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1.09.13 18:07
<장지호 원격의료산업협의회 회장 / 닥터나우 이사>
국내 원격의료는 20년 전 처음 논의가 시작된 후, 2020년까지 ‘논의’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G7 국가는 모두 원격의료를 허용하고 있으며, OECD에 가입한 37개국 중 32개국에서 이미 원격의료가 시행되고 있다. 이처럼 원격의료 도입은 세계적인 추세다.
원격의료는 환자가 직접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IT기술을 접목하여 스마트폰 등의 기기로 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원격진료와 원격모니터링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현재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정부에서 한시적으로 허용한 ‘비대면 진료’도 원격의료 안에 포함되는 개념이다.
정부의 ‘한시적 허용’ 이후 규제 안에 꼭꼭 감춰있던 원격의료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월 24일부터 2021년 8월 1일까지 발생한 비대면 진료 건수는 무려 252만 건을 돌파하였다. 더욱 유의미한 것은 의료사고가 ‘0’건이라는 점이다. 비대면 진료의 안전성이 증명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원격의료는 도시에 있는 현대인들에게도 유용하게 쓰이기도 하지만 특수한 환경에 있는 환자에게 더욱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예컨대 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섬 지역 환자의 경우, 정해진 뱃시간에 배를 타 육지로 간 뒤, 다시 병원으로 이동해 한참을 기다린 후 약을 사서 다시 정해진 뱃시간에 배를 타고 돌아와야만 한다. 하지만 원격진료 앱(APP)을 사용하면 집에서 의사와 직접 비대면 진료를 하고, 택배로 처방약을 배송받을 수 있다. 또한,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도 처방약을 받기 위해서는 병원 방문이 필요하기에 비대면 진료가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원격으로는 미래먹거리 산업으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원격의료 시장은 지난 5년간 빠른 성장세를 보여왔으며,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그 성장세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원격의료 시장은 지난 2019년 416억 3,000만 달러(약 49조)에서 오는 2027년에는 3,967억 6,000만 달러(약 468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의료수준과 IT기술은 이미 세계 최정상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접목하는 원격의료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약진이 기대되고 있다.
물론, 원격의료가 국내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의료계, 의약계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 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약을 조제하는 의료진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더욱 안전하고 원활한 의료체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원격의료는 현재 한시적 허용을 통해 폭발적 수요와 효과성, 그리고 안정성까지 검증된 상태로 첫걸음을 떼게 되었다. 섬 지역 거주민, 중증장애인 등 이른바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도, 1분 진료를 위해 휴가를 따로 내야 하는 직장인도 원격의료를 통해서 그 비용과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제는 원격의료의 정식 도입에 대한 심도 깊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다양한 해외사례를 참고해서 우리나라 환경에 맞게 수정·보완한다면 세계적으로도 앞서가는 안전하고 편리한 원격의료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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