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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젊은 공무원이 신나게 일해야 한다.

양영유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작성일 : 2024.04.05 18:46 수정일 : 2024.04.0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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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유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9급 공무원은 공직사회의 미래다.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집이 부실하듯 9급 공무원이 신나게 일해야 공직사회의 씨줄 날줄이 튼실해진다. 그런데 공직사회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MZ세대의 공직 진출 열기도 시들시들해지고 있다. “길게 오래 하고 연금도 많이 탄다”라는 말은 요즘 통하지 않는다. 젊은 세대는 그런 말보다는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는 조직 문화를 좋아한다.  

▲공무원 인기 시들, 세대 변화 뚜렷
한때 인기였던 언론사 지망생이 줄어드는 것도 그런 맥락과 비슷하다. 대학에서 교단에 서보니 언론학과 학생들도 기자보다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유튜버, 영상물 등에 관심이 많다. 

전통적인 기자사회는 선후배 관계가 엄격하고, 일이 고되고, 급여가 많지 않아도 ‘진실 추구자(truth seeker)’의 소명감이 충만했다. 그런 소명감은 언론인의 자부심이 됐고 치열하게 취재하는 동력이 됐다. 

그런데 요즘 젊은 기자 사에에선 그런 소명감이 옅어졌다. 주 52시간 근무, 주 5일 근무와 ‘워라밸’에 익숙하다. 선배가 심야에 취재시키면 “근무 끝났는데요”라고 반문하는 후배가 있을 정도란다. 

공무원 사회는 어떤가. ‘나인 투 식스(9시 출근, 6시 퇴근)’가 일반적이지만 예전에는 야근 수당에 상관없이 일이 있으면 남아서 하곤 했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그런 희생을 당연시하지 않는다. 자신의 권리를 철저히 찾으려 한다. 

▲MZ세대 공무원, 급여 적어 줄 사표 
이와 같은 MZ세대의 사고 변화를 기성세대가 이해해야 한다. ‘꼰대’ 문화로는 MZ세대를 이끌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젊공’(젊은 공무원)들은 더 이상 공직사회가 안정적이고 워라밸이 보장된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통계가 보여준다. ‘젊공’의 대탈출은 벌써 시작됐다. 

근속 5년 미만 공무원 퇴직자는 2018년 5670명에서 2021년 1만426명으로 처음으로 1만명 대를 넘어섰다. 2022년에는 1만3032명, 2023년 1만3566명으로 5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2023년에 공직에 첫발을 내딛고는 1년도 안 돼 그만둔 젊공이 3200명이다.(국회입법조사처 자료). 

젊공들은 왜 공직을 떠날까. 가장 큰 이유는 급여다. 월급이 육군 병장 월급 인상률보다도 턱 없이 낮고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를 만나면 기가 죽는다고 한다. 실제 올해 공무원 9급 1호봉 월 기본급은 세금을 공제하기 전 기준으로 187만7000원이다. 
편의점에서 최저 시급 9860원을 받아도 한 달에 200만원이 넘는데 너무 적다. 공무원 9급 1호봉의 세전 월급 187만7000원에 정근수당(기본급 5%씩 연 2회)을 포함한 각종 수당과 성과 상여금, 명절 휴가비 등을 합하면 월평균 급여는 250만원 안팎이다. 대기업 대졸 정규직 신입 초임 연봉 5084만원의 절반도 안 된다. 

▲9급 경쟁률 21.8대 1 역대 최저 
그러니 공무원이 돼도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 결혼하고 아이 낳고 집 장만 하려면 박봉으로는 턱도 없다. 세간에는 육군 병장 월급만도 못하다는 자조가 나돈다. 9급 1호봉 기준 공무원의 급여 인상률은 최근 5년간 14.3%다. 

그런데 병장의 월급은 165만 원(내일준비 지원금 포함)으로 많이 올랐다. 필자가 군 복무 시절 받았던 병장 월급은 5100원이었다. 이런 상황이니 9급 공무원의 공채 경쟁률을 해마다 낮아진다. 우수 인력이 공직사회에 들어오지 않는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9급 공무원 채용 경쟁률은 2010년 82.2대 1로 정점을 찍었고 2015년에는 51.6대 1, 2024년에는 21.8대 1로 3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올해 3월 전국 17개 시·도의 9급 필기 응시율도 75.8%로 3년 새 최저였다. MZ세대의 공직 기피가 가속화 하는 양상이다. 

보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조직 문화와 업무 형태다. 현재 공직사회는 MZ세대에서 X세대, Y세대, 베이비붐 세대가 혼재돼 있다. 세대 간 인식 차이가 큰데 상명하달 문화는 여전하다. 업무처리 방식도 개선이 더디다. 

인공지능과 챗GPT, 모바일, SNS에 익숙한 MZ세대는 눈도장 찍고 온종일 궁둥이 붙이고 일하는 선배가 달갑지 않다. 기초단체는 군수와 부군수부터 시대 흐름에 둔감하고, 실·국장과 과장은 ‘나 때는 ~’을 외치니 그렇지 않을까. 

▲강화군, 젊공과 함께 대혁신 해야  
강화군은 군민의 악성 민원은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 다만 하위직에 쏠린 민원 업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분산하느냐는 과제일 수 있다. 정부는 2030세대 젊공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민생 최일선에서 일하는 6급 이하 공무원 2000명의 직급을 한 단계씩 올리고 재직 기간 4년 미만의 연가를 확대하고 초과근무 상한 시간도 두 배로 늘릴 예정이다. 

그런다고 젊공의 사기가 높아질지는 모르지만 뒤늦게라도 대책을 세운 건 잘한 일이다. 강화군도 선제적으로 젊공들을 위한 인사정책과 인센티브를 도입해야 한다. 유천호 군수의 유고 사태로 리더십 부재 상태이지만, 차기 군수는 과감하고 선진적인 행정을 펼쳐야 한다. 

우수한 9급 공무원을 선발하고 공무원의 복지와 실력 향상을 위한 업그레이드 행정이 절실하다. 물론 기존의 팀장, 과장, 국실장급 공무원의 마인드 전환은 필수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문명사적 대전환기에 강화 행정의 대변혁이 필요하다. 그 출발점은 젊은 공무원이다. 우수한 9급 공무원은 강화 행정의 실력이고 강화 발전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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