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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복의 우리말 산책] '한복'과 '한푸'의 차이

작성일 : 2021.09.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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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복 작가 / 국립국어원 표준어 심의위원>

 

한푸는 일자형으로 완전히 다른 옷

중국의 문화공정은 열등감에서 비롯

 

‘2022 베이징 올림픽개막식에서 중국은 우리의 한복을 마치 자기네 전통의상인 양 등장시켜 우리 국민의 분노를 자아냈다.

 

개막식에서 중국 내 소수 민족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 한복을 입은 여성이 함께 등장했다. 흰색 저고리와 분홍색 치마에 댕기머리까지 한 이 여성이 자신들의 소수 민족인 조선족을 대표한다는 형태를 취했다.

 

아울러 경기장 내 전광판에서는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김치를 담그고, 장구를 치며 상모를 돌리는 모습, 그리고 명절에 떡메치기와 윷놀이를 하고 모닥불을 피워놓고 강강술래를 하는 장면까지 내보내며 우리 전통문화를 깡그리 자신들의 문화인 양 소개했다.

 

동북공정이라는 역사 왜곡에 이어 뻔뻔하게 보여준 문화공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다른 염치라고는 일도 없으며 다른 나라와 공존·공영할 수 없는 존재임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조선족이 자기네 구성 민족 가운데 하나이므로 그들이 입는 옷이나 문화가 모두 중국 것이라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런 식이라면 인천 차이나타운에 살고 있는 중국인들이 먹고 입는 음식이나 복장 등 중국의 문화 역시 모두 한국의 문화가 되므로 이것은 어불성설이다.

 

한복(韓服)이 한푸(漢服)에서 유래했다는 논리를 펴기도 한다. 둘은 으로 한자가 다르지만 중국어 발음으로는 한푸로 같다. 하지만 한복과 한푸는 전혀 다른 복장이다.

 

한복은 우리나라 고유의 의복으로 수천 년의 전통을 이어온 것이다. 한푸는 중국 한족의 전통 복식을 가리키는 말이며, 최근에는 중국 전통 복식을 일컫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중국 전통의상으로는 치파오도 있으나 이는 만주족의 복장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한푸를 중국의 전통의상으로 여긴다.

 

한복과 한푸의 차이는 명확하다. 중국 사극에서 볼 수 있듯이 한푸는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상의와 하의가 일체형으로 돼 있다. 몸매를 드러내고 곡선을 강조하는 특징을 보인다.

 

반면 한복의 경우 남자, 여자 모두 상의와 하의가 분리돼 있다. 이는 적어도 고구려 시대부터 이어져 왔으며 역사서에는 고구려 여인은 바지를 즐겨 입었으며 말과 전투에 능했다는 표현도 나온다고 한다. 이렇게 상의와 하의가 분리된 것이 한복과 한푸의 가장 큰 차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요즘에도 명절이나 혼례·잔치 등 격식을 차리는 행사 때 행사 때 한복을 입는 것이 일반화돼 있고 명절이면 방송 출연자들도 한복을 입고 나오는 것이 관례로 이어져 왔다.

 

최근에는 고궁을 방문할 때 한복을 입는 것이 유행하고 있기도 하다. 외국인들도 한복을 입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에게 일상화되다시피 한 한복에 대해 아무 말 없던 중국이 근래 들어 한푸와 한복을 엮으면서 자기네 문화라고 억지를 부리는 건 아마도 한류의 영향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양심과 염치라고는 일도 없는 나라

국력 키워 저들의 침략 야욕 막아야

 

한복은 최근 한류의 영향을 타고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의 인기 연예인들이 한복을 입고 나와 공연하거나 평소에도 입고 다님으로써 전 세계에서 더욱 알려졌다.

 

특히 블랙핑크와 BTS가 무대 의상으로 한복을 입고 나와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우리 전통의상의 맵시를 세계에 더욱 각인시켰다. BTS는 무대에서뿐 아니라 공항에서도 한복을 입고 나타남으로써 더욱 관심을 받은 적이 있다. 최근 태국에서는 팬들이 한복이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돌을 뽑았는데 BTS 정국이 1위로 선정됐다고 한다.

 

참고로 이들이 입은 한복은 전통의 멋을 살리면서도 조금 편리하게 디자인한 것들이다. 이처럼 현대적으로 해석해 디자인한 한복을 개량한복이라 부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개량한복이란 이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전을 보면 개량은 나쁜 점을 보완해 더 좋게 고치는 것이라고 나와 있다. 그렇다면 개량한복은 전통한복이 나쁜 옷이기에 그것을 고쳐 입는 것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들어진 한복을 개량한복이라 부르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개량한복과 함께 쓰이고 있는 이름으로는 생활한복이 있다. 이 용어는 사전에도 나오는 것이다. 현대인의 생활에 맞게 활동성을 강조하면서도 아름답게 만든 한복이라 풀이돼 있다. 전통한복은 입기 불편하고 비싸다는 등의 단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므로 일상생활에서 편리하게 입을 수 있게 만든 한복이라는 점에서 생활한복이라는 이름이 괜찮아 보인다.

 

간편한복’ ‘개선한복’ ‘개조한복등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으나 생활한복이 사전에도 올라 있는 등 여러 면에서 공식적인 용어로 적합해 보인다.

 

어쨌거나 중국이 한복 등 한국의 문화를 자기들의 것이라 우기는 것은 열등감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있다. 중국이 자신들의 문화를 내세울 것이 없으니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우리 문화를 강탈하려 한다는 것이다.

 

역사 왜곡에 이어 문화공정을 벌이는 것은 중국이 계획적으로 우리나라를 침략하려는 의도에서 나오는 것이란 시각도 있다. 자기네 문화를 사용하는 변방이라는 인식을 심어 장기적으로 자국의 영토로 편입하는 야욕이 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문화공정을 극복하는 길은 우리 문화의 우수한 점을 세계에 더욱 알려 나가고 총체적인 국력을 키워 저들이 우리를 얕잡아 보거나 함부로 대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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