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1.08.23 11:56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정치인들은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고 발버둥친다. 유권자에게 기억에 남는 이미지를 심어줘 선거 때 선택받기 위해서다. 정치인은 자신의 부고(訃告) 기사만 빼고 언론에 자신에 대한 기사가 실리면 다 환영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미국 대통령이었던 에이브러햄 링컨은 촌스럽고 소박한 이미지의 상징이었다.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링컨만큼 ‘촌뜨기’ 이미지가 강했던 인물도 드물다. 링컨은 영리했다. 자신의 이미지를 선거에 이용했다. 턱수염을 기르고 긴 모자를 썼다. 그런 링컨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대중에게 어필했다. 링컨은 자신의 소박한 이미지를 사진에 담아 활용한 최초의 대통령이었다.
정치인들의 이미지는 곧 득표와 연결된다. 서민적 이미지, 귀족적 이미지, 부드러운 이미지, 강력한 이미지 등 정치인에 붙는 인상에 대한 평가는 제각각이다. 정치인의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신뢰다. 당장 당선되기 위해 쏟아내는 달콤한 말이 나중에는 허언(虛言)이 되기 일쑤다. 대통령 후보든, 국회의원 후보든, 자치단체장 후보든, 교육감 후보든, 지방의원 후보든 별반 다르지 않다.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심산으로 책임지지도 못할 공약을 쏟아낸다. 그런 공약(公約)에 유권자들은 ‘혹’해서 자신의 소중한 표를 던지기도 한다. 당선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언제 그랬냐는 듯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공약이 공약(空約)이 되는 이유다.
정치인의 공약은 신뢰의 척도, 허언 정치인은 추방해야
우리 국민은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의 공약을 접하게 된다. 정치인이 내뱉은 공약이 제대로 실행된다면 대한민국은 정말 좋은 나라, 행복한 나라, 이민 오고 싶은 나라가 되었을 것이다. 중앙 무대뿐만이 아니다. 지방 무대도 마찬가지다. 시장이든 군수든 자신의 공약에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다. 그게 유권자에 대한 예의이고 자신에 대한 최소한의 자존심이다. 허언으로 표를 얻었다면 그건 혹세무민(惑世誣民)을 한 매표행위다. 유권자들은 허언을 일삼는 정치인을 추방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유권자들이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는 쉽지가 않다. 현실 정치의 한계이자 선거의 함정이다.
요즘 중앙무대에선 각종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이 너도나도 공약을 남발한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내용도 적지 않다. 우선 여권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현실성을 의심케 하는 부동산 정책을 경쟁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낙연 후보는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서울공항을 이전해 인근 지역에 아파트 3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공항에 고품질의 아파트를 공급하면 강남-송파-판교의 업무 중심 벨트와 위례 신도시-성남-구도심 주거 벨트의 두 축이 연결된 인구 10만 명의 스마트 신도시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지사는 어떤가. 이 지사는 “만일 대통령이 되면 임기 내 공공주택으로 기본주택 100만 호를 포함해 주택 250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또 1호 청년공약으로 기본소득 공약 발표 시 언급한 청년기본소득을 연간 100만원 지급하고, 기본주택 100만 호 중 일부 청년에 우선 배정하겠다고도 했다. 여권의 유력 대선 후보 경쟁자인 두 사람의 이런 공약이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나. 서울공항은 북한 동향을 살피는 정찰기는 물론 전시엔 군수물자를 공급하는 중요한 요충지로써 군사전략적 기능이 큰 데 갑자기 대안도 없이 옮기겠단다. 주택 250만 호 공급 또한 지킬 수 있는 공약인가. 어이가 없고 답답하다. 국민을 만만하게 보는 허언이 아닌지 묻고 싶다.
여야 대권 주자들, “실행 가능성보다 당장 사탕발림에 골몰”
야권에선 아직 공식적인 대선 후보 경선이 진행되지 않아 굵직한 공약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부모에게 육아휴직 3년을 보장하고 아동수당 지급 연령을 현행 7세에서 18세까지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유 전 의원은 “세 가지 원칙 위에 저출산 대책을 추진하겠다. 출산과 육아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드리겠다”며 “엄마 아빠 모두에게 육아의 시간적 부담을 덜어드리겠다. 육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은 육아휴직 급여 인상, 임신·출산 비용 지원, 초등학교 돌봄 기능 강화, 사교육비 완화 등을 공약했다. 말만 그럴듯하지 구체성이 없다. 실현 가능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아직 이렇다 할 공약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최재형 전 원장은 “무너져 가는 대한민국을 지켜만 볼 수 없었다”며 “시장경제 원리에 반하고 이념을 앞세웠던 정책운용을 확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공정과 정의를 강조하고 있지만, 눈에 띄는 공약은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에 “후쿠시만 원전에서 방사능이 유출되지 않았다”와 같은 말실수나 방역수칙 위반 등으로 구설에 오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586 해체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자”며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본격행보에 나섰다. 야권 대선주자들의 공약도 곧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강화군 선거전도 물밑에서 시작, 후보자 공약 잘 살펴야
내년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화군에서도 곧 선거전이 시작될 것이다. 군수와 군 의원 선거에 출마하려는 선량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런 만큼 민선 7기 출범 3년을 맞아 강화군의 업적과 군수의 공약 이행율을 엄정하고 냉정하게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3년간 강화군의 인구는 532명 늘었다(68,753명→69,285명). 인구 급감시대에 군민이 줄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겨우 532명 증가한 것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반면 강화군 총 자산은 3년간 3,015억원(2조 1,490억원→2조4,505억원) 늘었고, 관광객 수는 600만명 인쇄 메일 스크랩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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