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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감] 소리 없이 뇌를 잠식하는 치매,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고 잠 잘 자면 달아납니다

작성일 : 2021.08.2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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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뇌를 잠식하는 치매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고 잠 잘 자면 달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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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권선미 기자>
 

치매는 고령층이 가장 피하고 싶은 질병이다. 암보다 더 두려워한다. 소리없이 뇌가 위축돼 인지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혀 끝에서 단어가 맴돌아 말이 어눌해지고, 상황을 이해·판단·기억하는 능력이 서서히 나빠진다. 더 진행하면 혼자 식사를 챙겨먹거나 옷을 갈아입고 산책하는 독립적인 일상이 힘들어져 늘 누군가 옆에서 돌봐줘야 한다. 피하고 싶은 치매를 막으려면 뇌 인지 기능이 약해지기 시작하는 경도 인지장애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고령화 사회에서 치매는 가장 피하고 싶은 병이다. 뇌를 잠식하는 치매는 늙을수록 발병 위험이 커진다. 인간의 뇌는 나이가 들면서 크기가 줄어든다. 뇌의 신경세포가 소멸하고 이를 연결하던 시냅스가 감소한다. 노년기의 뇌는 자기공명영상촬영(MRI)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뇌 위축이 진행된 상태다. 누구나 치매에 걸릴 수 있다.

 

현재 의학 수준으로는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하지 못한다. 뇌 인지 기능이 더 떨어지지 않도록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고, 문제적 증상을 관리하는 수준이다. 뇌 인지 기능을 최대한 오래 보존·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잃어버린 뇌 인지 기능 회복 뇌 인지기능 보완 남아있는 뇌 인지기능 보호 등의 방향으로 치료한다. 안타깝게도 치매로 망가진 뇌세포는 회복이 어렵다. 의료계에서 선제적 대응을 위해 경도 인지장애에 주목하는 이유다.

 

사실 경도 인지 장애는 뇌에서 보내는 경고다. 동년배와 비교해 뇌 인지 기능이 나빠지는 속도가 10배 이상 빠르다. 경도 인지 장애가 있는 만 65세 이상 고령층은 매년 10~15%가 치매로 진행한다. 아직까지는 독립적인 판단·생활이 가능하지만,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뇌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범위가 달라진다. 정상 노인의 매년 치매 진행비율이 1~2%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다. 일종의 치매 고위험군인 셈이다. 경도 인지장애를 가볍게 생각하면 어느 순간 치매로 발전해 삶이 파괴된다. 혼자 식사를 챙겨 먹거나 옷을 갈아입고 산책하는 소소한 일상이 힘들어 누군가 옆에서 돌봐줘야 한다. 가능한 뇌 인지 기능이 남아있을 때 지켜야 한다. 발견이 늦을수록 중증으로 진행하고, 간병 부담도 커진다.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관리도 철저해야 한다. 혈압·혈당이 높으면 혈관 곳곳을 떠돌아다니는 혈전(피떡)이 뇌혈관을 막으면서 뇌 인지 기능이 나빠진다. 갑작스럽게 계단식으로 뚝뚝 떨어진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치매로 진행한다. 대개 실행 기능이 떨어져 행동이 느려진다. 우울·불안 같은 심리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로 뇌 손상이 생기면서 치매 위험이 커지는 식이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성윤 교수 연구팀은 경도 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리검사에서 우울증을 앓고 있는 고령층은 그렇지 않은 고령층에 비해 시공간 지각 능력은 13.4%, 실행 능력은 26.4% 낮았다고 밝혔다.

 

치매는 치료는 어렵지만 예방은 가능하다. 기억력·인지력을 관장하는 뇌는 평소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노화속도가 달라진다. 전보다 뇌 인지기능이 떨어졌다면 당장 실천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우선 운동이다. 가장 강력한 치매 예방법이다. 5회씩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운동하면 치매 발생 위험이 40%나 감소한다. 가까운 거리는 걷는 것도 좋다. 하루 10분 걷던 사람의 운동 강도를 높여 40분 걷도록 했더니 1년 뒤 기억을 담당하는 뇌 속 해마의 부피가 2% 증가했다는 연구도 있다.

 

잠도 잘 자야 한다. 잠은 지친 뇌에 활기를 채워주는 행동이다. 잠을 설치면 치매 유발물질이 뇌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차곡차곡 쌓인다. 미국 워싱턴의대 연구진이 치매 증상이 없는 60세 이성 고령층 119명을 대상으로 수면 패턴을 분석했더니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사람의 뇌 속에는 이미 치매 유발 물질이 쌓여있었다.

 

무엇을 먹고 마시느냐도 뇌 노화와 중요한 관련이 있다. 매일 채소·과일·견과류 등을 챙겨먹고 오메가 3지방산이 풍부한 꽁치·고등어등 등푸른 생선을 일주일에 2번 이상 먹는다. 뇌를 공격하는 술은 삼간다.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 현상이 자주 경험하면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익숙하지 않으면서 즐거운 활동도 필요하다. 노년기에는 아무래도 젊었을 때보다 머리를 덜 쓴다. 느즈막히 일어나 식사를 하고 무료하게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면 뇌 자극이 줄어든다. 늘 다니던 길이 아닌 다른 골목길로 목적지를 간다던가, 지인과 만나 즐거웠던 옛 추억을 떠올리며 대화하면서 시간을 보내거나, 재미있다고 느끼는 취미활동을 하면서 잠자는 뇌세포를 깨워야 한다. 무언가를 하는 활동은 뇌세포 연결을 강화해 치매를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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