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3.06.12 16:48

<배상복 작가 / 前 국립국어원 표준어 심의위원>
다양한 행사로 한 해 농사가 잘되기를 기원
오는 22일은 단오 날이다. 단오는 음력 5월 5일에 지내는 우리의 명절이다. 설날·추석과 함께 삼대명절의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예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월과 일이 모두 홀수이면서 같은 숫자가 되는 날은 생기가 넘치므로 좋은 날이라 생각해 대개 명절로 정하고 이날을 즐겨 왔다. 단오의 '단(端)'자는 첫 번째를 뜻하는 글자이며, '오(午)'는 다섯을 뜻하므로 단오는 '초닷새(음력 5월 5일)'를 가리킨다. 단오는 수릿날·중오절(重午節)·천중절(天中節)·단양(端陽)이라고도 부른다.
이날은 1년 중에서 양기(陽氣)가 가장 왕성한 날이라 해서 큰 명절로 여겨 왔다. 이날은 더운 여름을 맞기 전의 초하(初夏)의 계절로 접어드는 시기이며, 파종이 끝나는 때와 맞물려 있다. 단오는 새로 짓는 한 해 농사가 잘되기를 기원하는 날이기도 했다. 단오에는 단오떡을 해 먹었으며 여자는 창포물에 머리를 감았다. 또한 여자는 그네를 뛰고 남자는 씨름을 하는 등 여러 가지 행사가 전국적으로 행해져 왔다.
씨 뿌리고 제사 지내던 풍습에서 유래
단오의 기원은 중국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농경이 정착된 후부터 이것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삼한(三韓) 시대에 5월에 씨를 뿌리고 난 뒤 하늘에 제사 지내던 풍습이 있었고 이를 ‘수릿날’이라 했다. ‘삼국지’와 ‘후한서’에 따르면 삼한 사람들은 5월이 되면 씨를 다 뿌리고 난 후 귀신에게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이때 사람들이 모여서 노래와 춤을 즐기며 술을 마시고 노는데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고 한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단오를 ‘수릿치날’이라 불렀다. 삼국 사람들은 이날 씨름과 택견을 하고 편을 나누어 활쏘기를 했다. 또한 단오는 보릿고개를 넘기고 살아난 이들의 축제로 보리이삭을 거두는 시기에 맞추어 잔치를 벌였다고 한다. 쑥으로 수릿치 절편(角)을 만들어 먹고 그네뛰기와 씨름 등 민속행사를 하면서 조상께 제사를 지내는 풍속이 오래도록 이어져 왔다. 따라서 단오라는 명칭과 이념은 중국에서 전해졌지만 구체적인 행사 내용은 토착적인 것이 주류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지역별로 다양한 행사 열려
조선 시대에는 군·현 단위로 단오제가 행해졌다고 한다. 지금도 지역별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강릉 단오제’가 가장 유명하다. 대한민국의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돼 있는 강릉 단오제는 2005년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무형유산인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에 선정됐다. 민간에서 행해지는 단오 행사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창포물에 머리감기
창포의 잎과 뿌리를 우려낸 물인 창포탕(菖蒲湯)에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잘 빠지지 않고 윤기가 난다고 해 단오날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풍속이 있었다. 아울러 창포 뿌리를 잘라내 붉게 물들인 뒤 이것으로 비녀를 만들어 머리에 꽂기도 했다. 이렇게 하면 질병을 물리치고 액땜을 할 수 있다고 여겼다. 이날 음식을 장만해 창포가 무성한 못가나 물가에 가서 물맞이놀이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네뛰기
단오날 흔한 풍속 가운데 하나가 그네뛰기다. 동아줄이나 밧줄을 큰 나뭇가지에 매고 그네를 뛰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고운 옷을 입고 그네를 뛰었지만 특히 여자들이 그네뛰기를 즐겼다고 한다. 외출이 어려웠던 부녀자들이 단오날만큼은 밖에 나와 그네를 뛰는 것이 허용됐기 때문이다. 그네뛰기는 남쪽보다 북쪽 지방으로 갈수록 성했다. 그네뛰기는 원래 아시아의 북방 민족들이 한식 때 몸놀림을 날쌔게 만들려고 하던 운동이라고 한다.
-천하장사 씨름 대회
씨름은 상고시대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남자들의 대표적인 놀이다. 소년이나 장정들이 넓고 평평한 백사장이나 마당에 모여 서로 힘과 슬기를 겨루는 경기다. 서로 마주 보고 허리를 굽히고 샅바를 잡아 상대방을 먼저 쓰러뜨리는 놀이다. 먼저 땅에 쓰러지거나 손·무릎이 땅에 닿으면 지게 된다. 우승을 한 사람은 황소를 상품으로 받으며 천하장사라는 칭호도 얻는다. 이러한 풍습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올해도 강릉단오제 행사장에서는 단오장사씨름대회가 열린다.
-익모초와 쑥 뜯기
말려두었다가 약으로 쓰기 위해 단오날 익모초와 쑥을 뜯는 풍속이 있다. 본래 익모초와 쑥은 한방에서 많이 쓰이는 약초인데, 단오 무렵에 뜯은 익모초와 쑥이 약효가 많다는 데서 비롯된 풍속이다. 강화에서 재배되는 강화약쑥 역시 지금도 이 시기에 맞춰 수확을 한다. 해풍을 맞고 자란 강화약쑥은 쑥잎의 생김새가 꼭 사자발 모양을 하고 있어 ‘사자발쑥’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때가 유효성분의 함량이 가장 높아 최고의 품질로 친다고 한다.
-단오부채 선물하기
단오가 되면 곧 더위가 시작되므로 임금이 시종들에게 부채를 하사하는 풍속이 있었다고 한다. 부채의 종류로는 승두선, 어두선, 사두선, 합죽선, 반죽선, 외각선, 내각선 등이 있다고 한다. 민가에서도 부채를 나눠주는 풍습이 있는데 소년 및 청년에게는 푸른빛의 부채를 주고 노인에게는 하얀 부채를 주었다는 속설이 있다.
-단오 음식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제호탕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제호탕은 오매육(烏梅肉), 사인(砂仁), 백단향(白檀香), 초과(草果) 등을 곱게 가루 내 꿀에 재워 끓였다가 냉수에 타서 마시는 청량음료라고 한다. 단오부터 그해 여름까지 내내 더위를 없애고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시원한 물에 타 마신다. 민가에서는 수리취떡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수리취떡은 수리취나 쑥을 짓이겨 멥쌀가루에 넣어 반죽하고, 수레바퀴 모양의 떡살로 문양을 낸 절편이다. 또한 앵두로 앵두화채를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제철 과일인 앵두는 단오 무렵부터 더위에 시달려 떨어진 입맛을 다시 돋우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기타 풍속
그 밖의 풍속으로는 단오빔과 천중부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설·추석과 함께 단오에 연중 3회 신성 의상인 빔을 입는데, 단오에 입는 빔을 단오빔이라 한다. 단오 날에는 나쁜 귀신을 쫓기 위해 부적을 만들어 붙이기도 했다. 이를 ‘단오부’ ‘천중부적’ ‘치우부적’이라고 한다.
[자료 참조 : 위키백과, 나무위키, 한국세시풍속사전(국립민속박물관), 한국세시풍속연구(집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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