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1.08.23 13:42
따듯한 차 한 잔이 체온 보호하고 감기도 막아주네
- 몸에 약이 되는 차(茶) -
따뜻한 차(茶)가 간절해지는 계절이다. 찬 바람에 나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면 입술이 마르고 목이 칼칼해지면서 감기에 걸리기 쉽다. 몸속 깊은 곳부터 온기를 더해주는 차가 필요한 이유다. 한 모금씩 차를 음미하면서 느긋하게 사색을 즐기는 데도 제격이다. 차를 마시는 동안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고, 몸에 좋은 성분까지 동시에 챙길 수 있다. 마실수록 건강해지는 차의 효능을 소개한다.
향긋한 향과 매력적인 풍미가 어우러진 차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흔히 차라고 하면 녹차·홍차 등 잎차만 생각하기 쉽다. 잎차에는 카테킨·테아닌 등 항산화 효과가 지닌 성분이 가득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동호 교수 연구팀은 대장 용종을 모두 절제한 143명을 대상으로 차의 효과를 살펴봤다. 그 결과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큰 대장 선종 발병률이 녹차 추출물을 섭취한 그룹(72명)은 23%에 불과하지만, 차를 마시지 않은 그룹(71명)은 42%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차는 차나무에서 채취한 잎만으로 만들지 않는다. 예부터 우리 선조는 도라지·생강·황기·인삼·귤피(귤껍질)·국화 등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약초나 꽃잎·과일·허브 등도 물에 우려내 차로 마셨다. 오랜 시간 열을 가해 찌면서 약성을 극대화한 탕약과 달리 가볍게 우려내 색이 엷고 맛이 깔끔하다. 차는 식재료 고유의 유효 성분이 물에 녹아들어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다.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떨어질 때는 따뜻한 차만한 것이 없다.
매일 마시면 심신 안정에도 긍정적
차가 지닌 건강 효과는 세 가지다. 첫째, 온열 효과로 체온 유지에 도움을 준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를 한 모금 마시면 온몸에 따뜻한 온기가 돈다. 추위에 지친 몸을 간편하게 달래줄 수 있다. 체온은 신체 면역력과 직결된다. 체온이 떨어지면 감기 등 질병에 대항하는 능력이 약해지는 것이다. 체온이 1도 떨어지면 신진대사 효율이 약 12% 떨어진다는 보고도 있다.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야 기혈 순환이 원활해지고 세포 활동이 촉진돼 내 몸의 장기가 제 기능을 발휘한다. 한의학에서 특히 온기(溫氣)를 중요하게 여기는 배경이다.
둘째로 스트레스에 견디는 힘도 키워준다. 느긋하게 찻물이 우러나길 기다리면서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깐이나마 긴장·흥분한 감정을 가라앉히고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차 특유의 은은한 향이 퍼지면서 마음이 평온해지고, 정서적으로도 안정된다. 스트레스로 머리가 복잡할 때 마시는 차는 심신 안정에 도움을 준다.
노인전문요양보호 시설에 거주하는 노인 20명을 대상으로 규칙적으로 대추·감초·소맥(밀) 등으로 끓인 차를 매일 3회씩 한 달 동안 마시도록 했더니 심리 상태가 안정됐다는 연구도 있다.
차는 조용히 혼자 즐겨도 좋지만, 가족·지인과 담소를 나누면서 마시면 더 좋다. 현재의 솔직한 감정으로 지인과 대화하면 나도 모르게 마음에 쌓인 응어리가 풀어지면서 뇌가 편안한 상태로 인식한다. 속 깊은 대화를 이끄는 차의 힘이다. 이런 긍정적인 경험을 반복하면 뇌의 행복·긍정 신호망이 두터워져 스트레스에 강해진다.
셋째로 감기 증상을 완화하는데도 좋다. 차고 건조한 공기는 코·목·폐로 이어진 호흡기를 자극한다. 차에서 피어오르는 따뜻한 증기는 코를 데워준다. 또, 감기로 땀을 많이 흘려 부족한 체내 수분도 보충한다. 그뿐이 아니다. 생강·도라지·귤·유자 등 호흡기에 좋은 성분을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다. 알싸한 맛을 내는 생강에 풍부한 진저롤은 목 기관지 염증을 가라앉혀 기침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쌉싸름한 도라지의 플라티코딘D 성분은 가래를 묽게 만든다. 비타민C가 가득한 노란빛의 귤·유자는 천연 감기약이다.
요즘 제철인 국화꽃에는 플라보노이드·폴리페놀이 많다. 항산화 작용으로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황기의 아스트라갈로사이드 성분은 가려움증 등 피부 알레르기를 완화하는데 긍정적이다. 매일 차를 마시면서 건강관리도 할 수 있다.
티백은 따뜻한 물에 3분 정도 우리면 충분
차를 즐기는데 특별한 규칙은 없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우리면 그만이다. 일반적으로 차는 따뜻한 물에 우려 마신다. 찬물을 사용하면 건강에 유효한 성분이 덜 추출된다. 펄펄 끓는 물보다는 95~98도 정도로 살짝 식힌 물을 쓰면 금상첨화다. 차의 향·맛이 더욱 잘 우러난다.
기왕 차를 마신다면 찻잔은 따뜻하게 데워놓는 것이 좋다. 차가운 찻잔을 사용하면 찻물의 온도가 떨어져 미묘하게 맛이 달라진다. 티백을 잔에 담그고 마시는 것도 금물이다. 처음엔 밍밍하지만 점점 유효 성분이 물에 녹으면서 농도가 빠르게 짙어진다. 결국 점차 맛이 쓰고 떫어져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맛과 향으로 차를 음미하기 어렵다. 티백으로 된 차를 마신다면 3분 정도 우리면 충분하다.
시판 차가 아닌 직접 만든 차를 마신다면 사용하는 재료의 안전성과 최적의 배합 비율을 살펴야 한다. 일부 식품으로 허가받은 한약재는 농약이나 불순물 등이 남아 있을 확률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은 것을 쓰는 것이 좋다. 탕약과 차는 다르다. 진하게 우리면 몸에 좋을 거라는 생각에 약재를 많이 넣고 오래 끓여 마시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몸에 좋은 차를 마신다고 수분 보충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특히, 카페인을 함유한 일부 차는 물을 대신할 수 없다. 이러한 차는 수분 보충 없이 차만 마시면 이뇨 작용으로 인해 오히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에 하루 한 두잔 정도로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또, 한 종류만 먹기보다는 여러 종류의 차를 2~3개월마다 번갈아 가면서 마시는 것이 좋고, 잎차에는 카페인이 포함돼 숙면을 방해할 우려가 있으니 자기 전에는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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