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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천호 그 이후 강화군의 새 리더십은

양영유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작성일 : 2024.04.2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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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유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총선이 끝나고 정계가 요동친다. 야당의 압승으로 정부와 여당은 위기에 봉착했다. 당정은 새로운 국정운영에 혼신을 기울여야 한다. 국민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전향적인 자세가 절실하다. 

그런데 대통령도, 국민의힘도 민심의 거센 요구를 실천적으로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대한민국 정치의 안타까운 2024년 봄이다. 강화군 양도면이 고향이고 강화지역 유권자로서 필자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그런 한표 한표가 곧 민심이다. 강화지역을 대표할 선량(選良)으로 배준영 의원이 재선했다. 

배 의원이 지역구인 인천 중구·강화·옹진 세 곳에서 모두 승리한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유권자들이 배 의원의 의정활동 성과와 성장하는 정치인에 대한 기대감을 평가한 결과라고 본다. 배 의원이 강화군과 국가를 위해 더 큰 일을 하는 정치인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총선 끝나자 차기 군수 관심
이제는 ‘강화의 시간’이다. 유천호 군수의 유고(有故)로 공백 상태인 강화는 윤도영 부군수가 군수 대행을 하고 있다. 윤 군수 대행은 폭넓은 시야와 경험을 살려 원만하게 강화를 잘 이끌고 있다. 군수 대행 체제가 끝나면 새 리더를 뽑아야 한다. 

새 군수는 시대변화에 맞춰 강화를 업그레이드시킬 실력과 비전과 인성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급격한 저출생과 고령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문명사적 대전환, 글로벌 경쟁 시대에 강화군의 변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수도권 제1의 명품 강화, 전국 제1의 선진 행정, 아시아 제1의 관광문화 명소로 발돋움하려면 새 군수의 비전과 능력이 막중하다.

보궐선거일은 오는 10월 16일이다. 강화군민은 강화를 더 발전시키고 더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 열정이 충만한 새 인물을 잘 뽑아야 한다. 세간에는 백가쟁명(百家爭鳴)식으로 다양한 출마 후보가 거론된다. 기존에 출마했던 분이나 정치인 출신도 있고 새로 거명되는 분도 있다. 여야 진영과 관계 없이 강화 출신이 대부분이어서 고향에 대한 사랑이 가득해 보인다. 

강화의 새 리더는 고(故) 유천호 군수를 뛰어넘어야 한다. 유 군수도 일을 많이 했다. ‘군민 말씀 알았시다’라는 구호는 정겹다. 말만 들어도 강화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진달래 축제와 강화섬 포도 축제 같은 관광자원 개발, 수도권 장학관 설립, 어장 확대, 교통망 확충, 어르신 복지 확대 등의 행정은 평가할 만하다.  

▲유천호 장점 살리고 단점 버려야 
하지만 ‘포스트 유천호’는 달라야 한다. 3선 군수로 오랫동안 강화를 이끌었던 ‘유천호 행정’의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을 것이다. 장점은 살리되 단점은 청산하는 절차는 대통령이 바뀌는 정권 교체 시기와 다를 바 없다. 무엇보다 차기 군수는 역동적이어야 한다. 

유천호 행정은 다소 정적이었다는 평가가 있다. “발로 뛰겠다”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론 활기찬 현장 행정이 아쉬웠던 게 사실이다. ‘책상머리’ 리더는 현대적 리더가 아니다. 현장형 리더가 조직과 지역을 활기차게 만든다. 강화 행정에 새바람을 일으키려면 멀리, 넓게 봐야 한다. 

강화의 구석구석을 잘 살피면서 인천을 보고 대한민국을 보고 아시아를 보고 세계를 봐야 한다. 그러려면 각계각층의 전문가의 의견을 폭넓게 경청하고 등용해 행정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반대 진영의 의견도 존중하고 합리적인 제안은 과감히 수용하는 통 큰 행정이 필요하다. 바로 겸손과 포용의 리더십이다. 

▲링컨의 포용 리더십, 우리도 필요 
통나무 오두막집 태생의 ‘시골뜨기’ 에이브러햄 링컨이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이 된 것도 바로 겸손과 포용의 리더십 덕분이다. 링컨은 대통령에 당선되자 자신보다 뛰어난 정치인을 내각에 등용했다. 경선 라이벌이었던 슈어드는 국무장관, 체이스는 재무장관, 베이츠는 법무장관에 각각 임명했다. 

야당 출신 인사도 장관에 여럿 임명했다. 링컨보다 더 유명하고 더 잘 난 인물들이었다. 링컨은 “유능한 인재들이 나라에 공헌할 기회를 빼앗을 권리가 자신에게는 없다”고 말했다. 얼마나 멋진 리더인가. 지금 윤석열 정부가 가장 필요한 정신일 수도 있다. 물론 차기 강화군수도 링컨 정신이 필요하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늘 갈망하고 우직하라(stay hungry, stay foolish), 앞에서 이끌라(lead from the front)”라고 강조했다. 강화의 새 리더도 늘 갈망하며 솔선해야 한다. 왕성하게 현장을 찾아 군민과 소통하고 군의회의 쓴소리를 경청하고, 공감 행정으로 700명 공직자의 마음을 얻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지 않고 군수 자리를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는 순간, 강화의 미래는 답답해진다. 군수가 우직한 뚝심으로 먼저 뛰어내리고 맨 나중에 먹는 솔선과 겸양의 리더십을 갖춰야 하는 까닭이다 또 한 가지는 관료화 타파다. 

경영사상가인 찰스 핸디는 ‘코끼리와 벼룩(The Elephant and Flea)’에서 “코끼리는 자기 발목만큼도 점프를 못 하지만 벼룩은 제 키의 40배 이상 점프할 수 있다”고 했다. 대규모 관료화 조직에서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극히 제한적이지만 조직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개인은 엄청난 도약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강화군도 공무원 개개인의 창의성을 살리는 행정이 절실하다. 구성원의 자유로운 의견이 지혜가 되고 그 지혜가 힘이 되어 몇 배 점프할 수 있는 강화 행정이 될 수 있다. 충북 충주시의 김선태 주무관은 SNS를 통한 독창적인 홍보로 전국적인 스타가 됐다. 강화에는 왜 김 주문관 같은 공무원이 나오지 않나.  

▲멀티형 인물과 새 강화 만들어야    
결론적으로 강화군의 새 리더는 ‘멀티형’ 인물이어야 한다. 솔선의 리더십, 변혁적 리더십, 진정성 리더십, 서번트 리더십, 기업가형(CEO) 리더십을 갖춘 인물 말이다.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단체장도 모두 필요한 덕목이다. 

하지만 신이 아닌 이상 이런 덕목을 두루 갖추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를 만들어 가려는 열정적인 열린 마음가짐이다. 그런 마인드와 비전, 역량이 없다면 군수 후보로 나서지 말아야 한다. 군수는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헌신하는 자리다. 

군수는 군민의 삶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도전과 변화를 통해 끊임없이 혁신을 갈구하는 자리다. 수도권 제1의 명품 강화, 전국 제1의 선진 강화, 아시아 제1의 관광문화 강화를 위한 담대한 비전이 필요하다. 그래야 강화가 7만 인구를 넘어 10만 시대를 향한 위대한 여정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강화의 미래는 7만 군민과 새 리더가 함께 호흡하며 개척해야 한다. 역사의 고장을 문화예술과 접목한 ‘K-컬쳐’(강화 컬쳐)로 승화시키고 인공지능 디지털 시대에 강화 행정을 탈바꿈시킬 담대한 리더십이 절실하다. “군민 말씀 알았시다”와 같은 따뜻한 마음과 함께 “이사 오고 싶은 강화 만들겠시다”라는 스토리텔링 능력을 겸비한 열정적인 인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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