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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유의 세상 촉] 리더의 신년 구상과 기자회견

작성일 : 2024.01.22 19:50 수정일 : 2024.01.22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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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유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어느 조직이든 새해는 새롭다. 정부든, 자치단체든, 기업체든, 학교든 모두 새로운 구상을 하고 새로운 실천을 다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의 소신과 운영 철학이다. 리더가 한 조직을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운영하려고 생각하는지에 따라 구성원의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리더는 자신의 구상을 구성원에게 밝히고 공감을 얻어내야 한다. 구성원이 공감하지 않는 정책이나 경영방침은 성공하기 어렵다. 리더가 방향을 제시하면 일은 구성원이 하기 때문이다.   

많은 조직이 시무식을 한다. 구성원이 한 자리에 모여 인사하고 덕담을 나눈다. 리더는 새해 구상을 신년사로 전파한다. 대통령과 단체장과 기업 대표와 학교의 장은 포부를 밝힌다. 대통령과 자치단체장은 기자회견도 한다. 정치인의 기자회견은 단순한 ‘프레스 컨퍼런스(Press Conference)’가 아니다. 민주주의와 실용주의, 대중주의와 국민주권주의, 그리고 언론을 통한 소통의 실현이다. 새해 리더의 청사진은 그 무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미국 대통령 기자회견은 사전 각본 없어 
필자가 언론인 생활을 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국의 기자회견이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의 기자회견장에 갔었는데, 기자들은 자유롭게 질문하고 빌 게이츠는 토론하듯 편하게 답변했다. 예정된 기자회견 시간이 넘어도 중단하지 않았다. 그런 기자회견을 보는 대중들도 진지했다. 미국 연수 중에 참가했던 시장의 기자회견장도 비슷했다. 기자들과 시장과의 열띤 질의응답은 흥미진진했다. 

더 인상적인 것은 미국 대통령 기자회견이다. 대통령 기자회견은 창과 방패의 싸움처럼 팽팽한 긴장의 연속이다. 백악관 대변인과 기자단이 미리 질문 내용을 정하는 일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짜고 치는 기자회견’이 없다는 뜻이다. 다만, 원활한 기자회견 진행을 위해 질문할 기자 명단을 대통령에게 미리 전달하는 경우는 있다. 그렇지만, 회견도중 즉석에서 손을 들고 질문하는 일이 일반적이어서 대통령이 미리 대비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 기자들은 대통령에게 끊임없이 질문한다. 물론 미리 질문거리를 준비하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질문도 한다. 예컨대 경쟁사 기자가 물은 내용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이 명쾌하지 않을 경우 새로 질문권을 받은 기자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집요하게 묻는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대통령은 은근슬쩍 넘어가려다가 진땀을 뺀다. 이와 같은 백악관 기자회견 문화는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우리는 대통령 기자회견 드물고 기자의 집요함 무뎌 
우리나라 대통령들도 물론 기자회견을 한다. 특히 신년기자회견은 중요한 관례다. 새해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방향을 밝히고 기자들은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국민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 그런데 새해 기자회견은 올해도 아직까지는 열리지 않고 있다. 경제적인 상황, 외교안보적인 상황, 총선과 특검법 등 정치공학적인 상황, 민생과 저출생 문제 등 사회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집권 중반기 대통령의 생각이 궁금한 국민들이 많은데 말이다. 아쉬운 대목이다. 

역대로 대통령 기자회견이 열릴 때 아쉬운 대목은 또 있다. 예전과는 달리 기자의 사전 질문이 대통령실에 전달되지는 않는다지만, 질문분야를 사전에 정치·외교·사회·문화 식으로 나누다보니 기자들의 질의가 과도하게 한정된 인상이 든다. 즉, 정치문제 질의를 하다 미국처럼 대통령 답변이 명쾌하지 않으면 그 다음 질문권을 받은 기자가 계속 물어봐야 하는데 자기가 준비한 질문만 하니 이를 보는 국민은 맥이 빠진다.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내용이 어물쩍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기자회견, DJ·노무현 활발…문재인·윤석열 침체 
역대 대통령 중 기자회견을 자주 한 분으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다. 두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150번 정도를 직접 카메라 앞에서 브리핑이나 기자회견을 했다고 한다(KBS, 2022.1.25.보도). 그렇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 하겠습니다”라고 밝히고도 기자회견에 인색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취임 초기 “정부와 국민 사이의 두터운 콘크리트 벽을 깨야한다”며 도어스태핑이라는 참신한 방법을 시도하다가 중단한 뒤로 기자들 앞에 서지 않고 있다. 역시 안타까운 일이다. 

윤 대통령의 언론 공식 기자회견은 2022년 8월이 마지막이었다. 갑진년 새해에는 ‘민생토론회’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고 있는데 좋은 방법이다. 다만,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 구상과 운영 방향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언론과의 회견은 단순한 ‘프레스 컨퍼러스’ 이상의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들이 기자회견을 자주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화군수도 기자회견 자주 열고 언론과 소통을 
강화군도 언론과의 소통을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 언론은 군정의 방향을 군민에게 전달하고 또 군민이 궁금해 하는 점을 알릴 의무와 책임이 있다. 예컨대 강화 섬 쌀의 캐나다 수출 성과와 전망, 강화읍과 길상면의 군립 키즈카페 프로그램, 글로벌 청소년 인재 육성을 위하여 해외 문화체험 및 어학연수, 강화~계양 고속도로, 강화~영종 연륙교 건설 등에 대한 사항을 언론을 통해 군민에게 더 자세히 알릴 시점이 되었다.
 
군수가 언론과 기자회견을 갖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신년기자회견을 비롯해 평상시도 강화군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자주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항간의 여러 의문점을 해소해야 한다. 강화군이 전액 운영비를 지원하는 강화군복지재단, 강화군행복센터 등 주요 기관의 보직을 강화군 출신 공무원이 독차지 한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능력이 있어서 임용한 것이라도 군민들의 눈에는 전관예우로 비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군수가 직접 언론을 통해 군정이든, 인사든 설명하는 자리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언론과의 만남은 곧 군민과의 소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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