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3.08.14 16:30

<권선미 중앙일보 기자>
청력 오해와 진실
예전보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청력 손실은 고령층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4분의 1 이상은 청력 손실을 겪는다. 늙으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청력 손실로 TV 소리가 커지고 전화·초인종 소리를 잘 듣지 못하면 일상생활이 불편해진다. 바로 옆에서 말을 해도 잘 알아듣지 못하니 대화가 어려워지면서 사회적으로 단절된다. 최근엔 이어폰 사용이 늘면서 강한 소리 자극으로 MZ세대의 청력 손실이 늘고 있다. 유·소아기 반복적 중이염으로 고막 등 귓속 조직이 손상돼 청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청력은 약해지는 시점이 빠를수록 노화로 인한 난청이 더 빨리, 더 심하게 나타난다는 연구도 있다. 청력과 관련한 건강 상식을 소개한다.
Check point 1. 난청으로 치매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O>
청각은 뇌를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요소다. 난청으로 말소리를 잘 듣지 못하면 언어를 변별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점차 청각 자극이 줄면서 기억력·인지력이 떨어져 치매 발병률이 높아진다. 실제 난청이 심한 사람은 인지 기능이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3년 발표된 미국국립노화연구소·존스홉킨스의대 공동 연구에 따르면 난청이 있는 노인에서 치매 전 단계인 경도 인지장애 발생 위험은 청력이 정상인 노인보다 24% 높았다. 난청이 있는 노인의 인지기능 저하 속도는 일반 노인보다 30~40% 빨랐다. 난청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인지능력이 계속 저하된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1~2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청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 청력 손실로 소리가 잘 들리지 않으면 청각 재활 치료 등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Check point 2. 감기가 중이염을 유발한다 <O>
중이염은 유·소아에게 흔한 세균성 감염 질환으로 어렸을 때 청력이 떨어지는 주요 원인이다. 특히 유·소아는 신체 구조적으로 중이염에 취약하다. 귓속 고막과 달팽이관 사이의 이관(耳管)이 성인에 비해 짧고 넓다. 특히 코와 연결된 이관의 각도가 수평에 가깝다. 감기·폐렴 등에 걸리면 세균·바이러스가 역류하면서 코에서 귀로 침투해 이차적으로 중이염을 앓기 쉽다. 중이염으로 치료받는 환자의 절반 이상은 9세 이하 유·소아라는 조사도 있다. 아이가 귀를 계속 만지면서 보챈다면 중이염을 의심하고 이비인후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청력을 약하게 만드는 독감·폐렴구균 질환을 예방하는 백신 접종도 중요하다. 특히 한국은 19A 혈청형 폐렴구균이 유·소아의 중이염에 끼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Check point 3. 소리가 들리면 보청기를 착용할 필요 없다 <X>
위험한 생각이다. 듣기는 들었어도 무슨 말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보청기 착용이 필요하다. 난청은 조기에 발견해 진행을 늦추는 것이 최선이다. 특히 보청기 착용은 심각한 청력 손실로 뇌 자극이 약해지면서 나타나는 치매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유리하다. 치매가 두렵다면 청력 손실로 심해지는 난청부터 적극 대처해야 한다. 교정 가능한 치매 원인 중 난청이 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연구도 있다. 치매를 막는데 보청기 착용 등 난청 치료가 술·담배를 끊고 우울증·고혈압을 치료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난청이 생기면 목소리 톤이 가늘고 높은 여성이나 어린아이의 말소리부터 잘 알아듣지 못한다. 또 살·발·달처럼 비슷한 소리를 내는 단음절 단어를 구분해 듣기 힘들어한다. 전체적인 어음 이해력이 떨어지면서 남과 대화할 때 엉뚱한 소리를 많이 한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Check point 4. 지하철에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청력이 빨리 약해진다 <O>
지하철 등 시끄러운 환경에서 이어폰·헤드폰 등 휴대용 음향기기를 사용하면 볼륨을 높이기 쉽다. 귀는 지속적인 큰소리에 약하다. 큰 소리가 청각기관인 달팽이관의 외유모 세포에 충격을 주면서 귀가 들을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든다. 최근엔 무선 이어폰 사용자가 늘면서 환경적으로 예전보다 자극적인 소리에 노출되기 쉽다. 이어폰으로 음악 등을 듣고 있더라도 앞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볼륨을 유지해야 한다. 최대 음량의 60% 미만인 수준이다. 또 이이폰은 하루 60분 이내로만 쓴다. 버스·지하철 등에서 하루 80분 이상 이어폰을 사용하면 소음성 난청 위험이 5배나 높다.
Check point 5. 부모 청각에 이상 없으면 신생아 난청 검사는 필요 없다 <X>
난청은 신생아에게 흔한 선천성 질환이다. 난청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1,000명 중 1~6명의 신생아가 난청을 갖고 태어난다. 유전적 요인이 없더라도 인큐베이터 등 신생아 집중 치료를 받았거나 뇌막염, 선천성 감염 등으로 청력이 나빠질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신생아는 생후 1개월 이내에 신생아 청각 선별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이 시기의 소리 자극은 뇌의 형태·기능적 발달을 유도한다. 어리다고 치료를 미루면 대뇌의 청각-언어 중추 발달이 느려져 말이 어눌해질 수 있다.
Check point 6. 중이염으로 입이 돌아가는 안면마비가 생길 수 있다 <O>
안면마비는 중이염의 합병증이다. 안면신경의 상당 부분은 고막 안쪽에 해당하는 중이와 귀 뒤쪽에 위치한 두개골 내 뼈 안쪽으로 주행한다. 중이염을 미루면 염증이 중이 쪽에 위치한 안면신경에 염증을 일으켜 입이 돌아가고 눈이 감기지 않는 등 안면마비 증상을 겪을 수 있다. 다행히 한국은 병원 접근성이 높고 조기 항생제 치료로 중이염이 안면마비로 악화할 때까지 방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Check point 7. 흡연하는 남성은 난청에 취약하다 <O>
사실이다. 담배의 니코틴은 소리를 듣는 달팽이관의 혈액순환을 떨어뜨리고, 유모세포 등 청신경 손상을 일으킨다. 같은 강도의 소음에 노출됐을 때 청력 회복력이 떨어져 소음성 난청을 더 쉽게 겪는다. 나이가 들면서 남성의 난청 비율이 높은 원인 중 하나가 흡연이라고 말했다. 특히 흡연량에 따라 2배 정도 난청 발생 위험이 커진다.
※ 이럴 때 청력 검사 받아보세요
1. TV 소리를 너무 크게 해 주위 사람들이 불평한 적이 있다
2. 전화 통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3.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하는 데 어렵다
4. 둘 이상의 사람과 대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5.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엉뚱한 반응을 한 적이 있다
6. 상대방에게 다시 한 번 말해달라고 부탁한다
7. 상대방이 중얼거리거나 정확하게 말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 적이 있다
8. 특정 소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 적이 있다
9. 아이나 여성의 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 3개 이상의 질문에서 예라고 답했으면 전문의의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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