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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복의 우리말 산책] ‘신인상 부분’일까? ‘신인상 부문’일까?

작성일 : 2021.09.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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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복 작가 / 국립국어원 표준어 심의위원>

 

부분부문은 구분해야

부분은 전체의 작은 범위 또는 전체를 나눈 것

부문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나누어 놓은 갈래

 

연말이면 TV에서 각종 시상식을 한다. 코로나가 한창이지만 올 연말에도 가요대축제·가요대전·가요대제전 등 음악 관련 시상식이 있고, 연예대상·연기대상 등 연기 관련 시상식이 있다. 방송국마다 조금씩 이름을 달리하며 열리고 있다. 이러한 시상식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다. 대체로 신인상·공로상·최우수상·대상 등 여러 분야로 나눠 수상을 한다. 사회자가 분야별로 호명하면 수상자가 나와 트로피를 받고 소감을 한마디씩 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처럼 시상식을 할 때 만약 신인상이라면 신인상 부분이라 해야 할까, ‘신인상 부문이라 해야 할까? 시상식을 유심히 지켜보면 신인상 부분이라 발음하는 사회자가 적지 않다. 그렇다면 이는 맞는 말일까? 알고 있는 독자가 많겠지만 이는 맞는 표현이 아니다. ‘신인상 부분이 아니라 신인상 부문이라고 해야 한다. ‘부분부문은 다른 개념이다.

 

부분은 전체를 이루는 작은 범위 또는 전체를 몇 개로 나눈 것의 하나를 뜻한다. 사과를 세 쪽으로 자르면 나누어진 세 개가 각각 부분이 된다. 사과의 썩은 면적이 있다면 그것은 썩은 부분이다. “썩은 부분을 잘라내고 깎아라”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마지막 부분에 핵심이 담겨 있다등처럼 사용된다. ‘부분의 의미나 용법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문제는 부문이다.

 

부문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나누어 놓은 갈래를 뜻한다. 사회과학 부문, 자연과학 부문, 중공업 부문 등처럼 정해진 기준에 의해 인간이 분류해 놓은 것이다. 이와 같이 문화·예술·학술 등에서 분야를 나누어 놓은 것은 부문이라고 불러야 한다. 정부 부문, 공공 부문, 민간 부문, 해외 부문, 건설 부문, 섬유 부문, 화학 부문 등 일정한 기준에 의해 구분한 분야에는 모두 부문이 붙는다.

 

요즘 방송국에서 하고 있는 연말 시상식에서도 상을 주는 분야는 부문이다. ‘부분은 나올 일이 없다. 일반적으로 방송에서는 대본을 써 주는 작가가 있다. 이들을 방송작가라 부른다. 드라마작가, 시사교양프로그램 구성 작가 등 다양하다. 시상식 역시 이러한 작가가 있어 전체적인 진행과 사회자의 멘트를 미리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문화·예술·과학·학술 등 분야에선 모두 부문사용해야

연말 시상식에서 부문을 '부분'이라 하면 지적 수준 의심받는다

 

그렇다면 시상식에서 신인상 부문이라고 적힌 쪽지 또는 대본도 아마 작가들이 미리 적어 준 것으로 생각된다. 사회자가 이 쪽지나 대본을 보고 읽는데 신인상 부분이라고 했다면 두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작가가 부문이라 써 놓았는데도 사회자가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대충 부분으로 읽는 경우다. ‘부문의 개념이 없다면 눈으로 보고도 부분이라 하기 십상이다. 한 글자씩 또박또박 읽지 않는 이상 부문을 발음하기도 쉽지 않다.

 

또 한 가지 가능성은 작가가 처음부터 신인상 부분처럼 부분이라고 적어 놓은 경우다. 그러면 사회자는 당연히 그것을 따라 부분이라고 읽을 것이다. 어쨌든 두 경우 다 문제다.

 

부문부분이라고 적어 주었다면 그도 문제이고 부문부분이라고 읽었다면 그 역시 문제다. ‘부분부문을 따지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그러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그렇지가 않다.

 

부문부분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헷갈리는 단어 한 가지를 잘 모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부문은 인간의 지적 활동과 상당히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부문은 인간의 지적 활동으로 생긴 문화·예술·과학·학술 등의 분야에서 그 하위 단위를 여러 갈래로 나누어 놓은 것을 가리키는 낱말이다.

 

따라서 정규 교육을 어느 정도 받은 사람이라면 부문의 개념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다른 어떤 단어보다도 그의 지적 능력이나 교육 수준을 판가름할 수 있는 상징적인 어휘라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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