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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건강보감] 감기도 아닌데 늦은 밤 발작적으로 기침하면 천식 의심해야

작성일 : 2023.02.08 15:11 수정일 : 2023.02.08 15:14

작성자 : 권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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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중앙일보 기자>

만성 기침 감별법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여기저기 콜록거리며 기침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기침은 가벼운 감기부터 폐암·결핵까지 다양한 호흡기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기침은 유발 원인에 따라 양상이 미묘하게 다르다. 만약 8주 이상 기침을 계속한다면 단순 감기가 아닌 다른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기침의 원인과 특성에 대해 알아봤다.

기침은 본래 정상적인 신체 방어 활동의 일종이다. 호흡기 자극 물질이 코를 통과해 목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 몸에서 반사적으로 폐 속 공기와 함께 몸 밖으로 뿜어낸다. 누구나 흔하게 경험하는 증상이다 보니 대개 시간이 좀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기침을 하는 기간이다. 감기에 걸려 콜록거리는 기침은 아무리 길어도 4~8주를 넘기지 않는다. 별다른 이유 없이 계속 기침을 한다면 천식이나 COPD(만성폐쇄성 폐 질환) 같은 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뿐이 아니다. 기침은 버틴다고 저절로 낫지 않는다. 기침을 한 기간이 길수록 몸이 견디는 역치가 줄면서 더 발작적으로 기침을 하게 된다. 또 기침을 할 때마다 숨길인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 호흡이 불편해진다. 가슴에 미세한 골절을 유발해 가슴 통증이 생기거나 기침할 때마다 소변이 찔끔 새는 요실금을 겪을 수 있다. 기침하면서 퍼지는 비말이 감염성 질환의 전파 경로가 되기도 한다. 기침을 방치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시간 지날수록 기침 더 심해져

기침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자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의심하는 질환이 다르다. 유독 늦은 밤이나 새벽에 가래 없는 마른기침을 심하게 한다면 천식을 의심한다. 기침형 천식이다. 몸속 생체시계는 뇌가 각성하는 낮에는 코르티솔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면서 염증을 억제하지만 밤에는 기도 염증 반응이 심해진다. 낮에는 잠잠한데 밤에는 발작적으로 기침을 한다. 천식 초기에는 쌕쌕거리는 천명음이 없이 기침하기도 한다. 기침으로 밤에 잠을 깨기도 한다. 기침형 천식이 더 진행하면 찬 공기 노출, 자극적인 냄새, 담배 연기, 운동 등 일상적인 자극에도 기침한다. 

가슴에서 그르렁거리는 울림이 느껴지고 끓는 듯한 가래를 동반한 기침이라면 COPD, 만성 기관지염, 폐렴 등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만 45세 이상으로 담배를 피운 기간이 30년 이상이라면 COPD일 수 있다. COPD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도가 좁아지면서 폐호흡 기능이 나빠진다. 더 악화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특히 흡연자는 담배를 피우는 양이 많을수록 가래 낀 기침을 심하게 한다. 이때 가래가 화농성으로 변하면 부비동염이나 기관지 확장증 같은 다른 병변이 생겼을 수 있다. 재채기 같은 기침을 하면서 코막힘·후비루 등 코 증상이 있다면 알레르기 비염이다. 목 안쪽으로 끈적거리는 이물질이 붙어 있는 느낌이 든다. 말할 때마다 각종 알레르기 물질이 목 인후두 점막을 자극해 기침이 나온다. 

기침할 때 피가 난다면 폐암·폐결핵일 수도 있다. 폐암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40%는 기침 때문에 병·의원을 찾는다는 보고도 있다. 암으로 인한 기침은 종종 호흡곤란을 동반하면서 기침의 빈도·강도가 강해진다. 기침과 함께 피가 섞인 가래가 나오거나 흉통, 발열, 호흡곤란(숨참) 등 증상이 있다면 왜 기침을 하는지 흉부X선 검사, 기관지 내시경, 흉부CT 등으로 원인을 찾아야 한다. 흡연자인데 새로운 기침이 생기거나 기침 양상이 변했을 때 종양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폐결핵의 가장 흔한 증상도 기침이다. 한국은 역학적으로 결핵 유병률이 높다. 임상적으로 기침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다. 한국은 역학적으로 결핵 유병률이 높다. 만성적으로 기침을 한다면 활동성 폐결핵 여부를 확인한다. 

▶고혈압·당뇨약이 기침 유발하기도

호흡기 질환이 아니어도 만성적으로 기침을 하는 경우도 있다. 바로 위식도 역류 질환이 원인인 역류성 기침이다. 역류한 위산이 식도 하부 점막에 위치한 기침을 유발하는 감각 신경을 자극해 기침을 한다. 미세 흡인으로 기침 수용체가 예민해져 기침을 하기도 한다. 주로 식사 후 기침을 한다. 야식을 즐긴다면 밤에도 기침을 한다. 신물이 올라오고 목소리가 쉬거나 가슴 쓰림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전형적인 위식도 역류 질환 증상 없이 기침만 하기도 한다. 역류성 기침을 줄이려면 위산이 역류하는 상황부터 개선해야 한다. 잘 때는 높은 베개를 사용하고 취침 3시간 전부터는 음식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위식도 역류를 유발하거나 악화하는 커피, 탄산음료, 초콜릿, 오렌지 등 감귤류 과일 등은 피한다. 다만 속쓰림 증상이 없는데 기침을 멈추기 위해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 치료는 권고하지 않는다. 

약이 유발하는 기침도 있다.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 DPP4 억제제 등 일부 고혈압·당뇨병 약은 중추신경계인 기침 중추를 자극하고, 기관지 평활근을 수축시켜 기침을 유발한다. 목 안쪽이 간질거리면서 마른기침을 한다. 만성질환으로 약을 먹기 시작한 후 대개 1주 이내 기침을 시작한다. 드물지만 6개월 이상 지연돼 약에 의한 기침 증상이 발현되기도 한다. 다행히 약 투약을 중단하면 1~4주 이내 기침이 사라진다. 

담배를 피우지 않고 기침 유발 원인도 없는데 치료를 해도 계속 기침을 한다면 코골이가 기침의 원인일 수 있다. 비만인 남성이나 폐경기 여성에게 흔하다. 잠을 잘 때 반복적으로 호흡이 멈추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으로 기도가 직접 손상되고 염증이 심해져 기침이 지속된다. 코골이 환자는 만성 기관지염 발병률이 유의하게 높다는 연구도 있다.

# 놓치면 위험한 기침 증상

- 기침을 8주 이상 계속한다
- 기침할 때 피가 섞여 나온다
- 늦은 밤에만 발작적으로 기침한다
- 찬 공기를 마시면 기침이 심해진다
- 가래 낀 기침을 한다
- 심한 기침으로 숨 쉬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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