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3.11.20 17:40 수정일 : 2023.11.20 17:43

<김흥규 인하대 교육학과 명예교수>
뜰 아래 반짝이는 햇살같이 / 창가에 속삭이는 별빛같이
반짝이는 마음들이 모여 삽니다 / 오손도손 속삭이며 살아갑니다
비바람이 불어도 꽃이 피듯이 / 어려움 속에서도 꿈은 있지요
웃음이 피어나는 꽃동네 새동네 / 행복이 번져가는 꽃동네 새동네
강화대교를 지나 고향 땅 강화에 들어서면 언제나 생각나는 노래다. ‘꽃동네 새동네’란 KBS TV 수요드라마 주제곡이지만 남녀노소가 즐겁게 부를 수 있고 의미도 좋아 ‘강화사랑 노래’로 삼고 싶은 욕심도 있다.
특히 강화의 특성과 주민들의 삶에 대한 송가(頌歌)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윤혁민 작사의 노랫말이 밝고 참 아름다운 한 편의 시(詩)다. 최창권 작곡의 멜로디가 경쾌한 데다 맑고 깨끗한 목소리의 정훈희 노래가 너무 좋아 드라마 방송기간(1970. 12. ~ 1972. 4.) 우리 모두가 매주 수요일이면 따라 부르던 노래다.
우리는 언필칭 강화도를 ‘지붕없는 역사 박물관’ ‘개국과 호국, 국난 극복과 민족 항쟁의 성지(聖地)’ ‘국가안보의 전략적 요충지’라고 지칭한다. 그렇다면 정권에 관계 없이 국가 차원에서 그에 상응하는 정책이 계속 연구·입안되고 지속적으로 추진되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강화만이 갖고 있는 역사적 가치, 지정학적 특수성, 환경적 배경 요인, 지역사회·문화적 요인, 토착심리적 요인 때문에 외국에 가면 자연스럽게 주목하게 되는 것이 있었다.
첫째, 국가들의 친환경 자원 관리, 관광특구로 지정해 관광자원 개발과 해수 관리, 방문객 기념 식수, 유람선 운영, 해안가 모노레일 설치 등은 참고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미국의 그 많은 국립공원과 주거지역 내의 인공호수의 자연생태계 보존과 수목 관리는 배울 게 많다. 특히 다인종 다문화 사람끼리 융합이 매우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모든 다인종 간의 결혼이 흔하게 이루어지는 하와이, 그곳 백인 여성들 간에 전해지는 얘기도 필자에게 시사점을 주었다.
즉 “만약에 당신이 일본 남자와 결혼하면 당신은 그 사람의 노예가 된다. 중국 남자와 결혼하면, 글쎄… 그 남자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만약 한국 남자와 결혼한다면… ‘욱’하는 성깔만 조심하면 된다.” 이 말이 주는 의미에 대한 해석은 각자의 고유 영역이다.
동유럽국가들의 자연환경 보존과 물관리, 호주 시드니 본다이비치의 친환경 자원관리, 관광자원 개발 및 해수 관리 등은 시야의 지평을 넓혀 주었다. 뉴질랜드 남섬의 자연환경 보존과 수림목도 주목되었다. 또 북섬 오클랜드관광개발과 보존을 위해 민자(民資)를 유치해 14개 호수와 8개 관광지를 조성한 것은 강화가 벤치마킹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남태평양의 피지에서는 세 가지를 눈 여겨봤다. 관광 휴양지로서 인위적으로 조성한 데나라우섬, 특히 방문객이 야자수를 기념 식수할 수 있는 로타카시 공원, 본섬과 마나섬을 1일 2회 유람선을 운영한다는 것 등이다.
태국의 파타야와 산호섬보다는 시말란 관광지의 바닷가 휴양시설이 눈길을 끌지만 환경보호 관계로 1년에 6개월만 개방하는 게 흠이다. 베트남의 관광지 개발은 국가안보 관광지로서 구치터널과 하롱만에서 나름대로의 자극과 암시를 받았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발리섬의 경우, 제주도 3배의 크기인데 이 지역 관광청장이 우리나라 국무총리급 위상이라는 것도 특별한 메시지를 준다. 이집트는 역사 문화적 유적관리 면에서, 이스라엘은 종교적 성지로서 강화의 발전에 각각 참고가 될 것 같다.
둘째, 1819년 영국이 이 섬을 발견하고 식민지화할 당시 200명 정도의 어부만 살던 작은 섬, 150년의 영국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제2차 세계대전 후 자치령(自治領)으로 독립의 서광이 비치긴 했지만 독립 당시 호전적이고 강대한 민족주의 국가들 틈에 끼어 생존마저 불가능한 상황에서 네 개의 언어, 네 개의 민족으로 갈갈이 찢겨진 가난하고 작은 나라. 부패, 빈곤, 불법 파업과 폭력시위가 판치던 절망의 땅에 35세에 의회에 진출, 36세(1959)에 자치정부초대 총리가 된 리콴유, 그는 취임하자마자 전 국민에게 장차 자기가 만들고자 하는 ‘싱가포르의 미래상’ 비전을 제시했다.
“나는 싱가포르를 1, 2, 3, 4, 5의 국가로 만들겠습니다. 하나, 1명의 부인만을 가진 가정. 둘, 두 명의 자녀를 낳아 훌륭히 키우는 나라, 셋, 3개의 침실을 가진 집. 넷, 4바퀴의 자동차를 가진 국민. 즉 두 바퀴의 자전거나 오토바이보다 높은 생활 수준을 향유하는 국가. 다섯, 5배 싱가포르 달러의 주당 소득을 실현하는 나라를 건설하겠습니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 국민 여러분의 협조와 노력을 부탁합니다.”
‘싱가포르를 동남아의 오아시스로 만를겠다’는 목표 아래 ‘정직 깨끗한 효율적인 정부, 인재의 영입과 양성, 다수의 언어와 하나의 국어 정책, 나무심고 화단 가꾸기의 녹화사업(clean & green) 정책, 다인종주의와 높은 대외개방도, 저출산 문제에 대응한 이민 수용 정책’ 등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셋째, 급변하는 국제화와 개화의 파고 앞에 변화의 상징으로 일본과 러시아의 지도자들이 취한 태도에서 배워야 한다.
서양으로부터 엄청난 충격을 받은 일본은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하루빨리 서양화하는 것이 상책이다’ ‘구미를 따라 잡자’는 것이 국가적 목표였다.
그래서 천황이 일본의 전통 의상을 벗고 양복을 걸치자 모든 고관대작들이 잽싸게 양복 신사로 탈바꿈했다. 황후가 앞니의 검은 칠을 씻어 내버리는 시범을 보이자 모든 여자들이 기혼 여성임을 나타내기 위해 앞니를 검게 물들이던 구습을 폐지했고, 여대생들도 엉덩이가 그대로 드러난 남성 거구들의 일본 씨름을 구경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1871년은 일본의 문명개화의 원년이다. 그런데 러시아는 개화의 상징으로 콧수염을 잘랐지만 일본은 그것을 기르기 시작해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우월감이나 높은 신분을 나타내고 싶어하는 일본인 특유의 속성 때문에 천황으로부터 일반 관리에 이르기까지 콧수염 기르기 대유행에 빠진다.
지도자들의 변화는 좋은데 정작 변할 것은 안 변하고 해프닝성 겉모습만 변신하는 것을 보니 두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하나는 미국 AT&T社의 1990년대 초반 광고 문구다.
·할아버지 : (어린 손자에게) “너는 너의 아버지를 닮지 말라.”
·손자 :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왜요? 아버지는 상원 의원인데요?”
(상원 의원이 나온 집안은 미국 사회에서 명문 집안으로 인식)
·할아버지 : (자신의 아들에 대해 일견 대견스럽지만, 창피한 감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손주의 대꾸에 답한다) “아빠는 상원 의원일지라도 유머 감각이 하나도 없다.”
·손자 : (알아 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다른 하나는 유명한 재치와 유머의 달인 버나드 쇼 얘기다. 그는 미국과 영국의 차이에 대해 “미국과 영국은 영어(English)만 빼면 모든 것이 같다”고 했다. 매우 위트가 넘친 익살이고 그 속에 날카로운 가시가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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