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1.08.23 11:48
중앙일보 권선미 기자
낙상은 건강한 노년을 망치는 불청객이다. 나이가 들면 하체 근력이 줄면서 유연성·근력·순발력 등이 감소한다. 30대와 비교해 고령층은 신체 능력이 30~50% 떨어진다. 소파나 침대에서 일어나려다 다리 힘이 빠지면서 어찌할 새도 없이 중심을 잃고 넘어져 다친다. 낙상을 단순히 넘어진 것으로 치부하기에는 후유증이 크다. 특히 고령층은 신체 골격을 이루는 뼈가 약해져 넘어지면서 골절로 뼈가 부러지기 쉽다. 살짝 부딪쳤을 뿐인데 툭하고 부러진다. 시간이 지나 몸은 나아도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외부 활동을 꺼리고 신체 활동량이 줄어 전신 건강도 나빠진다. 알아도 피하기 힘든 낙상의 위험성과 예방·관리법을 소개한다.
나이가 들면 단단했던 뼈가 속이 빈 수수깡처럼 변한다. 골다공증 등으로 약해진 뼈는 낙상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금이 가거나 부러진다. 도미노 골절도 조심해야 한다. 한 번 부러진 뼈는 또 부러지기 쉽다. 애초에 뼈가 약한데다 골절로 전신 균형이 틀어지면서 처음 부러졌던 부위뿐만 아니라 다른 곳의 뼈도 쉽게 골절된다. 고관절 골절 환자의 10%는 반대쪽 고관절이 부러지고, 손목이 골절된 환자는 추가로 손목·고관절·척추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골절 전보다 각각 3.8배, 1.9배, 1.3배 높아진다.
특히 치명적인 엉덩이뼈 골절의 90%는 낙상이 원인이다. 반사 신경이 떨어지는 고령층은 무게 중심이 쏠린 뒤쪽으로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진다. 앞으로 넘어질 때와 달리 손이나 팔로 충격을 완화하지 못하고, 자기 몸무게의 3배 이상되는 충격이 엉덩이뼈에 집중돼 부러진다. 엉덩이뼈 골절은 회복이 더디다. 최소 3개월 이상 움직이지 말고 누워있어야 한다. 장기간 누워지내다보니 근육이 급속도로 감소해 건강했던 사람도 쇠약해진다. 엉덩이뼈 골절을 당한 65세 이상 고령층 3명중 1명은 1년 이내 사망했다는 연구도 있다. 80세 이상은 절반이 두 달 내 사망했다. 낙상이 암 보다 무섭다는 이유다.
Check1. 아프지 않아도 골절 여부 확인
치명적인 낙상 후유증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대개 넘어져도 당장 움직이는 데 불편하지 않으면 뼈도 괜찮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낙상 후유증을 키울 수 있다. 뼈에 미세하게 금이 간 것도 골절이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날카롭거 부러진 뼈가 움직이면서 주변 근육·신경·혈관을 찔러 2차 손상을 가한다. 또 뼈가 완벽하게 붙지 않아 또 넘어졌을 때 더 크게 부러져 다칠 수 있다. 가벼운 낙상이라도 병의원을 찾아 X선 촬영으로 골절 여부를 확인한다. 골절이 심하다면 부러진 뼈를 원래 모양대로 맞추고 깁스로 고정해야 뼈가 잘 아문다.
Check2. 문턱은 없애고 바닥에는 매트 깔고
실내 주거 환경도 점검한다. 발에 걸리기 쉬운 문턱이나 침대·소파·욕실 등은 고령층에게 낙상 위험 요소다. 질병관리본부에서 낙상이 발생한 장소를 분석했더니 집안이 53.6%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 별일 아닌 일상생활을 하다 걸리거나 미끄러져 다쳤다. 환경을 개선하면 낙상을 예방할 수 있다. 집 안 실내 공간의 문턱은 제거하고 평평하게 만든다. 소파·침대 옆 바닥에는 충격을 줄이는 매트를 깔아둔다. 부엌·다용도실 등 바닥에 자잘한 물건을 놓지 않는다. 이동하는 통로에 물건을 쌓아두면 걸려 넘어진다.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별도의 자리에 정리해 보관한다.
물을 많이 사용하는 욕실 바닥에는 고무판을 까는 등 미끄럼 방지 처리를 한다. 좌변기 주변에는 앉았다 일어설 때 잡을 수 있는 손잡이를 시공하는 것이 좋다. 실내 조명도 신경 쓴다. 바닥까지 잘 보이도록 전체적으로 밝게 한다. 거실 바닥에 야간 유도등을 설치하고, 복도·계단에는 지나가면 자동으로 불이 켜지도록 바꾼다. 어두워졌을 때 불을 켜기 위해 더듬거리지 않고 안전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Check3. 안과 질환, 배뇨장애 얼른 치료하고
질병 자체가 낙상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백내장·녹내장 등으로 눈이 침침해지면 보이지 않아 무심코 지나가다 발을 헛디뎌 넘어진다. 서서히 나빠지는 시력은 스스로 자각하기 어렵다. 눈의 상태를 정밀하게 살피는 안과 정밀검사를 1년에 한 번은 받는 것이 좋다. 요실금·야간뇨 등 배뇨장애도 주의한다. 소변을 참기 힘들어 화장실에서 급하게 서두르다 미끄러져 다치기 쉽다. 배뇨장애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낙상 위험이 2.7배 이상 높다는 연구도 있다.
골밀도도 살핀다. 안타깝게도 뼈는 얼마나 약해져 있는지 스스로 체감하기 어렵다. 부러진 다음에는 아무리 잘 대처해도 늦었다. 정부에서도 만 54·66세 여성을 대상으로 뼈의 밀도·강도를 확인하고 골다공증 위험을 살피도록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골밀도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내준 서류와 신분증을 챙겨 가까운 보건소나 병·의원에서 전액 무료로 뼈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Check4. 먹는 약 4개 이상이면 낙상 고위험군…필요없는 약은 빼고
최소한 6개월에 한 번은 자신의 먹는 모든 약을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일부 약은 낙상 위험을 높인다. 고혈압·치매·당뇨병 등 치료를 위해 먹는 약이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어지럼증, 졸림, 기립성 저혈압, 저혈당 등의 증상을 겪을 수 있다.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 뇌로 가는 혈액이 순간적으로 부족해 현기증을 느껴 넘어지는 식이다. 앉거나 일어날 때 천천히 움직이면 낙상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참고로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이 4개 이상이라면 낙상 고위험군이다. 담당 의료진과 상담 후 필요하지 않은 약은 줄인다.
Check5 낙상 예방 도와주는 운동 시작하고
마지막으로 신체 균형·평형 감각을 높여주는 운동을 시작한다. 나이가 들면 유연성·순발력·근력이 감소한다. 낙상 위기 상황에서 손 쓸 새도 없이 넘어진다. 하체 근력을 강화하면 신체 반응 속도가 빨라져 낙상 위험을 확실하게 줄일 수 있다. 걷기·스트레칭 등 낙상 예방 운동을 매주 2시간씩 15주 동안 실시했더니 낙상 빈도가 47%가량 줄었다는 연구도 있다
낙상 예방운동은 격렬하지 않으면서 근력을 높이고 유연성·균형 감각을 향상시키는 아쿠아로빅·스트레칭 등이 좋다. 처음엔 가볍게 운동하다 강도를 점점 높인다. 신발은 굽이 낮고 바닥이 평평한 것으로 신는다. 걸음이 불안정하다면 지팡이나 보조기 등을 사용한다. 뼈나 근육·관절 활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칼슘·비타민D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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