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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건강보감] 코로나로 살은 쪘는데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요? 걷기로 활력 찾아요

작성일 : 2023.04.0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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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중앙일보 기자>

일상 속 걷기 효과

코로나19 안정세가 확연해지면서 일상 회복이 빨라지고 있다.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탈 때도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코로나19는 지나가도 남는 것이 있다. 바로 비만이다. 실제 통계청에서 발간한 2021 국민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비만율은 38.3%에서 2019년 33.8%로 높아졌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비만율 증가세가 가팔라진 것이다. 비만은 고혈압·당뇨병·골다공증 등 각종 만성질환의 원인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줄었던 신체 활동량을 다시 늘려야 한다. 따로 운동할 시간을 빼기 어렵다면 걷기, 계단 오르기 등 일상 속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20세 이상 성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 투자 인식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74.4%가 이동할 때 최소 10분 이상 걷는다고 답했다. 하루 평균 걷는 시간은 61분이다.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걸는 시간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요즘처럼 날이 따뜻해진 봄은 가볍게 걸으면서 신체 활동량을 늘리기 좋다. 영국의 대문호인 찰스 디킨스 역시 “걸어라, 그래서 행복하라, 그리고 건강하라”고 말했다. 

살도 빼고 치매도 예방하고

걷기의 건강 효과는 입증됐다. 대표적인 것이 체중 감량이다. 일상에서 걷는 정도인 보통 걷기는 시간당 240㎉를,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속도로 걷는 빠른 걷기는 시간당 300㎉를 소모한다. 한 시간만 걸어도 밥 1공기(300㎉) 정도의 칼로리를 태운다. 식사량을 조절해도 체중이 줄지 않던 복부비만 환자가 하루 1만보 가량 걸었더니 뱃살이 빠졌다는 보고도 있다. 

걷기는 뇌 건강에도 유리하다.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치매의 3.8%는 걷기 등 신체활동 부족과 관련이 있다. 걸을수록 신체 활동량이 늘어나 인지 기능이 높아져 치매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누구나 언제 어디에서나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신체활동인 걷기를 강조하는 이유다.

다만 많이 걸어야 한다고 하루 1만 보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하버드의대 아이민 이 교수팀이 걷기의 건강 효과를 분석했더니 하루 4400보를 걷는 70대는 2700보 미만을 걷는 사람보다 40%나 조기 사망 위험이 낮아졌다. 특히 연구에 따르면 걷기 운동의 긍정적 효과는 7500보를 기준으로 더 증가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얼마나 걸어야 할까. 한국인을 위한 신체활동 지침서에 따르면 건강증진을 위해서는 최소한 성인은 일주일에 150분 이상의 빠르게 걷기 같은 중강도 신체활동이나 75분 이상의 매우 빠르게 걷기 등 고강도 신체활동을 권장한다. 걷기는 강도가 높은 운동은 아니다. 땀이 나거나 숨이 차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체력이 허용하는 한 강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참고로 걷기 속도는 말을 할 수 있는지에 따라 구분한다. 걸을 때 대화는 할 수 있지만 노래는 부를 수 없으면 빠르게 걷기다. 숨이 차서 대화를 할 수 없거나 말이 끊겨 나오면 매우 빠르게 걷는 상태다. 매우 빠르게 걷기 1분은 빠르게 걷기 2분과 동일한 효과다.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아야

걷는 자세도 중요하다. 무작정 걷을 때보다 발의 동작, 걸음걸이, 팔 동작, 걷는 속도 등에 따라 운동 효과가 달라진다. 걸을 땐 몸을 곧게 세우고 어깨·가슴은 펴주면서 두 다리를 11자로 무릎 사이가 스치는 듯한 느낌으로 이동한다. 체중은 뒤꿈치를 시작으로 발바닥·발가락 순으로 걷는다. 보폭은 자기 키에서 100을 뺀 정도의 크기로 일정하게 유지한다. 손은 가볍게 주먹을 쥐고 팔꿈치는 L자로 굽힌 상태에서 앞뒤로 자연스럽게 흔든다. 바른 자세로 걸으면 척추를 곧게 세워주고 온몸의 근육을 골고루 사용해 근육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걸을 때도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걷기 속도다. 두 발로 걷기 시작할 때는 5분 정도는 보통 걸음으로 천천히 걷다가 속도를 올린다. 이후 걷는 거리를 늘리면서 칼로리 소모량을 끌어올린다. 끝낼 때도 걷기 속도를 서서히 늦춘다. 

본격적으로 걸을 땐 다른 운동과 마찬가지로 전후 준비 및 정리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걷기 후 신체 부담을 줄이려면 걷기 시작한 지 첫 5분은 보통 걸음으로 천천히 걷다가 차츰 속도를 높인다. 마무리할 때도 걷기 속도를 서서히 속도를 늦춘다. 장시간 걸을 땐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면서 수분을 보충한다. 걷기가 건강에 좋다고 처음부터 너무 무리해 오래 걷지 말아야 한다. 걷기를 꾸준히 실천하려면 일상에서 걷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체력, 건강 상태에 따라 한 번에 길게 걸을 수도 있고, 10분씩 끊어 여러 번 걸을 수도 있다.

걷기 후 관절에 열감·부종이 느껴진다면 운동 강도를 낮춰야 한다. 무릎 관절염,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보통 걸음으로 하루 30분 정도 걸은 후 전신 상태를 점검하고 걷는 시간, 속도를 서서히 올리는 것이 안전하다. 힘들고 아프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이 약해져 전신 건강이 더 나빠질 뿐이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걷기를 생활화해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일상 속 걷기를 실천하는 것도 좋다.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 한다면 한두 정거장 전에 내려 걷는다. 에스컬레이터보다는 계단을 이용한다. 화장실을 이용할 땐 같은 층 대신 위아래층을 이용한다. 마트·시장 등은 두 발로 걸어서 이동하고, 걷기 친구를 만든다. 일주일에 하루이틀은 주변 산책로를 걷거나 가까운 산을 오른다.

걷기의 주요 효과

모든 사망 위험 감소
고혈압·심장병·뇌졸중 위험 감소
비만·당뇨병 위험 감소
우울증 위험 감소
유방암·대장암·위암 등 감소
인지기능 향상
수면의 질 향상

어떻게 걸어야 하나

(시선) 10-15m 전방을 향한다
(호흡) 자연스럽게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쉰다
(턱) 가슴 쪽으로 살짝 당긴다
(상체) 5도 앞으로 기울인다
(팔) 앞뒤로 자연스럽게 흔든다. 팔꿈치는 L자 또는 V자 모양으로 자연스럽게 살짝 구부린다
(손) 주먹을 달걀을 쥔 모양으로 가볍게 쥔다
(몸) 곧게 세우고 어깨와 가슴을 편다
(엉덩이) 심하게 흔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다리) 십일자로 걸어야 하며 무릎사이가 스치는 듯한 느낌으로 걷는다
(체중) 발뒷꿈치를 시작으로 발바닥, 그리고 발가락 순으로 이동시킨다
(보폭) 자기 키(cm)-100 혹은 자기 키(cm)에 0.45를 곱하고 보폭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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