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1.08.23 11:56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인구 감소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고, 아이 울음소리보다 곡(哭) 소리가 많아진 데드크로스(Dead Cross) 현상이 발생한지도 오래다. 한 집에 대 여섯 명의 형제자매가 득실거리던 시절에는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산아제한 표어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이제는 “국가가 책임질 테니 마음껏 낳아라”고 독려해도, “아이 낳으면 대학 등록금을 대준다”고 해도 한 가정에 한 명도 낳지 않는 시대다.
1970년대 한 해 100만 명이 넘던 신생아는 2002년 50만 명으로 반 토막 났다. 이어 2017년에는 40만 명 선이 붕괴되더니 3년 만인 2020년에 30만 명 선이 무너져 27만 명대로 주저앉았다. 가임여성(15~49세)의 출산율은 2020년 0.84명으로 추락했다. 한 집에 한 명도 안 낳는다는 의미다. 그러니 강화군의 인구가 급감하는 것이 이상한 일도 아니다. 현재 강화군의 인구는 7만 명을 턱걸이 하려 발버둥 친다. 9월 말 현재 6만9302명이다(강화군 통계).
강화군 7만 명 붕괴, 인구소멸지역 89곳에 포함
강화군의 인구가 한 때 15만 명을 돌파했던 시절도 있었다. 6.25 전쟁 중이던 1951년, 황해도와 경기도 일원의 피난민들이 몰리면서 강화는 북적 거렸다. 어찌 보면 ‘강화 전성시대’였다. 그러나 현재는 7만 명 달성이 버거울 정도로 반토막 났다. 강화군 곳곳에 펜션이 즐비하고, 새 집이 계속 들어서고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인구가 늘지는 않는다. 서울과 인천에 살면서 집만 강화에 새로 짓고 거주지 주소를 옮기지 않는 이들도 상당한 것 같다.
그런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으니 인구는 답보상태다. 고령자가 많은 인구 구조상 어르신 사망자가 늘다보니 강화군도 ‘인구소멸’ 지역으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0월 강화군을 포함한 전국 시·군·구 89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해 고시한 것이다. 정부가 직접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연간 1조 원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국고보조사업 선정 시 가점을 줄 방침이다. 인구감소 지역에 집중적으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하여 ‘인구 소멸’ 위기 탈출을 돕자는 취지다.
인구감소 지역은 전남과 경북 두 지역이 각각 16곳씩 지정되는 등 지방이 대부분이다. 수도권에선 가평군과 연천군 등 경기 지역 2곳과 강화군, 옹진군 등 인천 지역 2곳이 인구감소 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번 지정은 연평균 인구증감률, 인구밀도, 청년순이동률(19~34세의 인구 대비 순이동자 수 비율), 주간인구, 고령화 비율, 유소년 비율, 조출생률(인구 대비 출생아 수), 재정자립도가 지표로 사용됐다. 특히 연평균 인구증감률은 5년간의 증감률뿐만 아니라 20년간의 인구증감률까지 반영됐다. 강화군의 인구감소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방소멸 대응기금 적극 유치해 활용해야
강화군은 정부의 인구감소지역 지원 계획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부족한 재원과 행정적 어려움을 중앙정부로부터 지원받을 기회이기도 한다. 행정안전부는 각 지자체가 인구 위기 탈출 계획과 맞춤형 정책을 수립해 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지자체들이 스스로 인구 감소 원인을 진단하고 각자 특성에 맞는 인구 활력 계획을 수립하면, 국고보조사업 등으로 재정적 지원을 하고 특례를 부여하며 제도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강화군도 이런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인구감소가 단순히 강화군은 65세 이상 고령화 비율(33%, 2만3,524명)이 높고, 20~39세(15%, 1만333명) 비율이 낮다는 데서만 찾아서는 안 된다. 인구 이동이 주로 강화군에서 거점도시(인천)로 가고, 또 거점도시에서 서울로 가는 구조인 점을 감안해 인구 유출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특히, 강화군의 신규 주택 허가 상황을 꼼꼼히 분석해 신규 유입과의 상관관계도 과학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인구 활력의 핵심은 청장년층이다.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정주하거나 강화 지역과 교류하면서 고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행정적인 지원책이 가장 중요하다. 마침 정부가 인구 활력 계획 수립을 위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30억 원을 인구 활력대책에 신규 반영했다니, 적극 활용해야 한다. 강화군청 주도로 자체적인 인구활력 계획을 새로 수립해 중앙정부의 컨설팅을 받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군수·군의원 출마 후보자 인구대책 청사진을
정부가 내년부터 인구감소지역에 지원하는 기금은 연간 1조 원이다. 이 기금으로 지자체들이 일자리 창출, 청년인구 유입, 생활인구 확대를 꾀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국고보조사업 대상 지자체 선정 시 인구감소지역에 대해서는 가점을 부여하고 사업량을 우선 할당한다니 적극적으로 유치 활동을 벌여야 한다.
물론 강화군은 지금도 군민 수 확대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신속하게 저출산·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저출산·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인구정책 지원 조례’도 제정했다. 전국 최고의 출산 장려금과 청년 일자리 마당, 키즈카페 같은 실질적인 생활지원 대책을 마련한 것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런 대책만으론 한계가 있다. 살고 싶고, 오고 싶은 강화로 만들지 않으면 결코 인구 7만, 10만 강화시대를 열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화군의 리더인 군수의 역할이 그 어는 때보다도 중요하다. 대통령도 못하는 저 출산 극복을 군수가 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담대한 리더십과 청사진이 필요하다. 더불어 강화군의회의 지원도 절실하다. 인구가 줄면 지방의회도 쪼그라든다. 군 의회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인구 확대 대책에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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