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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군 학생들의 교육 격차 진단이 필요하다

작성일 : 2021.08.2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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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코로나 19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데 정부의 백신 확보 물량도 부족하고, 거리두기 조치와 방역대책도 허둥댄다. 걱정이다. 다행인 건 우리 강화군에서는 별다른 동요 없이 잘 대처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초기 때처럼 강화대교와 초지대교에서 일일이 차량 탑승자 발열검사는 할 수는 없지만, 군 차원에서 모든 역량을 동원해 방역에 나서고 있는 대응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강화군, 강화군보건소, 학교, 각 지역사회의 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코로나 19 확산 여파로 군내 학생들도 걱정이다. 1학기에 점차 확산한 대면 수업을 오는 2학기에는 전면적으로 확대할 계획이었는데, 여러 면에서 불가피하게 차질이 우려된다. 강화군은 대도시와는 달리 인구 밀집도가 옅고 학생 수도 적어 사실상 대면수업을 해도 큰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정부의 획일적 방역 지침으로 그동안 전면 대면수업을 하지 못했다. 물론 대도시에 비해 탄력적인 대응은 가능하다. 그런데 코로나19 초기에는 서울과 거의 비슷한 규정을 적용하다 보니 한 반에 10명도 안 되는 면() 단위 학생들이 재택 수업을 하는 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렇게 1년을 보내는 사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지 않아 예측만 할 뿐이다.

 

코로나 사태로 전국 학생 실력 추락, 강화도 대책 필요

62일 교육부가 발표한 전국 중고교생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면 그런 예측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코로나 19가 사태 이후 초··고 수업에 혼선이 빚어지고, 학생 등교가 오락가락 하다 보니 학생들이 공부를 소홀히 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 결과 전국 중·고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역대 최대로 나타나고, 수포자(수학 포기자) 비율은 13%로 치솟았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지역 격차다. 읍면 지역 중학교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어가 9.6%, 수학은 18.5%였다. 반면 대도시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어가 5.4%, 수학이 11.2%였다. 기초학력 미달이란 학교 수업에서 최소한 습득해야 할 학력 수준을 의미한다.

 

읍면 지역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현상은 교육부가 지역별, 학교별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기계적인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 데다 대도시에선 비대면 수업의 틈새를 비집고 사교육이 기승을 부린 데 그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않는 동안 온라인 수업은 건성으로 듣고 사교육을 받으며 나름대로 실력을 유지해 왔을 수 있다. 서울의 학원가에는 오후 시간대, 특히 학원 수업이 끝나는 밤 10시에는 주변 교통이 마비된다. 학원에서 학생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매일 그런 풍경이 벌어진다.

 

그런데 강화군의 밤 10시 풍경은 어떤가. 개구리 소리만 들릴 뿐 인적도, 불빛도 거의 없다. 강화읍내는 좀 사정이 다르긴 하다. 학원도 있기는 해도 밤중에 학생들이 쏟아져 나오는 풍경이 있을 리 없다. 얼마 전 강화읍에서 지인들과 저녁 자리를 하고 밤 9시쯤 헤어졌는데 읍내엔 인적이 거의 없었다. 그게 현실이다. 그러니 도시지역 학생들과 비교할 수가 있겠나.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이 많아 강화교육지원청에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에 대해 문의했다. 지난 번 교육부가 발표한 학업 성취고 평가결과는 전수 조사가 아닌 일부 학교만 뽑아 시험을 보는 표집조사였다. 그런데 강화교육지원청에서는 어느 학교가 시험을 치른 지도 모르고 있었다.

    

서울선 밤 10시 학원가 불야성, 강화선 개구리 소리

강화교육지원청 측은 전혀 통보 받은 게 없다. 담당자가 시도교육청 장학사 회의에 참석했었는데 A4 용지 한 장짜리 자료를 설명 후 모두 거둬가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 측은 교육부 방침이다. 시도교육청별, 학교별 자료를 우리도 알 수 없다. 교육청에 자료 자체가 안 온다. 국가수준의 평균치만 알 수 있다.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필자가 확인해보니 표집 시험을 치른 학교는 강화고등학교였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하다, 2017년부터는 일부 표집평가로 전환했다. 전교조가 전국 전수 시험을 나쁜 서열 매기기라고 주장하자, 문재인 정부가 표집평가로 바꾼 것이다. 학교별, 지역별 실력 차이가 드러나면 위화감이 조성되고 성적 줄 세우기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지역교육청과 개별 학교에도 성적을 통보하지 않는 건 건강검진을 받은 개인에게 검진 결과를 통보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모순의 행정이 어디 있나.

 

그런 이상한 행정의 결과가 학생 실력 추락으로 이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 ·고생이 이런 상황인데 초등생은 어떨까. 초등생은 아예 시험을 보지 않으니 학습 결손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국가적으로 그런데 강화지역은 어떻겠는가. 그 옛날, 강화지역 초등학교(당시는 초등학교)는 학생들로 넘쳐났다. 필자가 다녔던 양도초등학교도 한 학년에 100명 넘었고, 전교생이 700명 가까이 됐다. 지금은 어떤가.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겨우 학교 수명을 연장하려 산소 호흡기를 단 신세 아닌가. 그럴수록 학생들의 공부 성취도를 파악해 맞춤형으로 실력을 높여줘야 하는데 정부 차원의 대책이 없다.

 

강화 초중고 간 연합체 구성, 상생의 프로그램 가동을

코로나 19가 장기화하면서 학생들의 학습 결손은 점차 심화하고 있다. 교육 당국은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할 뿐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벌써 세 번째 학기가 끝나가고 있는데 대체 그동안 무슨 대비를 해왔는지 모르겠다. 학업성취도 성적표는 교육자들에게는 죽비나 다름없다. 결과를 보고 정확한 처방을 하는 게 학습의 기본이다. 건강검진을 받고 그에 따른 처방을 하고 운동을 하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이다. 정부가 못하면 지역 사회가 나설 수밖에 없다. 강화지역 초중고 간 연합체를 구성하고, 아이들의 실력을 높일 수 있는 상생의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존 듀이는 어제 가르친 대로 오늘도 그대로 가르치는 것은 아이들의 미래를 빼앗는 것(If we teach today as we taught yesterday, we rob our children of tomorrow)”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코로나 19 사태처럼 올해도 그대로 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 확산이 되면 그에 맞춰, 멈칫하면 거기에 맞게 학생들의 학업 수준이 떨어지지 않도록 대비책을 세우는 게 교육 공무원과 교사들의 역할이다. 어제 관행을 오늘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대한민국 아이들의 미래를 빼앗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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