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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백신 맞는 날의 풍경

작성일 : 2021.08.2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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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전국적으로 코로나 19 백신 접종률이 30%를 넘어섰다. 국민 세 명 중 한 명꼴이다. 강화에 계신 부모님도 백신을 맞으셨다. 화이자 백신이다. 1차 접종은 524, 2차 접종은 614일 하셨다. 짬을 내어 두 번 모두 부모님을 모시고 접종 장소인 강화 문예회관을 다녀왔다. 문예회관은 어르신들의 만남 장소 같았다. 교동면에서 오신 어르신들은 1호차, 2호차와 같은 명패를 목에 걸고 계셨다. 동네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온 것이다. 훈훈해 보였다. 접종 전 어르신들은 대체로 긴장하신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접종을 마치고 나서는 얼굴이 밝았다. 백신 접종은 계속된다. 강화 문예회관에서 두 번 경험한 백신 맞는 날의 풍경을 소개한다.

 

강화 문예회관은 어르신들이 직접 찾아가기에는 어렵다. 강화공설운동장 옆이라고는 하지만 누가 라이드(ride)를 해주거나 택시를 타지 않으면 직접 가기는 버거워 보였다. 처음에는 면 단위, 리 단위별로 어른신들을 태워다 주었다. 하지만 최초 혜택이후로는 대부분 본인이 직접 가야 했다. 교동면처럼 다소 먼 지역 분들은 524, 614일에도 승합차로 이동했다. 오전 850분쯤 문예회관은 입구부터 차가 밀린다. 문예회관 입구까지 승용차를 몰고 갔다. 입구 바로 앞이 언덕이다. 주차공간이 부족해 겨우 한 구석에 주차한 것은 행운이었다. 다른 분들은 차를 돌려 외곽에다 주차했다.

 

강화문예회관서 백신 접종, 처음엔 어르신들도 긴장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언덕이 힘들다. 문예회관 입구에서 손 소독부터 했다. 나도 보호자 자격으로 동행했다. 손 소독을 한 뒤 양손에 비닐장갑을 끼고 발열체크를 했다. 36.5. 정상이다. 부모님은 안내요원이 나눠주는 번호표를 받고 대기석에서 기다리셨다. 279번과 280번이다. 오전 9시인데도 일찍 오신 분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대기하는 동안에는 다소 어수선했다. 안내 요원이 200번 하고 부르지만, 난청이 많은 어르신들은 잘 알아듣지를 못했다. 안내요원들은 고생이 많았다. 20분 정도 기다리니 279, 280번을 호명했다. 어머니와 아버지 차례였다. 다시 입구 쪽으로 가서 대상자 확인을 했다.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 정면을 보니 대형 설명판이 붙어 있다. “코로나 19 예방접종센터 접종순서가 일목요연하게 화살표와 번호로 표시되어 있다. 입구→①대상자 확인→②문진표 작성→③의사예진→④접종→⑤전산→⑥이상반응 대기공간출구 순서다. “, 대상자 확인을 했으니 이제 본격적인 접종 과정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판을 보면 금방 접종순서를 알 수 있지만, 어르신들은 그럴 여유가 없어 보였다. 긴장하셨는지 표정이 굳어 있었다. 간혹 접종 순서를 기다리는 젊은이도 있었는데 표정은 마찬가지였다. 나도 백신을 맞을 때 비슷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예회관 대공연장은 백신 접종 장소로 요긴했다. 대공연장 입구에는 6명씩 두 줄로 대기석 의자가 놓여 있었다. “치매 함께 해요라는 조끼를 입은 안내 요원들은 친절했다. 어른신들을 한 명 한 명 정중히 모시며 문진표 작성을 도왔다. 잘 듣지 못 하고, 잘 걷지 못 하고, 잘 쓰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많아 힘들 것 같았다. 그런데도 안내요원들은 밝은 표정으로 어르신들의 문진표 작성을 도왔다. “복용하는 약 있으세요?”, “고혈압이나 당뇨 있으세요?” “컨디션이 어떠세요?” 문진표를 작성하고 나자 다음은 의사들이 있는 예진 창구다. 의사들은 유리벽 안에서 꼼꼼하게 어르신들의 몸 상태를 체크한다. 어르신들은 ” “를 연발한다.


대상자 확인문진작성의사예진접종전산 처리 순

의사예진이 끝나자 이제는 접종이다. 접종 창구는 모두 여섯 개다. 잠시 의자에 앉아 대기하던 어르신들이 순서대로 접종 장소로 들어간다. 접종은 순식간에 끝난다. 접종을 마친 어르신들은 별거 아니다는 듯 얼굴 표정이 풀린다. 1차 접종 때보다는 2차 접종 때가 더 표정이 밝다. 경험이 그래서 중요한 것인가 보다. 접종을 마친 어르신들은 접종 확인서를 떼어주는 전산처리 창구 앞에서 기다린다. 전산처리는 백신 정부 최종 확인서로 국가 통계로 잡힌다. “발열이 나거나 오한, 두통, 근육통이 있으면 진통제를 드세요.” 창구안 안내원의 말을 들은 어르신들은 마침내 예방접종 증명서(Certificate of Immunization)’를 받아든다. 국가가 공식 인정한 백신 예방 주사를 맞았다는 증표다.

 

안내 요원들은 전산처리를 마친 어르신들에게 비닐봉투를 하나씩 건넨다. 치매예방과 말라리아 예방 관련 안내서와 마스크가 들어 있단다. 흰 비닐 봉투를 손에 든 어르신들은 바로 옆 이상반응 대기 공간으로 이동해 의자에 앉는다. 자리 앞의 원탁 위에는 전자시계가 놓여 있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분들은 15, 약을 많이 드시는 분들은 30분 대기한다. 그 시간 동안 발열 증상이나 몸에 이상 반응이 생기면 즉시 체크한다. 밖에는 119가 상시 대기한다. 15, 30분이 지난다. 어르신들은 환한 표정으로 출구로 나간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같이 나가신다. 드디어 해방이다. 긴장하며 들어왔던 입구에서 비닐장갑을 벗어 쓰레기봉투에 넣는다. 시계를 보니 오전 10시다. 1시간 만에 모든 절차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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