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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복의 우리말 산책] ‘님’자에 관한 불편한 진실

작성일 : 2021.09.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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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복 작가 / 국립국어원 표준어 심의위원>

 

높임을 뜻하는 자 남용하는 경향

객관적으로 언급할 때는 자 빼야

 

직장에서 상관인 김길동 선배를 부를 때 김 선배님이라고 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자를 빼고, 그냥 김 선배라고 하는 게 좋을까? 아마도 직장 문화에 따라 김 선배님또는 김 선배로 서로 호칭이 다르리라 생각한다.

 

언론사에서는 일반적으로 김 선배님이 아니라 그냥 김 선배라고 부른다. “김 선배, 출입처에 좀 다녀올게요하는 식이다. 차장·부장 직함을 가진 상사에게도 김 차장님’ ‘김 부장님이라 하지 않고 그냥 김 차장’ ‘김 부장이라 부른다. “김 차장, 10분 뒤에 기사 넘기겠습니다”, “김 부장, 이번에는 제가 직접 가 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식이다.

 

부장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장께서 이번에 저희 부서를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처럼 무엇을 여쭈어볼 때는 부장님은’ ‘사장님은이 아니라 부장께서는’ ‘사장께서는등처럼 존칭인 ‘-께서는을 붙여 얘기한다.

 

이처럼 자를 붙이지 않는 것에 대해 의아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실제로 필자가 다른 회사에 가서 김 차장 계세요라고 했다가 그의 부하직원으로부터 김 차장님이라 불러 주세요라는 질책을 들은 적도 있다.

 

선배님’ ‘차장님이라 하지 않는 이유는 선배차장자체가 호칭인 동시에 존칭이 포함돼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선배란 같은 분야에서 지위나 나이, 학식 등이 자기보다 많거나 앞선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자신의 출신 학교를 먼저 입학한 사람도 선배라 부른다. 그러다 보니 학교 선배, 동아리 선배, 직장 선배 등 다양하다. 나보다 앞선 이들을 선배라고 부르는 자체가 앞선 사람으로서 존중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김 선배,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표현해도 그를 존중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차장’ ‘부장은 직급(직책)이다. 직급을 이름 뒤에 붙이는 것도 그 자체가 호칭이자 존칭이 된다. “김 차장, 일찍 나오셨네요라고 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표현이다. 어떤 사람은 선배자체가 상대를 높여 이르는 말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상대를 높이고자 한다면 높임의 뜻을 더하는 자를 붙여 선배님과 같이 표현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호칭마다 꼬박꼬박 자를 붙일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언어의 가치는 간결성에 있다. 군더더기가 없는 표현이 더욱 가치가 있다. ‘자를 붙인다고 그를 진심으로 존중하는 것이 아니다. 선배님·차장님·부장님이라고 하는 식으로 자를 꼬박꼬박 붙이는 습성을 들이다 보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자를 남용하다 보면 제삼자에게 얘기할 때도 아무 생각 없이 자를 붙이게 된다.

 

새로 온 선배님이 잘해 주셔서 조금 덜 힘들다” “그 프로젝트는 직속 부장님이 아니라 실무 부장님의 지시를 받고 있어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말하는 경우는 직접 그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제삼자에게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히 자가 필요 없다. 자신이 그를 그렇게 부른다고 해서 남들도 그를 똑같이 부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편하게 다가온다.

 

새로 온 선배가 잘해 주어 조금 덜 힘들다” “그 프로젝트는 직속 부장이 아니라 실무 부장의 지시를 받고 있어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하는 것이 사적인 관계를 배제한 객관적인 표현이다. 존대 표현을 마구 사용하면 듣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말하는 사람이 그를 존경한다고 해서 듣는 사람이 똑같이 그를 존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극에서 장군, 죽여 주십시오라고 하는 것을 보았는데 이것은 아주 적절한 표현이다. “장군님, 죽여 주십시오라고 하면 장군님이 사족이 돼 맛이 나지 않는다. 이 역시 장군이라는 호칭 자체에 존경의 의미도 내포돼 있으므로 굳이 장군님이라고 부를 필요가 없다.

 

대통령님이라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자체가 호칭이자 존칭으로 볼 수 있는데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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