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김흥규 칼럼] 튀는 개성 ‘나만의 색깔’이 경쟁력이다

작성일 : 2023.12.07 17:13

카카오톡 라인 밴드 트위터 페이스북


<김흥규 인하대 교육학과 명예교수>

청소년기는 꿈을 갖고 그 꿈의 실현을 위해 젊음을 불태우는 시기다. 인생의 황금기라고도 한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이들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5.3%를 차지하는 보배로운 인적 자원이다. 때문에 우리 모두는 이들 청소년들이 발랄함과 행복감을 만끽하면서 미래를 설계하고, 자신의 목표 성취를 위해 자기 역량의 연마에 몰두할 수 있도록 보호·육성·선도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정부와 청소년 관련 장관들, 특히 청소년문제 정책을 일선에서 추진하는 교육감들이 간과하거나 놓친 게 있다. 

필자가 인천학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2006년에 ‘2020~ 2030년대의 사회변화와 인천교육의 방향’ ‘인천 초·중·고교 학생들의 삶의 질에 대한 비교 연구’ ‘인천 초·중·고교 교사들의 삶의 질에 대한 비교연구’ 등에 이어 2012년에 ‘인천 초중고교생 2717명을 대상으로 초중고교생의 심리·사회적 성숙 및 성적·정신적 건강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결과 정신적 문제로 전문적 상담이 필요한 학생이 17.7%, 성격 장애 문제로 상담이 필요한 학생이 24.6%, 도합 42.3%의 학생, 즉 10명 중 4명이 정밀진단과 맞춤형 상담이 요구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와 같은 심각성을 접하고도 정부 교육당국은 단기 코스로 ‘초중등 상담교사 연수과정’을 설치 운영하는 데 그쳤다. 그것도 효과 여부는 알려진 바 없다. 따라서 오늘날 문제되고 있는 청소년 자살, 폭력, 집단 따돌림, 급증하는 교권침해 사건 등은 예견되었거나 자초한 문제들이 아닐까.

한편 현재 청소년의 부모는 ‘자식이 벤처다’라는 강한 집념 속에 자식 뒷바라지에 모든 것을 건 장본인들이다. 이들은 IMF 때 자신들의 부모 세대가 ‘구조 조정’ ‘정리 해고’ ‘계약 연봉제’ 등 낯선 제도가 몰아쳐 사회 각 분야의 거품이 걷히고 직장인들이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것을 목격했다.

그리고 사회는 가정해체(이혼)가 급증하면서 ‘부부끼리도 못 믿는 세상’이라는 사회 분위기를 체감하면서 피가 섞인 혈육(자식)만이 가장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을 절감한다.

그래서 경쟁이 치열하고 인간관계가 강퍅한 현실에서 ‘착하다’ ‘얌전하다’는 자질로는 곤란하다며 더욱더 당차고 화끈하며, 도전적·성취적으로 자식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나쁜’ ‘독한’ ‘강한’ ‘팜므 파탈(妖婦: femme fatale) 같은 말이 득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풍양속이나 윤리 도덕, 효(孝) 의식은 빛을 잃게 되었다.

또 과외 열풍과 조기 교육, 재능 발굴과 스펙 쌓기, 남녀 어린이들이 모두 태권도장으로 학원으로 동분서주케 하면서 헬리콥터 맘(helicopter mom)이란 시대적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이는 자녀들이 갖고 있는 남다른 적성과 개성을 무시한 채 뛰기도 하고, 헤엄도 칠 줄 알며, 하늘을 날아다닐 줄 아는 ‘오리형 인간’들을 만드는 ‘바보들의 행진’에 우리 모두가 동참한 것이다.

그 결과 학교는 학원화 되고 학원은 학교화 되는 병리 현상이 고착되었다. 이는 창의성과 수월성, 그리고 다양성을 갖춘 인재들이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경쟁력의 우위를 다투는 21세기에 역행, 더욱더 암기 위주, 시험 위주의 획일화, 천편일률적 평준화, 전체 ‘우향우, 좌향좌’의 교실 문화로 다양성과 개성을 죽이면서 국가 대표급 ‘시험 선수’ ‘암기력 선수’ 양성에 몰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다.

또한 1990년대 후반부터 우리 사회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사회분위기 속에 ‘나쁜 사람 전성시대’에 돌입한다. 당시 책 제목이 말하듯 독일의 심리학자 우테 에어하르트(Ute Ehrhardt)의 저서‘ 나쁜 여자가 성공한다’(1996), 가토 다이조 교수의 ‘나쁜 아이로 키워라’(2001), ‘착한 아이로 키우지 마라’(2012)가 베스트셀러였고, 출판·영화·공연·드라마·만화까지 ‘나쁜 사람’이란 용어가 제목으로 만연되었고 주인공으로 부각시켰다.

드디어 언론도 ‘나쁜 사람 전성시대다’ ‘독한 여자 신드롬’을 시대정신인양 보도했다. 비슷한 시기 영국의 ‘더 타임스’는 미국인들은 정치관련 논픽션을, 일본인들은 자기개발 실용서를, 영국인들은 유명인물에 관한 책을, 독일인들은 소설책을, 프랑스인들은 자국민이 저술한 책을 주로 구입하는 것으로 밝혀져 대조되었다.

청소년들로 하여금 시대의 큰 흐름인 ‘메가 트랜드’와 사회변화를 읽고, ‘ABCDEFG사회’ 도래에 따른 준비에 만전을 기하도록 해야 한다. 1950~70년대가 ‘10인 1색(色)시대’였다면 1980~90년대는 ‘10인 10색의 시대’였다. 또 2000년대부터는 ‘1인 10색의 시대’다. 이게 시대정신이다. 그렇다면 ‘ABCDEFG사회’란 무엇인가?

‘A’는 인공지능(AI), ‘B’는 생명공학 및 빅데이터(BT & Big data), ‘C’는 문화경쟁(Culture)과 갈등/분쟁(Conflict)의 시대, 그리고 클라우드(Cloud), ‘D’는 데이터(Data), 즉 정보 믹스 등 정보활용 능력, ‘E’는 모든 기기의 컴퓨터화(Edge Computing)와 에너지/환경/교육(Energy/ Education/Environment)의 중요시, ‘F’는 여성중시 및 여성에 투자해야하는 시대(Female), ‘G’는 글로벌리즘(Globalism), 즉 지구촌 의식과 다문화적 언어 구사력이 우위를 다투는 시대다.

2007년 8월 중순 유에스뉴스앤 월드리포트 최신호에서는 1980년대가 ‘수퍼 우먼(super woman, 일과 육아를 모두 완벽하게 해내는 여성)’, 90년대가 ‘사커 맘(soccer mom, 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주부)’였다면 2000년대는 ‘알파 맘’의 시대라고 보도했다.

이보다 앞선 2007년 초 포드자동차회사의 SUV광고에선 비키니 톱의 상의(上衣)를 입은 40대의 금발 여성이 차 트렁크에서 서핑보드를 꺼내 두 딸과 함께 해변으로 달려간다. 물론 가족, 직업, 개인적 삶을 조화시키며 바쁘게 살아가는 ‘알파맘’을 겨냥한 광고지만 시대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

그렇다면 핵심역량경쟁전략시대요 창의적 개인과 조직만이 살아남는 시대에 어떤 청소년이 경쟁력을 갖는 것인가. 한 마디로 매력적인 인간형이다. 캐서린 하킴 교수는 ‘매력자본’으로서 성숙한 능력, 넓고 깊은 사고력과 통찰력, 항상 웃는 얼굴, 마음의 여유와 포용력, 언어의 품격, 선한 눈과 사랑의 마음, 하루 하루를 최선을 다해 즐기는 삶이라고 했다.

여기에 추가해서 자신만의 튀는 개성과 나만의 색깔로 무장한 독특한 괴짜, 글로벌 사고와 글로벌 언어 구사력, 유머 감각이 투철한 청소년, 즉 ‘쿨스타일(cool style)’의 인간형이다. 이것이 시대가 요구하는 청소년상이다.

카카오톡 라인 밴드 트위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