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1.08.23 11:54

중앙일보 권선미 기자
장마와 더불어 본격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다. 날이 더워지면서 상한 음식을 먹고 배탈을 앓는 식중독 위험이 커진다. 극심한 폭염에 하루종일 밭일에 집중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당뇨병·관절염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더 주의해야 한다. 무더위로 체력을 소모해 질병관리에 취약해진다. 혈압·혈당이 오르내리고, 무릎 통증이 심해지면서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기 쉽다. 회복하기 어려운 합병증을 얻기도 한다. 그래서 더운 여름을 잘 보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여름엔 목마르지 않아도 물을 습관처럼 마셔야 한다. 찌는 듯한 더위에도 어쩔 수 없이 밖에서 일해야 한다면 개인 물통을 챙겨들고 시원한 물을 수시로 마신다. 하루종일 쨍쨍 내리쬐는 뙤약볕에 논·밭이나 밀폐된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몸에는 부담이다. 폭염·더위에 오래 노출되면 체온이 오르면서 열 스트레스가 심해진다. 자연히 열을 발산하기 위해 심장이 빨리 뛰면서 말초혈관으로 혈액을 보내 땀을 흘리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심장이 더 빨리 더 많이 박동하면서 무리해 탈진한다. 땀까지 많이 흘리면서 탈수로 혈액이 끈적끈적해진다. 이런 이유로 여름엔 심근경색·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 미국심장학회의 연구에서도 기온이 32도 이상일 때 뇌졸중은 평소보다 66%,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관련 질환은 20%가량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고 보고했다. 물을 챙겨 마셔야 하는 이유다.
휴식도 중요하다. 특히 고령층은 온도에 대한 신체 적응 능력이 더 떨어진다. 아무리 바빠도 1시간에 10분 정도는 그늘진 곳에서 쉬었다가 일한다. 만약 일사병·열사병 등으로 탈진해 쓰러졌다면 일단 체온을 낮춰야 한다. 시원한 곳으로 옮겨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1시간 이내 회복한다. 이때 더위를 빠르게 식힌다고 에어컨 온도를 최저로 떨어뜨리지 않는다. 폭염에 확장됐던 혈관이 급격하게 수축해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한여름에는 기온이 가장 높은 낮 12~5시는 가능한 실내에서 생활한다.
식중독 40% 이상은 여름에 발생…먹고 남은 음식 아까워도 버려야
배앓이를 유발하는 식중독도 조심해야 한다. 6~8월은 식중독 절정기다. 전체 식중독 발병의 45%는 이 시기에 발생한다. 우선 개인 청결 등 위생관리가 중요하다. 식중독균은 손을 통해 여기저기 옮겨간다. 식사 전 손을 비누로 30초 이상 씼는다. 식재료 세척도 철저히 한다. 식중독균에 오염되기 쉬운 상추·깻잎 등 채소류는 여러 번 씻어야 한다. 흐르는 물에 씻은 다음 식초를 넣은 물에 5분 이상 담근 후 3회 이상 헹군다. 조리한 음식은 곧바로 먹는다. 고온다습한 여름에는 병원성 대장균 같은 식중독균이 빠르게 번식한다. 기온이 30도 이상일 때 병원성 대장균 1마리가 불과 2시간 만에 100만 마리까지 증식한다는 보고도 있다. 식중독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식중독균이 증식하기 전에 빨리 먹어야 한다. 음식은 조금씩 조리·구입하고, 남으면 아까워도 과감히 버린다.
만성질환 관리도 필요하다. 당뇨병 환자는 특히 여름을 잘 나야 한다. 날이 덥다고 맨발로 생활하다 발에 크고 작은 상처가 곪아 심각해질 수 있다. 오랫동안 당뇨병을 앓으면 감각이 무뎌져 발에 난 상처를 알아채기 힘들다. 상처가 심각해져야 뒤늦게 발견한다. 당뇨병 환자의 발 상처는 일반적인 상처 치료보다 복잡하다. 집에서 소독만 하다 병을 키울 수 있다. 치료가 늦으면 작은 상처가 번져 궤양으로 발을 절단할 수 있다. 발을 항상 깨끗이 씻고 충분히 말린다. 맨발로 다니기보다는 더워도 양말을 신어 발을 보호해야 한다.
비오는 날이 힘든 무릎 관절염 환자는 기압·습도 등 기상학적 변화에 민감하다. 장마철에는 상대적으로 관절 내 압력이 높아져 무릎 통증이 심해진다. 관절염 통증을 줄이려면 무릎을 따뜻하게 보호해야 한다. 날씨는 바꿀 수 없지만 실내 온습도는 조절이 가능하다. 실내 온도는 26~28도, 습도는 50~60% 정도로 유지한다. 에어컨·선풍기의 차가운 바람도 주의한다. 무릎에 찬 바람이 직접 닿으면 관절 주변 근육·인대가 수축해 통증에 예민해진다. 무릎 담요를 덮거나 긴바지를 입는다. 관절이 뻣뻣할 때 따뜻하게 찜질을 하면 관절염 통증이 완화된다. 몸이 뻣뻣해도 매일 스트레칭을 해 관절을 유연하게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
잠도 잘 자야 한다. 폭염이 심할수록 열대야로 밤새도록 뒤척이다 잠을 설치기 쉽다. 한낮에 뜨겁게 달아오른 지표면이 밤에도 식지 않아 숙면을 방해하는 것이다. 찌는 듯한 더위가 밤까지 이어져 뜬눈으로 시간을 보낸다. 몸이 제대로 쉬지 못하면서 무기력해지고 집중력·기억력이 떨어진다. 수면 부족이 비만·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도 있다. 교통사고 같은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
체력 회복을 돕는 잠을 잘 자려면 항상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게 좋다. 주말이나 주중·연휴 등 상관없이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난다. 평소 보다 늦게 잠들었어도 일어나는 시간을 같아야 한다. 한 번 잠들었다 일어나면 대략 15시간은 지나야 다시 잠든다. 늦게 일어나면 그날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덩달아 늦어져 수면 리듬이 흐트러지기 쉽다. 아침에 일어나 30분 정도 햇빛이 잘 드는 창가나 거실에 앉아 햇빛 샤워를 하면 일어나기 쉽다. 뇌에서 수면 리듬을 조절하는 생체시계가 빛을 감지하면서 잠든 몸을 깨운다. 너무 더워 잠자기 힘들다면 억지로 자려고 하지 않는다. 잠은 졸릴 때 자야 한다. 잠자리에 누워 뒤척거리지 말고 바로 일어난다. 누워 있다고 잠이 오지 않는다. 가볍게 20~30분 정도 산책하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 후 다시 잠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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