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1.08.23 11:56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긴긴 겨울 가고 봄이 오는 3월
봄은 설레고 희망이고 시작이다
물가는 뛰는데 소득은 홀쭉해져
서민은 꽃샘추위에 마음 더 추워
긴긴 겨울이 가고 있다. 겨울은 봄이 오는 걸 시샘한다. 봄이 오고 싶어 안달하자 겨울은 꽃샘추위로 방해한다. 그래도 봄은 온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이 기지개를 켠다. 춘삼월, 봄의 기운이 온 대지에서 꿈틀댄다. 봄은 발랄하다. 봄은 부지런하다. 봄은 희망이다. 봄의 시작은 3월이다. 시인 나태주는 3월을 이렇게 읊었다.
어차피 어차피 / 3월은 오는구나 / 오고야 마는구나 / 2월을 이기고 /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 / 돌아와 우리 앞에 / 풀잎과 꽃잎의 비단 방석을 까는구나 / 새들은 우리더러 / 무슨 소리든 내보라 내보라고 / 조르는구나 / 아 젊은 아이들은 / 다시 한번 새 옷을 갈아입고 / 새 가방을 들고 새 배지를 달고 / 우리 앞을 물결쳐 / 스쳐 가겠지 / 그러나 3월에도 /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 쓸쓸한 사람은 쓸쓸하겠지
반가운 봄인데 정치권은 여전히 겨울
봄은 새 출발이다. 어색하게 가방을 멘 초등학생 새내기는 우리 미래의 출발이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신입생은 우리 미래의 기둥이다. 직장의 초년병이 된 젊은이들은 겨울 동안 조직 분위기와 업무 감(感)을 익히고 힘차게 3월을 맞이한다. 사회 조직의 일원이 된 젊은이들은 우리 경제의 엔진이자, 우리 사회의 동맥이다. 엔진의 힘이 세질수록 우리 사회는 힘차게 돌아간다. 봄은 그래서 설렌다. 봄은 그래서 반갑다. 반가운 봄꽃이 곧 필 게다.
봄이 오는데 국민의 마음은 아직도 겨울이다. 정치권이 문제다. 3월 9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여전히 동토(凍土)에 있다. 국민에게 화합의 메시지를 주고,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더 나은 삶을 약속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한다. 갈등과 충돌, 네거티브와 혹세무민(惑世誣民), 분열과 갈라치기가 난무한다. 민심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기도 한다는 걸 권력 탐(貪)에 모른 척하는 걸까. 아예 모르는 걸까. 국민은 정치권 속내를 안다. 국민은 위대하다.
코로나19로 일상은 얼어붙었다. 마음 놓고 갈 곳이 없다. 그리운 사람을 만나기도 어렵다. 봄이 와도 국민의 봄은 겨울에 갇혀 있다. 국민 마음을 더 춥게 하는 건 주머니 사정이다. 수입이 줄어 주머니는 가벼운데 물가는 혼자 뜀박질한다. 주부의 장바구니는 홀쭉하다. 홀쭉해진 장바구니는 식탁에 영향을 준다. 직장인들은 “점심값이 무섭다”고 한다. 팬데믹 여파로 저녁 모임은 썰렁하다. 물가는 뛰고, 손님은 없고…. 자영업자의 마음은 겨울이다.
농산물값 올라도 농민 주머니는 ‘홀쭉’
물가는 질주한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넉 달 연속 3%대의 오름세 신기록이다. 소고기, 삼겹살·과일·배추·마늘·해산물·식용유·두부·간장·고추장·라면 등 오르지 않은 품목이 없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고추장 가격은 1㎏당 1만6993원으로 1년 전보다 44%나 급등했다. 라면값도 1년 전보다 9.9%가 뛰었고, 깐마늘 가격은 1㎏당 1만2043원으로 17.2% 올랐다. 소줏값도 올랐다. 하이트진로가 소주 출고가를 평균 7.9% 올렸으니 이제 소주 한 병에 5,000원, 맥주 한 병에 6,000원을 줘야 하는 시절이 온 것이다.
물가만 뛰는 게 아니다. 서비스 물가도 덩달아 뛴다. 배달비가 오르고, 아파트 관리비가 오르고, 대리운전비가 오르고, 주차비가 오르고, 세차비가 오르고, 학원비가 오르고…. “오르고 오르고~” 시대다.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봉투는 그대로이고, 그나마 그런 월급봉투마저 부러운 이들에게는 봄이 아니다. 물가 상승 원인은 국제원자재와 석유값 상승, 물류비와 인건비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라는 게 정부 분석이다.
물가 상승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도 올 1월 물가 상승률이 4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세계적으로 인플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원자재와 농산물값 급등, 국제 공급망 균열, 과잉 유동성 등 복합골절이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그런 악재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주면서 물가 상승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정부 분석과 전문가 분석이 다르지 않다. 농어민으로선 배추 인쇄 메일 스크랩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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