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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복의 우리말 산책] 코로나가 퍼뜨린 외래어

작성일 : 2021.09.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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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복 작가 / 국립국어원 표준어 심의위원>

 

코로나는 바이러스와 함께 수많은 외래어 전파

정책 효과 높이려면 쉬운 우리말 사용이 바람직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를 퍼뜨린 것과 더불어 수많은 외래어를 전파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에는 들어보지 못한 전문용어나 외래어를 일반인도 자주 접하게 됐다. 코로나19는 그동안 세상에 없던 신조어를 만들어 내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해 '팬데믹'이란 말을 흔히 듣게 됐다. ‘팬데믹(pandemic)’은 현 상황처럼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뜻한다. 쉬운 우리말로 바꾸면 감염병 세계적 유행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처음에는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 없을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결국 뒤늦게 팬데믹을 선언함으로써 초기 대처에 문제를 드러내기도 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 속에서 우리나라의 대처 방식이 다른 나라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머리가 좋은 한국 사람답게 창의적인 방식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이는 원래 차에 탄 채로 커피나 음식 등을 사는 방식을 말한다. 한국 사람들은 이 방식을 코로나19 검사에 활용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이렇게 하면 검사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접촉으로 인한 감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전국에 이러한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를 설치해 초기 확산세를 잡는 데 크게 기여했다. 외래어인 '드라이브 스루''승차 진료소' '승차 검진' 등 우리말로 바꿔 부를 수 있다.

 

코로나19 시대를 헤쳐나가는 데 무엇보다 어려운 점은 사람 간의 접촉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이 듣게 되는 용어가 언택트(untact)’. ‘언택트 수업’ ‘언택트 서비스’ ‘언택트 마케팅’, 심지어 언택트 휴가등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언택트'는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적 의미를 더하는 (un-)’이 붙은 말이다. 국립국어원은 언택트를 대체할 우리말로 비대면이란 단어를 선정했다.

 

'언택트'와 함께 온택트(ontact)’란 말도 생겼다. 언택트(untact)에 온라인을 뜻하는 온(on)을 더한 것이다.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으로 하는 각종 활동을 의미한다. 최근 가수들의 온택트 콘서트나 정당의 온택트 전당대회가 있었다. '언택트'와 더불어 '온택트'는 우리만 쓰는 영어, 즉 콩글리시다. ‘온택트온라인 콘서트처럼 기존에 써 오던 온라인으로도 의미를 전달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코로나19가 쉽게 끝나지 않음으로써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코로나19와 더불어 살아가야 할 처지가 됐다. 이에 따라 나온 개념이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을 기대할 수 없음에 따라 치명률을 낮추는 새로운 방역체계 도입 등으로 코로나19와 공존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어원은 위드 코로나대체어로 '코로나 일상'을 선정한 바 있다.

 

'코로나19 일상'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영업 제한 등의 방역지침이 완화된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영국·이스라엘 등에서 이미 시험에 들어갔다. 우리나라도 국민의 70%가 접종을 완료하는 시점에 '위드 코로나', '코로나19 일상'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도 코로나19에 걸리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변이 바이러스에 백신이 제대로 효능을 발휘하지 못함으로써 생기는 현상이다. 이를 '돌파 감염'이라 부른다. 정해진 백신 접종 횟수를 마치고 항체 생성 기간이 지난 후에도 감염되는 경우로, 영어로는 '브레이크스루 인펙션(Breakthrough Infection)'이라 부르지만 길어서 그런지 다행히 '돌파 감염'이란 우리말이 자리를 잡았다.

 

'돌파 감염'에 대처하기 위해 소위 '부스터샷(booster shot)'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백신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접종 완료 뒤 추가 접종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등이 부스터샷을 추진하는 데 대해 전 세계적 백신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어원은 부스터샷을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추가접종을 선정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러한 우울증을 나타내는 신조어로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는 말이 생겼다. ‘코로나우울한을 뜻하는 영어 ‘blue’가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다. 국어원은 쉬운 우리말인 코로나 우울로 쓸 것을 권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를 넘어 '코로나 레드' '코로나 블랙'이란 말도 만들어졌다. 감염병 사태로 경제적 위기까지 닥치자 우울을 넘어 분노가 폭발한 상태를 '코로나 레드'라 부른다. 또한, 이를 넘어 좌절·절망·암담함까지 느끼는 것을 '코로나 블랙'이라고 한다.

 

다행히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가고 있음에 따라 코로나19의 종식에 대한 기대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그래서 코로나19 이후 달라지는 세상을 점치면서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라는 말이 등장했다. '이후'를 뜻하는 영어 포스트(post)와 코로나가 합쳐진 말이다. 코로나19는 비대면 문화 확산과 원격교육·재택근무 실시 등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왔는데 코로나19가 끝나면 이러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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