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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야 할 강화의 인물] 독립자금모집 앞장선 성공회 신부 ‘조광원’

작성일 : 2023.12.0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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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원 신부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동기들과 함께 3·1 운동을 준비했고, 졸업 후 미국 하와이로 건너가 조국의 독립을 위한 자금을 모았다. 태평양전쟁에는 1944년 美 해병대 종군신부로 참전해 능통한 일본어로 대일 선전공작 활동을 벌였고, 강제 징집돼 전선에 투입된 조선인 동포를 구하는 데 힘썼다. <자료=국가보훈처 공훈전자사료관>

조광원 신부는 1897년 강화도 온수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성공회 신자로 성장했다. 조 신부는 강화공립보통학교(現 강화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그는 인천공립상업학교(現 인천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조광원 신부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1919년에 3·1 운동이 일어났다.

졸업을 앞둔 조광원 신부와 동기들도 3·1 운동을 준비했다. 이들은 독립선언서를 만들어 거리에 배포하고, 내리교회와 내동 성공회성당의 종을 울리는 것을 신호로 거리행진을 벌일 계획이었다. 안타깝게도 이들의 거사는 사전에 발각됐다. 

이후 조 신부는 일본계 은행에서 은행원으로 일했다. 당시 그는 1921년 성공회 전도를 위해 만들어진 ‘전도장려부’ 기초위원 3명 중 1명으로 선임될 정도로 국내 성공회의 차세대 리더로 주목 받았다.

성공회 평신도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던 조광원 신부의 모습은 당시 대한성공회 주교인 트롤로프(M.N.Trollpe, 1862~1930)의 눈에 띄었고, 그는 조선에서 세례를 받은 성공회 신자 중 처음으로 1923년 12월 평신도 선교사로 하와이에 파송됐다.

하와이로 건너간 조광원은 성공회 신부로 선교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한국인 2세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면서 하와이 한인사회의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데 앞장섰다. 

하와이에서 학업과 전도를 하던 그는 1927년 부제, 1931년 사제품을 받고 성공회 사제가 됐다. 또한 하와이에서 목회 활동과 함께 박용만이 설립한 조선독립단에 가입해 독립운동을 펼쳤다. 박용만은 이승만, 안창호와 함께 미주 3대 독립운동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조광원 신부는 대조선독립단 하와이총지부 위원으로 활동하며 박용만이 독립운동기지 건설을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에 세운 ‘대본농간공사’에 자금을 보내는 역할을 했다. 

조광원 신부 등 하와이 교민이 모은 독립자금은 중국 본토와 만주 등지의 독립군 훈련 비용으로 사용됐다. 조광원 신부의 독립운동자금 모금 활동은 1945년 해방될 때까지 계속됐다.
 
이와 함께 ‘태평양시사’와 ‘국민보’를 간행해 일제의 만행을 우리 동포에게 알리고 독립 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노력했다.

1941년 진주만 공습으로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자 그는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조광원 신부는 ‘한인자위단(韓人自衛團)’을 조직해 일본인 첩자를 색출해 당시 미국 국방성 지부가 있는 LA로 보냈다. 조광원 신부는 당시 함께 활동하던 독립운동가들에게 이 일을 ‘작은 복수’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1944년 조광원 신부는 미 해병대에 입대했다. 조광원 신부는 전선 최일선에서 일본군의 포탄이 쏟아지는 속에서도 부상자들을 의료소로 데려갔다. 또 포로수용소에 있는 강제로 끌려온 조선인들을 구출했다. 

이후 조광원 신부는 전쟁 후 일본으로 파송돼 일본인들을 신앙으로 섬기며 참 목회자로서의 모범을 보이기도 했다. 정부는 조광원 신부의 공로를 인정해 지난 1999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2017년에는 조광원 신부가 해방 이후 관할 사제로 시무했던 강화 온수리 성공회성당에 그를 기념하는 비석이 세워졌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조광원 신부는 그야말로 존경받을 만한 진한 발자취를 남겼으나 대중들에게는 여전히 낯설다. 그의 발자취를 널리 알리고 기억하는 일에 우리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길상면 온수리성당 종탑 옆에 세워진 조광원 신부 기념비. 기념비에는 조 신부의 사진과 함께 “민족 독립을 위해 피 흘려 싸우겠다”는 독립운동에 대한 그의 강한 의지를 담은 어록이 새겨져 있다. <사진=바른언론>

남기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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