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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건강보감] 오늘 아침 소변 색 어땠나요? 검붉고 거품 심하다면 이 병 의심하세요

작성일 : 2021.08.2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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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권선미 기자>

콩팥 건강 지키기

 

주먹만한 두 개의 콩팥(신장)은 우리 몸을 지키는 생명 필터다. 요즘엔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으로 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이 늘고 있다. 콩팥이 망가지면 쓰레기가 가득한 집처럼 체내 노폐물이 쌓여 오염된다. 피로감이 심해지고 소변을 배출하지 못해 온몸이 퉁퉁 붓는다. 결국엔 인공적으로 노폐물을 걸러주는 투석 치료로 콩팥의 여과 기능을 대체해야 한다. 콩팥은 한 번 망가지면 비가역적 손상으로 되살리기 어렵다. 콩팥이 보내는 위험신호와 대응법을 살펴봤다.

 

혈뇨·거품뇨는 콩팥 이상 신호

 

노란빛 소변은 집에서 간편하게 콩팥 상태를 가늠하는 중요한 단서다. 소변의 색이나 혼탁도 등을 관찰하라고 권하는 배경이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소변은 맥주를 물에 탄 것처럼 맑고 투명하면서 약간 노란 빛을 띤다. 소변의 색은 몸 속 수분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물을 많이 마시면 색이 옅어지고 땀을 많이 흘리거나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소변이 농축돼 노란빛이 짙어진다. 이 정도 변화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건강에도 문제없다.

 

만일 소변의 색이 평소와 확연히 다르다면 긴장한다. 콩팥 사구체는 거름망이 있는 깔때기와 비슷하다. 크레아틴·요산 같은 노폐물은 걸러내 몸 밖으로 배출하고 혈액·단백질 등은 다시 몸 속으로 흡수한다. 그런데 콩팥 사구체에 손상이 생기면 색·성상·혼탁도 등 물리적 상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혈뇨다. 콩팥의 사구체요관방광요도를 거치는 과정에서 소변에 혈액이 섞여 색이 검붉게 변한다. 김빠진 콜라처럼 흑갈색이나 커피색인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색이 붉을수록 바깥쪽인 방광·요도 이상을, 흑갈색·커피색 등으로 어두울수록 더 내부에 위치한 콩팥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본다.

 

비누를 풀어놓은 듯 거품이 심한 거품뇨도 콩팥 이상을 알리는 신호다. 콩팥에서 걸러져야 할 단백질이 몸 밖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소변으로 단백질이 나왔다는 것은 혈관 내피가 손상됐다는 의미다. 혈뇨·거품뇨가 반복적으로 관찰되면 콩팥 기능을 점검한다.

 

냄새도 중요하다. 이제 막 배출된 소변은 별다른 냄새가 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세균이 소변을 분해하면 특유의 썩은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 소변을 보자마자 악취가 심하다면 방광에 염증이 심하다는 의미다. 은은한 과일향도 경계해야 한다. 당뇨병으로 인해 몸이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면서 향긋한 냄새가 만들어진다.

 

소변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고 싶다면 약국에서 판매하는 소변검사 키트를 활용한다. 소변 컵에 검사지를 충분히 적신 후 밝은 곳에서 색 변화를 살핀다. 다만 소변 검사의 결과를 해석하는데 신중해야 한다. 비정상적인 결과라도 특정 질병으로 확진하지는 못한다. 증상에 맞는 정밀 검사를 추가로 실시해야 한다.

 

고혈압·당뇨병 환자는 매년 정밀 소변검사 받아야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잘 조절되지 않을 때도 콩팥 건강이 악화하고 있다는 징후다. 약으로 잘 조절되던 혈압·혈당 수치가 별다른 원인 없이 나빠지는 식이다. 대한신장학회에서 투석 치료가 필요한 말기 콩팥병 환자의 원인 질병을 분석했더니 1위가 당뇨병, 2위가 고혈압이었다. 혈압·혈당이 높은 채로 지내면 콩팥을 구성하고 있는 혈관이 서서히 망가진다. 그만큼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도 커진다. 미세 단백뇨가 검출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1.84배 높다는 연구도 있다.

 

당연히 혈액 속 노폐물을 거르는 콩팥 사구체의 여과 효율도 떨어진다. 만성 콩팥병 고위험군인 고혈압·당뇨병 환자는 콩팥 손상 여부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정밀 소변 검사인 미세 단백뇨 검사를 매년 놓치지 말고 받아야 한다.

 

진통제를 먹고 소변의 양이 급격히 줄고 옆구리 통증이 생겼을 때도 주의한다. 진통제는 콩팥과 상극이다. 콩팥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 만성 콩팥병 환자가 갑작스럽게 상태가 나빠졌을 때 이부프로펜·나프록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콩팥 손상이 없는 20대도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복용했다가 콩팥 기능이 떨어졌다는 연구도 있다. 콩팥의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콕스라는 효소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가 억제해서다. 콩팥의 혈류를 방해해 노폐물 여과·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콩팥 독성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콩팥 기능을 챙기면서 안전하게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는 기간은 5일 이내다.

 

암 환자도 콩팥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 치료를 위해 콩팥 독성이 있는 항암제를 쓰거나 암이 다른 부위로 퍼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조영제를 사용하는 CT·MRI 등을 반복해 촬영하다 콩팥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 조영제는 콩팥에 직간접적으로 부담을 준다. 암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투석 치료가 필요한 말기 콩팥병 위험이 2.3배 높다는 연구도 있다. 콩팥 기능이 약하다면 가능한 초음파 등 조영제를 안 쓰는 검사를 우선 고려한다.

 

비만은 그 자체로 콩팥병 위험인자다. 비만으로 늘어난 지방이 콩팥을 압박해 사구체 여과율이 떨어진다. 세계신장학회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비만은 만성 콩팥병 발생 위험을 36%나 높였다. 이를 확인한 국내 연구도 있다. 세브란스병원 유태현 교수 연구팀은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비만도에 따라 국내 만성 콩팥병 환자 유병률을 추적·분석했다. 그 결과, 비만일수록 만성 콩팥병 발생 위험이 높았다. 체질량 지수가 22.9 이하인 일반 체중군은 만성 콩팥병 유병률이 6.7%였지만 체질량 지수가 35 이상인 고도 비만군은 유병률이 25.2%로 네 배나 높았다.

 

고단백 식단도 콩팥엔 독이다. 소고기·돼지고기 같은 적색육은 콩팥의 혈류량을 늘려 사구체 압력을 높이면서 과 여과로 콩팥 손상을 유발한다. 결국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오는 단백뇨가 생기고 콩팥이 손상되면서 만성 콩팥병 위험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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