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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건강보감] 기억력 떨어져 걱정되나요? 잠 잘 자고 운동 꾸준히 하세요

작성일 : 2023.12.2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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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중앙일보 기자>
 

뇌 건강을 지키는 다섯 가지 습관

소통 전문가로 불리는 김창옥 씨가 최근 알츠하이머 치매 의심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해 화제가 됐다. 고령층에게 알츠하이머 치매는 암보다 더 두려운 질병이다. 뇌의 퇴행성 변화로 스스로 판단·행동하기 어려워져 가족의 돌봄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진다. 돌봄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 부담도 크다. 늙을수록 발병 위험이 커지는 알츠하이머 치매는 누구나 걸릴 수 있다. 인간의 뇌는 나이가 들면서 크기가 줄고 뇌의 신경세포가 소멸해 이를 연결하는 시냅스가 감소한다. 안타깝게도 현재 의학 수준에선 이렇게 손상된 뇌를 근본적으로 치료하진 못한다. 평소 생활습관을 바꿔 뇌 인지기능이 약해지는 것을 막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억력·인지력을 관장하는 뇌는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노화 속도가 달라진다. 병적인 상태는 아니지만 예전보다 뇌 인지기능이 떨어졌다고 느껴지거나 치매가 걱정된다면 당장 실천해야 할 일을 소개한다. 

1. 운동은 땀이 날 때까지 꾸준히

뇌 건강을 지키는 제1원칙은 규칙적 운동이다. 땀이 날 정도로 몸을 움직이는 운동은 뇌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강력한 비결이다. 규칙적 운동은 중추 신경계의 염증을 줄이고 뇌세포의 산화 손상을 감소시킨다. 자전거 타기, 빨리 걷기, 등산 같은 유산소 운동은 새로운 뇌 신경세포 생성을 돕는다. 뇌 신경세포끼리 긴밀하게 연결되도록 유도해 뇌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억제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운동 강도다. 심장이 평소보다 빨리 뛰고 숨이 다소 차지만 대화할 수 있을 정도가 적당하다. 땀이 날 정도로 운동해야 뇌 혈액순환이 활발해지면서 산소 공급량이 늘어 뇌 활성이 강화된다. 여러 임상 연구를 살펴보면 일주일에 5회, 한 번에 30분 이상 운동하면 치매 등 뇌 질환 발생 위험이 40% 줄어든다. 하루 10분씩 걷던 사람에게 운동 강도를 높여 40분 동안 걷도록 했더니 1년 뒤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 부피가 2% 늘었다는 연구도 있다. 평소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는 행동을 습관화하자.

2. 뇌가 쉬도록 깊은 잠 자야

잠도 잘 자야 한다. 뇌세포의 퇴행성 변화를 유발하는 치매 유발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는 깊은 잠을 자는 동안 뇌 밖으로 빠져나간다. 평소 6~8시간은 숙면을 취해야 한다는 의미다. 불면증·코골이 등으로 밤잠을 설치면 뇌가 충분히 쉬지 못해 치매 유발물질이 쓰나미처럼 뇌 전체로 퍼진다. 

수면 장애가 뇌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쳐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는 다양하다. 미국 워싱턴의대 연구진이 치매 증상이 없는 60세 이상 고령층 119명을 대상으로 수면 패턴을 조사했더니 밤잠을 설치는 사람의 뇌 속에는 이미 치매 유발물질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인 그룹은 수면 시간이 7시간 이상인 그룹보다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저하됐다. 특히 잠드는 게 어렵고 불면증으로 자다가 잠을 깨거나 규칙적 수면이 어려운 증상이 있을 땐 전반적인 인지기능 점수가 더 낮았다. 고령층뿐만 아니다. 5~12세 학동기 아동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수면시간이 짧은 경우 수행 능력 등 뇌 인지기능에 부정적이었다. 

3. 식이섬유 풍부한 잡곡밥 먹고

무엇을 먹고 지내느냐도 뇌 건강과 관련이 깊다. 먼저 뇌를 공격하는 음주는 삼간다. 술은 뇌 속 신경세포의 신호전달 체계를 공격한다. 특히 술을 마신 이후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 현상을 자주 경험한다면 뇌 손상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등 뇌 질환이 발병할 위험이 크다. 

좋은 식습관을 지키면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치매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알려진 지중해식 식단을 실천하는 것도 좋다. 낯설고 어려워 보이지만 특별한 것은 아니다. 밥을 지을 땐 알곡을 완전히 도정하지 않아 식이섬유가 풍부한 현미·귀리 등 잡곡을 섞고 채소 반찬인 겉절이나 나물을 챙겨 먹는다.

참기름·들기름으로 무친 나물엔 불포화지방산이 가득하다. 단백질의 경우 고등어·꽁치 등 해산물 위주로 주 2회 채우고 소·돼지 등 붉은 고기는 월 2~3회 정도만 먹는다. 이런 방식으로 식사를 챙기면 탄수화물·단백질·지방 영양소 비율을 5:2:3으로 맞출 수 있다. 가공육이나 패스트 푸드, 튀김, 치즈 등은 줄이고 요리할 땐 올리브유를 사용한다. 지중해식 식단을 잘 실천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68% 낮았다는 연구도 있다. 

4. 새로운 활동으로 뇌 가소성 높이고

잠든 뇌를 깨우는 새로운 활동도 필요하다. 뇌는 능동적으로 쓸수록 활성도가 좋아진다. 의학적으로 뇌 가소성이라고 부른다. 소아·청소년기 때는 학업으로 끊임없이 생각하며 뇌를 쓰지만 나이가 들면 주로 익숙한 일을 수행하면서 덜 생각한다. 친구와 만나서 즐거웠던 옛 추억을 떠올리며 대화하면서 시간을 보내거나 스포츠, 영화 관람, 여행, 봉사 등 자신이 재미를 느끼는 활동을 하면서 잠든 뇌세포를 깨워야 한다.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새로운 활동은 뇌세포 연결을 튼튼하게 돕는다.

뇌 인지기능이 약해진 상태라면 세수하기, 옷 갈아입기, 식사 챙겨 먹기, 출입문 비밀번호 외우기 등 일상생활을 반복적으로 수행한다. 뇌는 특정 부위를 반복해서 자극하면 그 일을 담당하는 뇌세포끼리의 연결이 강화된다. 뇌세포 일부가 손상됐어도 주위에서 대체 가능한 예비군 세포를 동원해 뇌 기능 저하를 최소화한다. 이런 이유로 대한치매학회에서도 일상 수행 능력 유지를 강조한다. 

5. 뇌 건강 지키는 구강 위생 실천하고

치아 스케일링 등 구강 위생을 챙긴다. 뇌를 지키기 위해서는 치아를 지켜야 한다. 입안을 점령한 입속 세균은 구강 건강뿐만 아니라 뇌 건강에도 위협적이다. 치주염 등 만성적인 치아 염증은 뇌세포의 퇴행을 가속한다. 충치 등으로 빠진 치아를 방치하는 것도 좋지 않다. 치아 상실로 음식을 씹는 자극이 줄면서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해 인지기능이 떨어진다.

치아가 모두 빠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기억력 등 뇌 인지능력이 훨씬 떨어진다는 연구도 있다. 특히 치아가 상실한 개수에 따라 치매 발생 위험이 달라진다. 치아가 10개 이내인 고령층은 치아가 20개 이상인 노인보다 치매 발생 확률이 81%나 높았다. 틀니·임플란트 등으로 빠진 치아를 수복하는 것이 인지기능 유지에 유리하다는 의미다. 정상적인 인지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치아 개수는 18~20개다.

내 치아를 건강하게 오래 쓰기 위해서는 칫솔질만으로는 부족하다. 치아와 잇몸의 경계 부위에 쌓인 치석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치아 스케일링을 매년 받으면 입속 세균 총량을 줄일 수 있다. 치아 스케일링은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연 1회 건강보험 급여를 지원받는다. 치과 의원급을 기준으로 1만 5000원 정도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건강보험 혜택 적용 기간은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연도가 바뀌면 자동으로 다음 해 혜택으로 갱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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