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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언론 사설] 공공의 이익과 개인의 재산권, 그리고 아름다운 양보

작성일 : 2021.11.2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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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 style="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4pt;">공공의 이익을 위한 개인의 재산권 제한은 수십 년간 반복되는 해묵은 갈등 중 하나이다. 공리주의에서 말하는 것처럼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익)’과 개인의 권리 중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확실하게 정의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개인의 재산권 제한의 한 형태인 토지수용의 근거는 헌법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1987년 전부개정 돼 이듬해 시행된 헌법 제233항은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토지수용이 가능한 세부적인 공익사업들은 1962년 제정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토지보상법)'을 근거로 한다. 토지보상법 4조에 따르면 국방·군사시설이나 철도, 항만을 비롯해 학교와 박물관 등의 사업에 있어 토지를 수용할 수 있다. 현존하는 도로나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SOC)은 거의 다 이 조항에 근거해 해당 지역에서 수용한 토지 위에 건설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토지수용제도가 사회간접자본(SOC) 개발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비용을 경감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편, 요즘은 토지수용 당사자인 개인들이 수용재결과 이의재결 그리고 행정소송 등을 진행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만큼 개인의 재산권에 대한 관심이 과거보다 높아진 것이다. 토지수용제도의 순기능과는 별개로 이러한 개인의 노력도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결국, 토지수용의 주체와 토지수용 당사자 모두 옳고, 그름의 잣대로 판단할 수는 없는 문제인 것이다.

 

최근에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화천대유이재명 게이트니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공공이란 탈을 쓰고 막대한 개발이익을 사유화하는 일부의 행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재산권을 기꺼이 양보한 많은 선량한 사람들에게 큰 상처가 되고 있다. 비록 극소수의 사례일지라도 이러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사하고, 확실한 방지책을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얼마 전 우리 강화에서는 일부 언론의 연출 기획보도로 인해 도로 개설을 위한 수용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최근 해당 도로 개설을 위해 집과 토지가 수용되는 한 주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해당 주민은 집과 토지가 수용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애정으로 가꿔 온 집이라 속상한 마음도 들고, 서글픈 마음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공익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기에 하루 동안 가족들과 상의하고, 고민한 끝에 어떠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고, 수용절차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식 또래의 공무원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식 생각도 나고, 나 하나의 이익을 위해 공익사업을 지연시키는 것보다 내가 조금 양보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했다, “원활한 공익사업의 진행을 위해 빠듯하긴 하지만 12월 중에는 이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요즘 같은 시기에 참으로 보기 힘든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수용을 멋진 새집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기회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더니 살 집을 구하는 것도, 새로 집을 짓는 것도 잘 풀리고 있다며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절로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공익을 위해 기꺼이 나의 이익을 양보하는 사람, 가진 것을 주변과 나눌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 이제는 점차 보기 힘들어지는 그들이 우리 곁에 있기에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

 

조홍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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