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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유의 세상 촉] 강화지역 언론의 정론을 기대한다

작성일 : 2023.03.21 15:54 수정일 : 2023.03.21 15:56

작성자 : 양영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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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유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언론과 권력은 긴장 관계다. 권력은 음습한 얼굴을 숨기려 하고 언론은 이를 들추어내려 한다. 권력은 좋은 점만 내세우지만, 언론은 그런 권력의 자랑을 잘 다루지 않는다. 그게 언론과 권력의 긴장 관계다. 세계적인 저널리스트였던 월터 리프먼(1889~1974)은 “언론은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탐조등(search light)의 빛줄기처럼 암흑 속에 파묻혀 있는 사건들을 하나씩 밖으로 비추어 주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언론의 진실 탐구와 건강한 비판 기능을 강조한 것이다. 

언론의 권력 감시는 영원한 숙명

언론인은 늘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칭찬에 인색하고 비틀어 보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펜이 무뎌진다. 비평은 언론의 숙명이다. 필자가 기자로 일하던 초년병 시절, 선배에게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좋은 것만 쓰려면 기업체 홍보실로 가라. 기업체는 회사 가치를 높이기 위해 목숨 걸고 홍보한다. 홍보맨들은 좋은 자료만 내놓는다. 정부와 공무원은 더 교묘하다. 감추고 거짓말한다. 그 말을 그대로 받아쓰면 기자할 이유가 없다. 옷을 벗어라.”

지금 생각해도 그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인공지능(AI) 시대로 바뀌어도 권력과 공무원의 속성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동물농장’ 작가로 유명한 조지 오웰(1903~1950)은 “어딘가에 존재하는 거짓말을 폭로하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사실을 조명하기 위해, 나는 쓴다(To expose a lie that exists somewhere and to illuminate a fact that no one pays attention to, I write)”라고 밝혔다. 기자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의 이 말보다 더 적확한 답도 없을 것 같다.

미국 대통령도 비판 언론엔 욕설까지  

권력은 비판을 싫어한다. 언론을 좋아하지 않는다. 미국 대통령들도 그렇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11월, 백악관 출입기자들과 충돌했다. 트럼프는 CNN기자를 비롯한 여러 출입기자들과 언쟁을 벌이던 중 “당신은 머저리야. 출입기자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말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자신에게 부정적인 언론은 “거짓뉴스”라며 트위터를 통해 비판했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인 조 바이든도 욕설 섞인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2022년 1월 24일 바이든은 기자에게 “멍청한 개XX(Stupid son of a bitch)”라고 말했다. 당시 바이든은 백악관 회의에 참석했다. 폭스뉴스의 피터 두시 기자가 “인플레이션이 중간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부채(liability)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바이든은 “더 많은 인플레이션? 멍청한 개XX 같으니”라고 혼잣말을 했다. 마이크가 켜져 있는 걸 몰랐던 것이다. 욕설은 생중계되었고 CNN 등이 해프닝으로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언론을 공격적으로 대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를 할 때는 “무책임하게 보도한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2017년 1월 퇴임 고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들은 저한테 곤란한 질문을 해야 하는 분들입니다. 엄청난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에게 비판적 잣대를 들이댈 의무가 있는 분들입니다. 우리를 여기로 보내준 사람들에게 (우리가) 책임을 다하도록 말이죠. 충분한 정보를 가진 시민들이 없다면 민주주의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권력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정보를 시민들이 접할 수 있게 하는 전달자가 여러분입니다. 여러분이 팩트와 근거의 기준을 잡아줘야 우리가 그걸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올바른 토론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지자체 행정 감시·견제 언론 역할 중요 

미국 언론과 대통령과의 긴장 관계를 소개한 것은 모든 권력과 언론도 마찬가지라는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언론이 중앙정부를 커버하든 자치단체를 커버하든 권력 감시와 견제, 비판 기능은 다르지 않다. 강화군에서 활동하는 강화지역 언론인들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언론의 소명과 역할을 다하려 노력한다. 강화의 향토 뉴스는 물론 강화군의 행정을 취재하고, 강화군의회의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강화 언론인들의 땀과 열정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언론의 보도는 팩트가 그 기본이어야 한다. “팩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Nothing is more beautiful than facts)”라는 말은 언론의 영원한 준거다. 일에 쫓겨 의혹 제기부터 하는 건 삼가야 한다. 의혹 제기도 기본적인 사실 확인이 필수다. 최소 3주체를 동시에 취재하는 ‘삼각취재(triangulation)’가 필요하다. 기자의 펜이 팩트로 움직여야 ‘진실 추구자(truth seeker)’의 소명에 충실할 수 있는 까닭이다. 1970년대 현직 미국 대통령 닉슨을 물러나게 한 워싱턴포스트의 ‘워터게이트’ 사건도 의혹의 퍼즐을 풀어가며 팩트를 찾음으로써 세계적인 특종으로 이어진 것이다. 강화 언론들도 힘들더라도 사실에 근거한 송곳 같은 보도로 군 행정을 건강하게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보도는 팩트가 기본… 강화 언론 더 발전하길

강화지역 언론인들은 정론의 펜을 정립해야 한다. 마음은 따뜻하지만 펜은 날카로워야 한다. 따뜻한 마음만 가져서는 안 된다. 지면을 단순 홍보기사로 채운다면 ‘홍보맨’과 다를 바 없다. 특히 강화군 신문지원조례에 따라 지원받는 언론들은 언론의 기능과 역할을 재점검해야 한다. 건강한 비판과 야무진 대안 제시, 유익한 정보 제공을 향토 언론의 가장 중요한 존립 가치다. 강화 언론사의 기자들은 근무 환경과 처우가 좋지는 않다. 그런 환경에서 이 시간에도 현장을 누비며 열정적으로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언론인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강화 언론들이 정론을 펼치는 매력적인 펜으로 힘차게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필자 소개  양 영 유
언론인 학자다. 31년 동안 중앙일보 기자로 활동하며 정책사회부장, 사회1부장, 행정국장, 사회부국장,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 저널리즘스쿨과 하와이대 미래학연구소에서 연수했다. 1964년 양도면 출생. 양도초, 동광중, 선인고, 고려대를 나와 한국외국어대에서 언론학(박사)을 탐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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