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3.11.17 17:52 수정일 : 2023.11.20 14:08

▲강화읍 국화리에 위치한 고려 고종의 홍릉. <사진=바른언론>
강화에는 ‘지붕 없는 박물관’ 이라는 칭호가 생길 정도로 과거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토리를 가진 역사문화 유산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강화만의 지역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4기의 고려왕릉이다. 이번 호에서는 강화읍 국화리에 위치한 고려 고종의 능인 ‘홍릉’을 소개하고자 한다.
강화에 존재하는 고려왕릉은 강화 석릉(江華 碩陵), 강화 곤릉(江華 坤陵), 강화 홍릉(江華 洪陵), 강화 가릉(江華 嘉陵) 등 4기다. 석릉과 홍릉은 왕의 능이고 가릉과 곤릉은 왕후의 능이다.
왕릉이라고 하면 작은 산처럼 커다란 조선시대의 능과 경주에 위치한 신라시대의 능을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강화도에 위치한 4기의 고려왕릉은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다.
그 이유는 최 씨의 무신 정권기 시기였을 뿐만 아니라 몽고(원나라)의 침입을 받아 강화도로 천도가 이뤄지면서 왕권이 크게 약화된 것은 물론 국가의 가장 큰 전란 시기였기 때문에 크게 지을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려는 수도가 개경(現 개성)이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고려시대 왕릉이 존재하는 곳은 강화가 유일하다. 그만큼 고려왕릉은 고려의 역사스토리를 알 수 있고, 강화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한 역사 문화유산이다.
강화읍 국화리 산129-2번지에 위치한 홍릉은 고려 제23대 왕 고종(1192~1259)의 무덤으로 1971년 사적 제224호로 지정됐다.
홍릉은 고려산(해발 436m)의 산 중턱에 경사가 심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왕릉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국화리학생야영장이 있다. 국화리학생야영장에 소풍을 오는 청소년들이 주로 역사문화탐방 코스로 홍릉을 방문한다.

▲고려 홍릉은 고려산(해발436m)의 중턱에 자리 잡고 있으며 국화리학생야영장을 통해 진입로가 형성돼있다. <사진=바른언론>
고종은 1192년 강종과 원덕왕후 사이에서 맏아들로 태어났다. 재위 기간 동안 최충헌과 최우, 최항, 최의로 이어지는 4대에 걸친 최 씨 정권이 실권을 장악했다. 대내적으로는 최광수의 난과 이연년 형제의 난을 비롯해 크고 작은 반란들이 발생했고, 대외적으로는 몽고의 대대적인 침략이 시작돼 300여 년간 수도였던 개경을 버리고 강화도로 천도하기도 했다. 고종은 45년 10개월 동안 재위했는데 고려의 역대 국왕 중 재위 기간이 가장 길다.
고종 재위기인 1236년부터 1251년까지 무려 15년에 걸쳐 만들어진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팔만대장경이다. 한 번 만들었던 대장경을 다시 만들었다고 해서 ‘재조대장경(再雕大藏經)’이라고도 부른다. 지금은 터(선원사지)만 남아 있지만 팔만대장경은 강화도 선원사에서 판각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팔만대장경의 시초는 11세기에 거란군의 침입을 막고자 고려 현종 대부터 선종 대까지 약 80년에 걸쳐 초조대장경을 만든 것에서 시작했다. 초조대장경은 대반야경 600권, 화엄경, 금광명경, 묘법연화경 등 6천여 권을 포함했다. 초조대장경은 원래 흥왕사에 보관되어 있다가, 후에 부인사와 대구 그리고 팔공산으로 옮겼다.
이후 초조대장경은 1232년(고종 19년) 몽골군이 침략하면서 소실됐고, 현재 일본 교토 난젠지(南禅寺)에 일부분인 1,715권 인경본만이 전해진다. 쓰시마 섬의 한 신사에 있던 500권은 모두 도난당했다. 이외에도 국내 수집가나 국가기관에서 인출본을 역수입하여 현재는 국내에도 초조대장경이 상당히 많이 남았고, 대부분 국보나 보물로 지정돼 있다.
한편 고려 홍릉의 능역은 남북 25m, 동서 17.5m의 규모로 3단으로 구획됐다. 1단에는 봉분과 사성, 2단에는 석인상 4구가 있으며 후에 만들어진 혼유석(상석과 무덤 사이에 놓은 직사각형의 돌)이 위치해 있다. 1919년 조사에 의하면 원분은 직경 4m의 아주 작은 규모였다고 기록된다. 또한 원래의 형태는 봉분 주위가 각각 1마리씩의 석수(石獸)가 배치되어 있었지만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홍릉은 강화나들길 제5코스(강화버스터미널 → 남문 → 서문 → 국화저수지→ 홍릉 → 오상리고인돌군 → 내가시장 → 덕산산림욕장 → 곶창굿당 → 망양돈대 → 외포여객터미널)로 강화의 읍내와 강화 서북부를 트래킹 할 수 있는 코스 중 하나다. 또한 고려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어 봄과 가을에 홍릉을 거쳐 가는 코스로 고려산을 등반한다면 진달래 꽃·단풍과 더불어 역사문화유산의 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한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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