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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강화갯벌 세계자연유산등재, 주민생존권 보호가 먼저다

작성일 : 2021.08.0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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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제44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충남 서천갯벌과 전북 고창갯벌, 전남 신안갯벌, 보성-순천갯벌 등 한국의 갯벌(Korean Tidal Flat, Getbol)’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지난 5, 유네스코 심사 자문기구인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은 한국 정부가 신청한 갯벌들을 현장 실사한 후 반려의견을 냈다. 해당 지역이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중요 서식지로 인정되지만 인천 강화도 등 남한 북부의 갯벌들이 포함돼 있지 않고, 보호지 주변 완충구역이 충분하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2025년까지 인천의 강화와 영종, 송도, 경기 화성, 아산만 등 서북부 갯벌도 유산 구역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하고 이번 등재를 밀어붙였다.

 

이해당사자들과의 충분한 논의 없이 한국의 갯벌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조건부로 밀어붙인 문화재청의 일처리 과정은 자신들의 치적 쌓기를 위한 국가주의적 행태가 아니었는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낸다.

 

최근 인천 송도 갯벌(6·8공구 인근 2.5, 11공구 인근 3.61)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에 추가 등재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송도 주민들은 물론 인근의 배곧신도시 주민들까지 가세해 각종 민원과 청원 등을 통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 강화군에도 강화 갯벌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다. 일례로 지난 77일에는 강화지역 수산경영인 90여 명이 강화 길상면 초지리 황산도항어판장에 모여 강화 갯벌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대해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릴 정도로 문화유산이 많은 강화지역이 지금도 문화재 관련 규제를 많이 받고 있는데, 남단 갯벌을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 중첩규제로 경제적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화도와 영종, 송도의 갯벌은 이미 습지보전법에 따라 보전을 받고 있고,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더라도 기존 보호체계를 그대로 따른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 당사국이 해당 세계유산을 적정하게 보호·관리하고 있는지 세계유산위원회가 지속 검토하는데다 세계유산 지정 제도의 취지 자체가 소중한 유산을 국제사회가 함께 지키자는 것이기 때문에 등재 이후 해당 지역서 개발이 이뤄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실제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오는 2025년 제48차 위원회가 열릴 때까지 갯벌 유산구역 확대, 추가로 등재될 지역을 포함한 통합관리체계 구축, 유산 보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추가 개발 관리, 멸종위기 철새 보호를 위한 국제적 협력 강화 등을 이행하라고 우리 측에 권고했다.

 

이것은 결국 2025년까지 인천 갯벌(강화, 영종, 송도) 등을 추가적인 유산구역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등재가 취소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2007년 오만의 아라비안 오릭스 영양 보호구역2009년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이 세계유산에서 삭제된 바 있으며, 이번 제44차 위원회에서도 영국 리버풀 해양 무역도시가 세계유산에서 삭제됐다.

 

2009년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이 세계유산에서 삭제된 이유는 드레스덴 시내 교통 체증 해소를 위해 엘베강 남북을 연결하는 800m 길이의 4차선 다리를 건설했기 때문이다.

 

당시 독일 중앙정부는 다리 건설에 반대했으나 드레스덴 지방정부는 주민투표를 거쳐 다리를 건설을 추진했고, 드레스덴 엘베 계곡에 다리가 완공됐을 때 주민들은 대규모 축하 행사를 열었다. 결과적으로 세계유산은 취소됐지만 다리 건설로 오히려 주민들의 생활 만족도는 높아졌다.

 

한편, 항만도시인 영국의 리버풀은 18·19세기 국제 무역 중심지로서 역사적 중요성과 건축학적 아름다움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리버풀에서는 부둣가 축구장 건설과 수변 지역에 고층 빌딩을 짓는 재개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었고, 세계유산위원회는 '항만지구 내 세계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완충지대에 새 건물이 들어서자 경관이 악화 돼 이곳의 역사적 가치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고 판단해 세계유산 자격을 박탈했다.

 

새 건축물이 들어선다고 해서 과거 건축물이 사라지거나 가치가 없어지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네스코는 앞선 세계유산들의 취소를 통해 세계유산은 과거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 자신들의 기본적인 입장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로 인해 지금보다 추가되는 규제는 없다는 정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방증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정부는 세계유산 자격 박탈을 우려해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갯벌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개발이나 프로젝트 진행에 소극적·부정적일 수밖에 없고, 그런 개발과 프로젝트는 도로 및 다리 건설 등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것들이다.

 

따라서 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필연적으로 지역주민들의 재산권과 기회, 그리고 편의를 박탈하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계자연유산 등재, 근본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 어떤 정책도 국민의 생존권을 해쳐서는 안 된다. 세계자연유산등재가 문화재청의 치적쌓기용 전시행정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피해주민들에 대한 지원대책과 강화발전을 저해하는 중첩된 규제완화 방안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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