에 어른거릴 정도로 지척이다. 평일 교통량은 1,000대 정도인데 연휴에는 하루 평균 3,000대가 넘는다.
석모대교는 2017년 6월 28일 개통했다. 강화군 내가면 외포리와 보문사로 유명한 석모도를 이어주는 1.54km 길이의 왕복 2차선이다. 해병대 검문도 없어 자동차로 1분 30초 만에 바다를 건널 수 있어 매력적이다. 주말에는 하루 1만5,000대 이상이 넘나드는데 행락철에는 다리 주변 교통이 혼잡할 정도다. 주민 수는 2,200명인데 외지인도 속속 들어오고 있다. 그런데 다리가 들어선 뒤로 ‘은둔의 섬’은 ‘개발의 섬’이 되고 말았다. 여기저기 주택, 펜션, 음식점, 카페가 들어서 아늑함을 앗아가고 있다.
주말을 이용해 석모도와 교동도를 기행했다. 자주 가보았지만 감회가 새로웠다. 교동도의 상징인 대룡(大龍)시장은 시끌벅적했다. 코로나를 피해 심신을 달래고자 온 외지인들이었다. 대룡시장은 황해도 연백에서 피란 온 실향민들이 고향을 그리며 만든 골목시장인데 마치 1970년대 영화세트장 같다. 다방, 약국, 이발소, 찐빵집, 시계방, 신발가게가 옛 모습 그대로다. 동산약방에서 만났던 구순의 약사는 “50년 이상 약국을 했는데 다리가 들어선 이후 손님이 없다”며 옛 시절을 그리워한다. 반면 교동다방 여주인은 인쇄 메일 스크랩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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