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3.03.21 15:43 수정일 : 2023.03.21 15:45

<이달용 양도면 주민자치위원장>
지난 3월 8일 ‘제3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있었다. 강화에서는 농업협동조합을 비롯해 인삼협동조합, 수산업협동조합, 산림협동조합, 축산업협동조합의 조합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치러졌다. 나는 이 조합장 선거를 관전하면서 조합장의 공약보다 그 조합장 후보가 가지고 있는 업무역량과 리더십, 나아가 청렴도를 깊이 생각하며 관전하게 되었다.
특히 강화의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강화의 특성을 고려해 “지역농협을 대표하는 수장의 자격은 무엇일까?”를 중점적으로 고민했었다.
농업협동조합의 설립 목적을 살펴보니 “지역농업협동조합은 조합원의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 확대 및 유통 원활화를 도모하며,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 자금 및 정보 등을 제공하여 조합원의 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지위 향상을 증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그 문구를 보고 ‘조합원을 위한 이익대변자이자 영업사원’ 같은 봉사직이 조합장의 자리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조합장 선거가 시작되면서 후보자 개개인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었고, 조합장의 막대한 권한을 이용한 일탈행위 등 낯 뜨거운 기사들이 쏟아져나왔다.
제기됐던 여러 의혹들이 고소·고발로 이어졌다고 하니 이제 공은 사법부로 넘어갔다. 그러나 법의 처분을 떠나 이번 선거가 조합장의 자격과 도덕성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본인은 어릴 적 부모님들이 거금 5,000원씩을 출자해서 만든 단위농협의 탄생 배경을 잘 알고 있다. 소속 조합원을 늘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조합의 노고를 옆에서 지켜봐 오기도 했다. 하지만 통합 후 몸집이 커진 지금의 농협은 많은 수의 조합원과 자본금을 바탕으로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농촌 속 대기업 같은 느낌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합장이 되고, 이사가 되기 위해 자기에게 우호적인 조합원 수를 늘리는 행위가 만연해 있는 것 같다. 이 과정에서 편법과 불법이 동원되는 사례도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조합장의 보수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대략 연봉이 1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각종 판공비와 업무추진비 등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의 급여와 명예가 따라올 것으로 생각된다.
이사직의 경우도 농협 발전을 위해 사업 활동을 조언하고 방향을 제시하며 조합장의 단독적인 행위를 감시하는 명예직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 내부의 사정을 보면 대부분의 농협에서 1회 회의비로 30만 원 이상을 지급하고 있으며, 대의원의 경우에도 횟수의 차이는 있지만, 이사들과 같은 금액을 회의비로 받는 등 여러 혜택을 받고 있다.
최근 농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농협들이 서로 눈치를 보면서 슬쩍슬쩍 회의 수당을 올리자는 의논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현재의 농협이 협동조합을 설립한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혹자는 “억울하면 너도 하라”고 할지 모르지만 농협의 출자금은 조합원들의 피 같은 돈이요, 희망으로 쏘아 올린 피 값이라는 것을 알기에 쉬이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금번 3.8. 조합장 선거를 관전하면서 앞으로의 조합장 선거는 투명하고, 거짓이 없으며,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그런 선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합장이라는 자리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특혜시비에도 휘말리지 않고, 진정 조합원을 사랑하고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참 일꾼이 조합장으로 선출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금번 조합장 선거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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